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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성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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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0203 네드베드의 활약을 보고 유베팬이 된 케이스입니다.
당사에 크게 알레, 부폰 등 유베의 역사에 족적이 되신 레전드 선수들의 팬이 계실테지만 아직도 네드베드 때문에 팬이되신 분들또한 상당하실테죠.
신규로 유입되는 팬분들도 상당하시고 날두영입된 마당에 날두의 나이에 대한 우려를 희석해보고자 가장 날두의 향기에 가까웠던 연습과 훈련, 열정의 화신 네드베드에 대해 조금이나마 끄적거려 보고자 합니다.
"두 다리 중 어느 한 다리가 우월하지 않다고 느낄때 처음으로 희열을 느꼇다."
유명한 네드베드의 명언입니다만 이처럼 단순히 웹서핑만으로 알수있는 정도로는 그의 활약이 어느정도였는지까지는 감이 잘 안오실거 같아서 말이죠. 다만 날두처럼 30대라는 특성을 부각하기 위해 승격 이후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1. 72년생 네드베드, 09년 박수칠때 떠나간 레전드.
네드베드가 강등이후 다시 맞이하게된 07-08세리에A. 당시 네드베드의 나이는 한국나이로 36살이었습니다. 지금의 날두보다도 많은 나이였고 특히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폭주기관차같은 그의 플레이 스타일로서는 황혼기를 넘어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나이죠. 승격 이후 활약한 2년동안 네드베드는 한국나이 38살까지도 정상급 기량을 유지했음에도 스스로 은퇴를 선택합니다.
2. 승격후 유벤투스의 상황.
승격후 유벤투스는 세리에내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친 알미론, 아브라모비치 첼시의 1세대 미드필더 티아구, 프리메라의 탑급 센터백 안드라데(+FM최고 유망주 보이..노프)를 영입하며 팬들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리게됩니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이었죠. 기대를 품고 영입했던 그 셋은 필드에서 보이지도 않았거니와 안본 눈을 사고싶을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유벤투스 팬들의 눈을 정화시켰던건 숙녀(올드레이디)의 곁을 묵묵히 지켰던 노년의 신사들(알레, 트레, 네디, 카모, 부폰)이었습니다.+첨언하자면 당시 키엘로는 기대이상이었지만 뒷공간 잘내주는 애송이였습니다. 오히려 이 때 수비의 핵은 니콜라 레그로탈리에(이하 니코).
3. 승격후 리그의 상황
칼초폴리이후 쇠락해가는 리그였지만 여전히 세리에 상위권팀들은 엄청난 스쿼드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우리팀에서 즐라탄과 비에이라를 데려가며 세리에 최고의 스쿼드를 구축한 인테르, 빅이어로 대변되던 밀란, 레전드 토티와 신성 데로시의 로마 등 어느팀 하나도 만만히 볼 수 없었죠. 하필 단기임팩트로 카푸를 능가했던 유일한 우풀백 마이콘 전성기의 시작이라 만나기만 하면 얘한테 맨날 뚜까 맞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4. 분뇨(처리)기관차 네드베드
안그래도 망한 영입들의 와중에 왼쪽에서 네드베드와 함께하는 풀백은 그이름도 찬란한 몰리나로였습니다. 유베의 풀백잔혹사를 열어제끼고 제비나와 함께 돌아오지 않는 풀백 포지션을 담당하는 선수였죠. 현시점의 누군가와 비교해보고싶지만 비교대상조차 찾기 힘들 정도의 선수입니다. 엄청난 주력으로 준수한 오버래핑을 보여주지만 마무리 크로스가 정확히 상대에게 배달되어 역습의 빌미를 제공하는 선수였고, 그 자리를 네드베드가 엄청난 활동량으로 커버해야했습니다. 심지어 축구지능도 너무 떨어져서 갖춰진 전형에서도 뒷공간 내주기 일쑤였으며, 그 똥조차 네디가 치우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지금의 키엘로를 키운것도 몰리나로나 다름없죠. 몰리나로시절부터 어마어마한 커버범위를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5. 폭주기관차 네드베드
이 글 쓰면서 정말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우리팀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요.
당시 스쿼드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알레 트레
네디 카모
c.자네티(햄머) 로테이션
몰리나로 키엘로 니코 제비나
붑
1)윙+미드필더
442를 표방하지만 4222이기도 했습니다. 투볼란치로 중원을 틀어막고 네디와 카모는 윙어임에도 플레이메이킹의 대부분을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나마도 햄머옹은 준수한수비력과 패싱력으로 중원을 먹여살렸지만 파트너 미드필더는 누가나오던 답도없었습니다. 전진능력이 전무하다시피한 중원 현황에서 네드베드와 카모는 측면에 대한 수비분담과 미드필더로서의 볼운반과 전진, 찬스메이킹 등 대부분의 빌드업 작업을 감당합니다. 본래 기복이 많은 편이 아니었던 카모라네시도 공수양면의 심각한 부담으로 인해 과부하가 오고 기복이 심해지기 시작하게 되나 네드베드는 여전히 클래스를 과시합니다. 30대 중후반의 나이에 기복이란 찾아볼 수 없었죠.
2)심각한 수비진영의 빌드업역량
현 수비진과 이당시 수비진의 역량을 비교해보면 아주 간단하게 견적이 나옵니다. 몰리나로는 뛰쳐나갈줄만알지 연계능력이라고는 전무했고, 반대쪽의 제비나는 준수한 공격력에 비해 심각한 수비능력으로 오히려 카모의 억제기 역할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키엘로와 니코는 07~09 최고 수준의 센터백라인으로 자리잡게 되지만 당시의 키엘로는 현재과 달리 수비력을 제외하면 터치, 패싱, 탈압박 등 공격적인 모든 부분에서 애송이 그 자체였고, 니코 또한 빌드업적으로는 기대할 부분이 없었습니다.
오늘날의 산드로 키엘로 베나티아(그전의 보누치, 바르잘리) 칸셀루(그전의 리히, 알베스)와 비교해보면 정말 한숨만 나오는 수준이었습니다.
3)36세의 노년가장
대다수의 유베팬들이 양 풀백에 대한 인내심을 잃어가는 동안 36세의 노년가장 네드베드는 비어버린 인내의 자리를 기대감으로 충족시키는 활약을 꾸준히 보여줍니다. 엄청난 활동량으로 상대의 볼을 탈취하고 직접 박스까지 운반하고 마무리까지 해나가는 모습은, 마치 포그바와 비달을 한몸에 넣어 측면과 중원 모두를 아우르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마다 팬들은 '그래도 네디라면 뭔가 해주겠지' 라는 마음으로 기대와 환호를 보내주었고 네드베드는 남아있던 신사들과 함께 팬들의 기대와 환호에 보답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승격후 2년간의 세리에A에서의 성적은 2위와 3위였습니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이었던 리그에서 위에서 언급한 선수들을 데리고 노년가장 네드베드와 팀의 정신적 지주들이 이뤄낸 쾌거였습니다. 강등후 대부분의 전문가가 부활에 10년을 예상했지만 위대한 캄피오네들과 발롱도르 컨텐더의 활약으로 유벤투스는 단숨에 화려한 왕의 귀환을 알림과 동시에 챔피언들의 리그에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6. 은퇴 그후
네드베드가 떠난 09-10시즌 팀은 큰 규모의 리빌딩을 단행하게 됩니다. 디에구, 멜루, 칸나바로 등을 영입하며 네드베드의 빈자리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큰 기대감을 보였습니다. 특히나 프리시즌 디에구의 활약은 기대감을 한껏 증폭시켰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죠. 유베팬들은 물론이고 세랴팬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7위라는 성적표였습니다. 이것을 단순히 네드베드의 부재로 인한 결과로만 볼수는 없을 것입니다. 계속되는 부상, 선수들의 조화, 전술적 한계, 계속되는 감독교체 등 여러가지 악재들이 겹친 결과였으니까요. 하지만 그렇기에 팬들에게는 더더욱 네드베드의 빈자리는 크게 느껴졌습니다. 네드베드는 필드위에서의 퍼포먼스뿐만아니라 필드 밖 모든 곳에서 선수들에게 영향을 발휘하고 열정을 전파할 수 있는 선수였기 때문입니다. 유벤투스의 보드진과 레전드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위닝멘탈리티. 위닝멘탈리티의 화신이 바로 네드베드였습니다. 보드진은 사라져버린 위닝멘탈리티를 가져다줄 적임자로 은퇴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네드베드를 부회장의 자리에 앉힘으로서 이를 증명합니다.
7. 네드베드와 호날두
네드베드와 호날두를 단순히 동치해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네드베드도 위대한 선수이지만 호날두는 축구 역사를 통틀어 다시 나올수 있을까 싶을만큼의 공적을 쌓아온 선수이니까요. 그럼에도 지금 날두 영입 즈음에 네드베드를 찬양하는 글을 쓰는 이유는 역시나 지금의 호날두에게서 노년의 네드베드의 향수를 느끼기 때문입니다. 역할은 다르지만 승리에 대한 갈망,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철저한 자기관리, 동료들의 잠재력마저 끌어올려주는 리더십 등 유사한 부분도 상당히 많구요. 만약 호날두가 멘데스의 말마따나 유벤투스에서 은퇴하게 된다면 둘의 은퇴시점도 비슷하겠군요.
네드베드는 30대 중후반의 나이에 팀을 챔피언스리그로 이끌고 떠나갔습니다. 그 유지를 이었던 알레와 부폰 등의 선수들이 고군분투했으나 결국 꿈을 이룰수 없었죠. 이제 그보다도 더 위대한 선수가 그보다도 젊은 나이에 노신사들의 염원을 안고 챔피언스 리그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보다 더 설레는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선배들의 피땀으로 이루어진 토대를 가장 위대한 선수가 디디고 올라가 빅이어를 들어올리는 날을 고대해봅니다.
이런 글은 항상 감동입니다 ㅠㅠ
즐라탄도 혀를 내두르는 네디옹의 훈련량 ㅋㅋㅋㅋㅋ 제 중고등학교시절의 롤모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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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입니다만 키엘로에 대한 평가가 박하시네요ㅜ
개인적으론 승격후 젊은 선수들 중에선 진심 키엘로 하나 의지했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풀백이 빵꾸나서 풀백을 맡기면 키엘로는 곧잘했죠. 근데 그러면 센터백이 빵꾸나고. 다시 센터백으로 돌리면 풀백이 빵꾸나고.. 이미 당시에도 유튜브엔 키엘로 vs 비디치 같은 영상들이 심심찮게 올라왔던 거로 기억합니다. 리그 최고 공격수 이브라 잡아먹는건 그때도 유명했구요. 유로2008에서 1차전 키엘로 없는 상태에서 수비진 탈탈털리면서 네덜란드한테 0-3으로 지고나선, 2차전부터 풀타임 투입되서 루마니아 무승부, 프랑스 상대 승리, 8강에서 우승팀이던 스페인 상대 무승부 (승부차기패배)하는데 기여했기도 했구요. 말씀하신것처럼 그렇게 애송이였던건 아닌걸로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