• title: 20-21 써드아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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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15일 18시 31분

 

7월초, 르브론 제임스의 대변인은 그가 클리브랜드를 두 번째로 떠나기로 결심하고 LA 레이커스와 4년 계약을 맺었음을 발표했다. 계약서의 잉크도 아직 마르지 않았지만 이적은 벌써 NBA에 필요하던 생기를 불러올 것을 예고했다.

 

레이커스엔 르브론 세대 최고의 선수들이 있으며, 틀림없이 역대 두 번째로 최고로 꼽힐만하다. 이 팀은 지난 37년간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두 번 뿐이었지만, 2010년 이후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플레이오프엔 2013 이후 등장이 없다. 

 

이번 딜을 둘러싼 과장된 내러티브의 대부분은 웨스턴 컨퍼런스와 나아가 NBA 전체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대항마가 간절히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워리어스는 지난 4시즌동안 3번을 우승했고 이런 왕조는 NBA에서 드문 일이며, 사정없는 치열함에 자부심을 두는 리그에 있어선 아주 좋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제임스가 오하이오에서 캘리포니아로 넘어가고 한 주 뒤, 크리스티아노 호날두가 역사상 가장 놀라운 이적을 통해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유벤투스로 적을 옮겼다. 지난 15년간 축구에서의 호날두는 농구에서의 제임스와 같았다. 거대한 재능과 가능한 역사의 경계선을 향해 거침없이 밀어부치는 선수.

 

하지만 미국에서의 일은 환호를 받았던 반면, 호날두의 이적은 즉각 세리에 A의 많은 면에 있어서 나쁜 소식으로 여겨졌다. NBA를 통한 비유를 계속하자면, 이것은 호날두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동급의 팀에 합류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유벤투스는 지난 7년간 리그를 휩쓸었고, 4년 연속으로 코파 이탈리아도 우승했으며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두 번 간 것이 좋은 설명이 된다.

 

유베는 다른 이탈리아 팀들과 달리 구단이 소유한 월드클래스 스타디움에서 뛰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자국 내 라이벌 팀들을 밀어내기 위해 재정적인 근육을 풀 필요도 거의 없다. 짧게 말해서, 나폴리, 밀란, 로마의 팬들은 한숨짓는다. 베스트 플레이어가 베스트 팀으로 갔는데 이제 다음 시즌 세리에를 봐야할 이유가 있긴한가? 호날두가 시벨레스 광장(역주: 마드리드 주요 광장)을 몰레 안토넬리아나로 바꾸기로 한 결정엔 확실히 세리에 A의 불균형을 악화시킬 여지가 있긴 하지만, 이 이적은 세리에를 위한 기념비적 순간이다.

 

80~90년대 세리에는 종종 축구계의 휘영찬란한 하이스트리트 부티크에서 쇼핑을 즐겼지만, 지난 10년간 세리에 클럽들은 세일 품목을 사냥다니고 있다. 프리마크(역주: 영국의 저가 의류점)까진 아니더라도, 아르마니의 플래그쉽 스토어보단 인터넷쇼핑몰 카탈로그까진 된다.

 

지난 몇 년간 이탈리아 클럽은 원석을 찾아내는데 전문이 되었다. 그들은 이들을 발굴하고 키워내 유럽의 부유한 클럽에 파랑 이익을 남겼다. 최근 로마가 알리송을 리버풀에 매각한 것이 좋은 예이며, 더 거슬러 올라가면 에딘손 카바니오 이지키엘 라베찌를 PSG로 넘기기로 한 나폴리는 2012-13년간 이 두 건으로 8,300만 파운드를 챙겼다. AC밀란은 2013년 여름  티아구 실바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파리행 편도 티켓을 끊을 때 5,600만 파운드를 받았다. 도시 라이벌 인테르는 2013년 3,200만 파운드에 마테오 코바치치를 레알로 이적시켰다. 같은 여름 바이에른 뮌헨은 유벤투스에서 아르투로 비달을 3,200만 파운드에 사갔다.

 

한편 두 번의 여름이적시장동안 프리미어 리그는 폴 포그바, 모하메드 살라, 안토니오 뤼디거, 총액 1억 6,200백만 파운드짜리 이적의 행선지가 되었고, 13/1시즌을 앞두고 에릭 라멜라와 스테판 요비티치가 합계 5,0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세리에 A에서의 커리어로 확실히 이득을 보았던 이브라히모비치의 예외를 제외하면, 선수들에게 이탈리아에서 뛰는 것은  가격표의 액수를 높이는데 아주 중요했다.

 

호날두의 영입 전까지는, 트렌드를 거스른 곤살로 이과인이 지난 10년간 세리에 A의 유일하고 진정한 하이 프로필 수입이었다. 심지어 이 때에도 훌륭한 득점 기록에도 불구하고 이과인이 절대로 월드 클래스 선수들의 반열에 오를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다른 한 편에선, 클럽들의 스카우팅 시스템이 증빙을 내놓기 시작했다. 파울로 디발라, 미랄렘 피아니치, 드리스 메르텐스같은 선수들의 부상(浮上)은 세리에 A가 최고급 선수들을 이끌기보단 재능을 키워내는데 최고라는 인식에 살을 더했다.

 

트랜스퍼마크트가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세리에 A로 이적해온 외국 리그 선수에게 주는 최고연봉이 외국 리그로 향한 세리에 A 선수의 최고주급을 넘어선 건 08/09시즌 단 한 번 뿐이었다. 하지만 호날두의 도착은 그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칼치오에 대해 좀 아는 남자인 주제 무리뉴는 호날두 놀라운 이적 이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리에 A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리그가 되었다. 축구에선 모든 것이 변할 수 있다. 인테르, 밀란, 로마같은 팀의 전망도 이제는 바뀌었고 유베는 호날두로 더욱 강해졌다."

 

"그들은 이번 영입으로 더욱 동기가 강화되었으며, 세리에 A의 퀄리티, 주목도, 흥미에 공헌하고 있다. 유벤투스를 축하하고 싶다. 마케팅, 광고, 머첸다이징을 포함한 모든 면의 효과에 있어서 큰 한 방이었다."

 

맨유 감독의 말은 틀리지 않았고, 그 혼자만이 자신의 동포가 새 소속 클럽의 경계선을 훨씬 넓혀줄 효과를 가져올 것임을 예상하는 것도 아니었다. 이번 딜이 발표되자 이탈리아 축구 전문가잊 ESPN 저널리스트인 가브리엘레 마르코티는 트위터에서 "세리에 A팀이 당대의 발롱도르 수상자를 데려온 건 오름세의 카카, 내리막길의 호나우지뉴가 있었다"고 남겼다.

 

오리지널 호나우두가 산시로에 올 때의 이적료는 지금으로선 거의 믿기 힘든 1,950만 파운드였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해도 오늘날의 3,200만 파운드밖에 되지 않지만 당시엔 세계 기록이었다. 물론, 프로필 면에서 유사성 외에도 두 Ronaldo 사이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며, 당시 호나우두 8년간 리그 우승이 없던 인테르에 합류했던 것 뿐만이 아니다.

 

호나우두가 네라쭈리의 회장 마시모 모라티 옆에서 포즈를 취했을 때, 그는 21세 생일을 맞기 며칠 전이었다. 포르투갈의 동명인은 이적 시점에서 그보다 12살이 많다. 호날두의 이적은 이탈리아 리그의 가장 큰 움직임을 의미했지만, 호나우두의 경우엔 생애 단 한 번 뿐인 화려한 라인업을 예상치 못하게 완성함을 뜻했다. 그가 산시로에서 캄프누로 향했을 때 세리에 A는 힘의 정점에 있었다.

 

호나우두가 이탈리아에 오기 4년 간의 발롱도르 수상자 중에,  두 명-로베르토 바지오, 조지 웨아-는 이미 세리에 A에서 뛰었고, 호나우두는 1997년에 수상했으며 당시 지네딘 지단은 3위였다. 이 둘은 다음 해 티을 옮겼고 지단은 2000년 발롱도르 2위를 기록했다. AC 밀란의 안드리 쉐브첸코가 2년 연속 3위에 올랐다.

 

세리에 A의 선수들이 다른 경쟁자를 누를 땐, 그들의 클럽도 그러헀다. 호나우두가 밀란에 등장하기 전 7년 동안엔, 세리에 A 팀이 유러피안 컵/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오른 경우가 6번이었고 그 중 3개의 트로피를 이탈리아로 가져갔다. 그 뒤 20년 동안, 이탈리아는 8번 파이널리스트를 배출하여 3번을 우승했다.

 

UEFA컵에서도 이와 유사했다. 6개의 세리에 A 팀이 1990년부터 1997년까지 결승에 올라 5번을 우승하고 5번을 준우승했다. 실제로, 그 중 3번은 이탈리아 팀 간의 결승이었다. 4번째 세리에 팀간 결승은 98년 벌어졌으며, 호날두가 인테르를 이끌어 라치오를 3-0으로 꺾었다. 이는 유로파 리그에서의 마지막 이탈리아 팀 간 결승으로 남아있다.

 

그 사이 10년간, 프리미어 리그의 자금력과 라리가의 지배력, 분데스리가의 재건으로 세리에 A는 라이벌 리그에 뒤쳐졌다.

 

더 넓게 보면, 피치에서의 하향세가 파멸의 서곡인 셈이었다. 2006년 칼치오폴리 스캔들이 이탈리아 축구를 통째로 뒤흔들었다. 그해 이탈리아의 월드컵 우승은 믿기지않는 성취였지만, 칼치오를 마음에 둔 사람들에게 그것은 역경의 10년 중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역설적이게도, 리그의 쇠락은 게임의 양상 면에서는 세리에 A가 외국을 지속적으로 앞서나가고 있음을 조명하게된다. 카를로 안첼로티, 로베르토 만치니와 최근엔 안토니오 콘테, 마우리찌오 사리가 그들의 철학을 수출하고 있으며, 더이상 세리에가 선수로 매력있는 곳은 아닐지라도 역량이 좋은 전술가를 제공하는 곳임을 확인시켜주었다.

 

호날두의 새 감독인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또한 이탈리아 국경 너머로의 링크가 계속 흘러나왔지만 그는 포 강(역주: 토리노의 강 이름)의 둑에 남아있기로 결정했다. 한편 안첼로티도 9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나폴리가 이미 2개월전 선임해놓은 그의 복귀가 호날두 이적의 영향은 아니지만, 호날두 효과는 이미 필드 밖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리즈 유나이티드의 안드레아 라드리짜니가 소유한 방송국 일레븐 스포츠가 영국의 BT 스포츠를 꺾고 다음 세 시즌간 세리에 A를 방영하는 중계권을 확보했다. 6년 간 지속된 BT스포츠의 세리에 중계를 종결지은 이번 딜을 발표하면서, 회사의 대표 마크 왓슨은 호날두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세리에 A는 영국과 아일랜드에 고정 수요층이 있으며 이제 유벤투스가 글로벌 스타 호날두를 영입함으로서 흥미를 더했다."

 

방송사들과 더 새롭고 수익성 좋은 계약을 바라는 세리에 A 클럽에게 일레븐 스포츠와의 계약은 시작일 뿐이다.  6월 초, 레가 세리에 A는 18/19시즌부터 TV 중계권을 변화시키기로 결정하고, 스카이 스포츠 이탈리아의 헤게모니를 깨고 더 많은 수익을 내 줄 수 백만의 비드를 이끌어내기로 했다.

 

스카이는 모든 경기를 생중계로 방영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시스템은 중계권이 다양한 패키지로 나뉘어짐을 뜻했다. 마치 프리미어리그의 경우처럼. 비록 예상했던대로 이것이 다양한 구독료를 지불해야하는 팬들의 불만을 직면하긴 했지만, 세리에 A 클럽은 이것은 외국과의 재정 격차를 줄위기 위한 중요한 스탭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유벤투스와 그들의 라이벌 팀들이 이번 여름 구두쇠였다는 말은 아니다. 프리미어 리그를 제외하면,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이번 여름 세리에 A 보다 더 많은 돈을 쓴 리그는 없다. 칸셀루와 더글라스 코스타 영입에 7,000만 파운드를 쓰고 그 위에 호날두를 얹은 유벤투스가 그 지분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인테르는 5,300만 파운드에 로마로부터 라자 나잉골란을 영입했고 아르헨티나의 신예 라우타로 마르티네즈를 확보하는 과정에 있다.

 

반면 AC밀란은 유벤투스로부터 이과인과 이탈리아에서 가장 촉망받는 수비수 중 한 명인 칼다라를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보누치는 12개월만에 토리노로 돌아갈 예정이다. 호날두의 영입으로 공격 옵션 중 한 명은 항상 희생되어야했으므로, 밀란이 카드를 잘 썼으며 두 선수를 영입할 수 있음은 밀란의 재정상황이 야망을 꿈 속 일로 취급할만큼 위태롭진 않음을 보여준다.

 

물론 조르지뉴, 펠리페 안데르손, 루카스 토레이라, 알리송처럼 눈에 띄는 이탈도 있었다. 하지만 찬바람의 흐름이 천천히 바뀔거라는 느낌이 있다. 유벤투스는 8연속 타이틀을 향해 질주할 것이고, 호날두의 가세로 올드 레이디와 다른 팀 사이의 차이를 더 넓힐 것이라는 주장엔 반박하기 힘들다.

 

하지만 축구, 아니 세리에에서도 정체 현상은 드물다. 동시에, 세리에 A 다른 팀들을 초라하게 만드는 유벤투스의 재정 규모에도 불구하고, 호날두 계약의 세부사항은 그럴만한 걱정의 문을 조금 열어두었음 또한 숨길 일이 아니다.

 

유벤투스는 33세의 선수에게만 총 1억 700만 파운드를 지급하기로 했으며, 레알 마드리드 시절의 8,800만 파운드를 상회한다. 호날두가 보통의 서른세살은 아니지만, 22년간 숙원하던 챔피언스 리그 왕관을 되찾는 것을 호날두가 도와줘야만 유벤투스는 그 값을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폴리의 회장 데 라우렌티스는 최근 메디아셋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 "커리어 황혼에 있는 선수에게 그렇게 많은 돈을 쓰는 것은 위험하다. 잊지말자. 호날두도 나이가 있으며 클럽의 재정에 있어 그들은 도박을 한 것이다. 종국에 상업적 성공이 스포츠적 성공보다 클지 지켜보자."

 

이 발언에서 직접 라이벌 팀이 세계 최고의 팀을 영입했음을 보는 사람의 감정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말 속엔 유베가 무시하기 힘든 경고를 담겨있기도 하다. 얼마나 멀리 있을지는 모르지만. 결국, 유벤투스와 호날두가 몇 년을 약속하는 건 상상하기 힘들지만, 세리에 A의 거인과 리그 전체에 미치는 효과가 이 딜을 흥미롭게 만든다.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1997년 인테르로 향한 이후, 마르셀로 살라스, 데얀 스탄코비치, 티에리 앙리가 세리에 A로 들어왔고 크리스티안 비에리가 스페인에서 실망스럽게 한 시즌을 보내고 귀향했다. 클라렌스 시도로프와 쉐브첸코가 12개월 후 그 뒤를 이었고, 다비드 트레제게, 클라우디오 로페즈, 왈테르 사무엘이 다음 시즌 세리에로 왔다.

 

20년과는 재정적인 지형도가 확연히 다르기에 호날두의 이적이 그와 유사한 영향을 줄 지는 아직 봐야하지만, 올드 레이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탈리아 축구에 좋은 일을 한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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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hesefootballtimes.co/2018/08/07/can-cristiano-ronaldo-help-serie-a-become-the-go-to-destination-in-world-football-again/

추천해주신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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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20-21 써드아케 Lv.52 / 87,162p

Win the 57th match.
제 글은 당사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추천 자제좀ㅠ 알림이 너무 많이와요..

댓글 3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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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5

호날두 이적 후, 여름이적시장 닫히기 전 작성된 칼럼입니다. 감안하고 읽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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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5
델 피에로가 르브론 영입한 레이커스를 호날두를 영입한 유베와 비교했었는데 여러모로 파생효과가 비슷한 것 같아요.

레이커스가 코비era 이후 암흑기에 접어들면서 슈퍼스타들이 기피했던 팀인데 르브론이 온 이후로 많은 슈퍼스타들과 링크가 나고있는 상황이고
유베 역시 호날두가 온 이후로 링크나는 선수들의 레벨이 한 단계 올라갔고 많은 선수들이 유베라는 팀과 세리에라는 리그를 매력적인 행선지로 여기고 있는데 호날두 영입을 통해 팀과 리그가 스텝업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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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5
지금도 충분히 타 리그들보다 매력은 있는 편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남미 유럽 쪽 선수풀에 대해서는요

그렇지만 라리가, EPL, 분데스리가 각자의 강점 또한 세리에처럼 있는 법이고 라틴계 문화권, 기후, EPL의 상업적 우위 같은 각자의 매력에 대해 세리에가 비교우위가 이전보다 눈에띄게 확고해질지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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