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감독 "한국의 콜라 소년이 그리워"

[현장메모] 유벤투스 감독 "콜라 소년 그리워"
[일간스포츠 2004-02-04 13:12:00]


[일간스포츠 박천규 기자] "코카콜라 내놔."

이탈리아 세리에 A리그를 5번 제패하고 유럽챔피언스리그컵과도 입맞춤한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의 명장 리피 감독(56)이 8년 전 서울 한강 고수부지에서 코카콜라 내기의 약속을 어긴 당돌한 소년을 애타게(?) 찾고 있다.


리피 감독은 4일(한국시간) 팀 훈련이 끝난 뒤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디어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96년 친선경기차 방문했던 한국과의 재미있는 인연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리피 감독은 한국기자들이 이번 기자단 속에 포함된 것을 보더니 "내가 유벤투스에서 96년 유럽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하고 베트남과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며 먼저 말문을 열었다.


리피 감독은 "당시 한강 옆 맨땅 운동장에서 유소년 선수들이 공을 차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유벤투스 팀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는 경기를 제의했고 코카콜라를 내기에 걸었다. 물론 우리가 이겼지만 코카콜라는 받지 못했다"며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그는 "아마 그 선수들이 지금쯤 21~22살 정도 됐을 텐데 어떤 선수들이 되어 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리피 감독은 이탈리아 세리에 A의 현역 감독 중 가장 덕망이 높은 인물. 2001~2002, 2002~2003 시즌을 2연패하는 등 이탈리아 리그를 5번 제패했고, 96년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이어 지난 해에는 준우승을 일궈냈다.


요즘에는 이탈리아 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리피 감독이 한국에 대한 애정을 이처럼 과시하자 일본 중국 홍콩 등 다른 지역 미디어들은 부러운 눈길로 한국 기자들을 바라보기도 했다.


유벤투스는 올 여름 '아시아 투어'를 떠난다고 최근 발표했다. 3곳을 돌 예정인데 현재 일본과 중국이 방문지로 결정됐고 나머지 한 곳을 놓고 고민 중이다. 리피 감독은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다시 가고 싶다"고 말한 뒤 인터뷰장을 떠났다.


토리노(이탈리아)=박천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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