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 Ros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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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18일 20시 23분
(Adam Digby씨의 칼럼)


이번 주 초, 갈라타사라이와 2-2로 비긴 경기에 대해 나는 '이제는 유벤투스가 변화해야 할 때'라는 제목으로 리뷰를 썼다. 그래놓고는 생각을 좀 해봤다. 특히 축구에 있어서는, 일반 상식이나 식상한 클리셰 같은 뻔한 사실들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준다. 뭐, 적어도 "코너킥 차기 전에 선수 교체하지 말라" 라든가 "밀란은 질 만하면 PK 조공을 받고 살아난다" 같은 반도의 흔한 미신보다야 신빙성 있는 것들이다.

아무튼. 지난 경기 복기는 끝냈지만, 시즌이 지날수록 이런 뻔한 사실들이 의심할 여지 없이 축구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를테면 2011/12 콘테의 유벤투스가 리그 무패로 마침내 우승을 달성한 것을 본 많은 팀들은, 이제 <유럽 대항전에 못 나가는 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듯하다.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크다. 올 시즌 로마를 보라. '유로파 리그라도 가자' 싶던 팀이, 지금은 '유로파 리그 가면 실패'일 기세다.

왈테르 마짜리인테르 역시 2013/14 시즌 초반의 기세로 저 사실을 입증했다. 남들보다 몇 일을 추가로 쉬고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이득이다. 시간이 남아나는 명장들은 이 시간에 강적을 상대할 전략을 강구하고, 슬프게도,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완벽하게 이 믿음을 증명해 보였다.


그 경기는 만치니 감독이 갈라타사라이 에 부임한 지 고작 이틀밖에 안 된 후에 치러진 경기지만, 맨체스터 시티에서 짤린 뒤, 확실히 만치니는 콘테의 유벤투스를 철저히 공부하고 왔다. 그의 전략적 대응은 완벽에 가까웠다. 전임 감독 파티흐 테림이 쓰던 4-3-1-2를 과감히 버리고, 드록바 원톱을 내세운 4-2-3-1을 채택했다.

이는 3-5-2에 대한 기존의 믿음, 즉 리그 2연패에 빛나는 그 팀을 상대하는 최선의 방법은 바로 그들의 3-5-2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뿐이라는 믿음과 정면 충돌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 이전까지 다른 팀들의 이른바 '모방'이라는 것은 그저 콘테의 3-5-2를 상대적으로 띄워주는 꼴밖에 되지 않았다. 제만 같은 독불장군도 자신의 축구철학을 포기하고 비안코네리 파해법을 구상하는 데 몰두했었다.

저 '모방'법은 제노아와 키에보가 그랬듯 때로는 성공을 거뒀지만, 그만큼 많이 실패했다. 불쌍한 페스카라는 감히 유벤투스를 상대로 동일한 포메이션을 따라하다가 다리가 찢어지며 1-6 대패를 당했다. 그것도 홈에서. 그랬기에 올 시즌 전까지 유벤투스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마트리와 보리엘로 같은 쩌리 공격수만 넘쳐나는 상황뿐이었다. 소위 '탑 플레이어'만 영입되면 유벤투스는 무적일 거라고 했다.

새로 영입된 페르난도 요렌테 가 이탈리아 적응기를 갖는 동안, 콘테와 선수들 그리고 카를로스 테베스 의 활약은 올해 여러분이 보시는 대로다. 테베스는 특유의 끈질김, 결정력 그리고 축구 지능으로 멋진 골들을 터뜨렸다. 이미 시즌 초의 '등번호 10번 논란'은 쑥 들어갔다. 그럼에도, 유벤투스는 여전히 삐걱거리고 있다.

"상대팀이 우리의 창의적인 선수들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고 있어요. 그렇다고 나나 바르잘리가 피를로가 될 수는 없잖아요!" - 조르조 키엘리니

놀라운 것은, 콘테 부임 후 유벤투스가 기록했던 7패 가운데 3패가 4백을 구사하는 팀들에게 당한 것이란 점이다. 또 하나, 7패 중 6패는 원톱을 쓰는 팀에게 당했다. 밀란의 4-3-3 과, ㅎㄷㄷ한 바이언 뮌헨의 4-2-3-1 이 그 예다.

왜 이들 팀에게 고전했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레오나르도 보누치 는 맨마킹을 지시받았을 때 매우 부진했기 때문이다. 26세의 보누치는 3백의 중심에서 수비 조율의 역할을 비교적 잘 수행하고 있으나, 맨투맨에는 상당히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대1 상황에서 공중볼을 따낸 것은 평균 0.6회에 불과하며, 경기를 읽고 위험을 예지하는 그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된다. 말하자면 상태가 영 좋지 않게 된다.

보누치는 원톱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는 포제션도 밀린다. 7패 동안 그의 평균 패스 수는 66.5개였고 최소 10개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7패 중 다섯 경기에서 옐로카드를 받았다는 점. 못했다는 거죠. 물론 그는 세계 최정상의 수비수까지는 아니다(그리고 자신의 실수를 쿨하게 사과하는 남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콘테는 나름대로 갈라타사라이 파해법을 고심했음에도, 보누치가 지워진 것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크라시치를 믿었건만

많은 이들은 4-3-3 이 답이라고 부르짖고, 그러면 콘테는 시모네 페페만 있으면 좋을 텐데 하고 응답한다. 하지만 포메이션의 일대 변화가 단지 한 선수의 완쾌와 복귀에만 달려 있다면 좀 어이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이 포메이션이 답이었다면, 엘리아, 크라시치, 쟈케리니가 그렇게 빨리 팀을 뜨지는 않았을 것이다.

간단한 해결책은 없잖아 있다. 루카 마로네 가 지금 보누치의 자리에서 역할을 잘 수행한 적이 있다. 마로네가 나선 10경기에서 팀은 9승 1무를 기록했고, 그 때 보누치, 바르잘리, 카세레스 는 왼/오른쪽 수비수 자리에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제 원톱을 들고 나온 상대에게 이를 적용해 보자. 보누치는 다시 그의 강점을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조르조 키엘리니 에게 가운데 수비수 역할을 맡기는 것도 괜찮을 듯. 보누치가 드록바, 카바니, 만주키치에 고전하는 것을 보고도 매번 그를 가운데에 박아놓고 구상을 시작하기보다는, 이런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보는 게 어떨까. 그런다면 BBC 3백은 지금의 위험요소를 극복하고 유럽의 그 어느 수비수들보다 잘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를 포함해 우리 모두는 이런 식상한 분석들에 질려 있다. 그러므로 Occam's Razor의 통찰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간단한 설명이 복잡한 설명보다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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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Rossi Lv.16 / 2,852p
댓글 9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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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8
마로네는 사수올로에 있는데 뭔 마로네타령인지 모르겠네요 전반적으로 공감하기 힘든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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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8
엌 제가 뒷부분을 상당히 오역해버렸네요.. 고쳐야지..
음. 전체적으로 공감가는 내용도있고. 괜찮은글인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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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8
뭐 이게다 보누치 때문이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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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8
지금 352가 불안한건 보누치보단 다른쪽의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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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8
뭐니뭐니해도 352가 다른전술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쓰리백이죠. 수비수에서부터 접근하는 방식이 꽤 설득력 있어보이네요. 포메이션을 뜯어고치는 것보다 세부 전술을 수정하는 것이 더 쉬울진 모르겠으나 지금 상황에서 더 효과를 볼 수는 있을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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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8
전체적으로 이해가 안가네요.
일단 7패가 아니고 9패이고,

현대 축구에서 4-4-2, 3-5-2 쓰지 않는 이상 거의 원톱이죠. 바르샤, 레알, 첼시, 뮌헨, 맨시티 등등등

해당 경기들에서 보누치만 고전했느냐? 혹은 유독 보누치쪽에서만 에러가 생겼다든지 보누치쪽의 마크맨만 무너졌는가 라고 생각하면 전혀 아닙니다.

특히 마지막 해결책은... 키엘리니를 가운데에 놓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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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9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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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9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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