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tle: 20-21 써드아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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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13일 11시 45분

Afterthoughts-Logo-season-2


  인간의 마음과 영혼은 이상하고도 기묘한 것이다. 예를 들어 눈물겨운 노력 끝에 올드 레이디가 5월 트리에스테에서 마침내 30번째 스쿠데토를 얻었을 때의 가슴벅참과 끓어오르던 흥분에 비해, 같은 리그 내에서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누구도 쫓아올만한 상대가 보이지 않았던 이번 우승의 경우 (나를 포함한)팬들은 기쁨의 지수가 "정신병 수준"보다는 "제법 기쁘다"에 가까웠다.


  물론 우리는 매우 기쁘다. 또한 이번 세리에 A 시즌에서 누구도 우리로부터 정상을 빼앗지 못했으며, 어쩌면 지난 시즌의 무패 우승보다도 더 압도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패"를 "승"보다 먼저 보는 해설자들이 놓치는 것은, 아마 지난 시즌 막판에 밀란의 우승을 극적으로 빼앗아 왔다는 사실이다.

juventus-campione-2013-festeggiamenti-pullman-pepe-matri

  우승 후보로서 베팅을 받은 이번 시즌 다시 한번 리그를 제패한 것은 실로 굉장한 성과다. 리그에 충분한 흥분과 논쟁(언제나 그랬지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시즌의 2/3 지점까지만 그랬다. 티끌만큼도 불평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인테르, 나폴리, 밀란이 유벤투스에 도전할 기회나 가능성조차 잡지 못하고 고꾸라졌을 때인 2윌부터 줄곧, 심지어 비안코네리의 팬인 우리들조차도 뭔가 김이 새버렸다. 그 압도적인 우월함에 상대팀 서포터들이 겪었을 무력감은 예상도 못하겠다..



  하지만 이건 물론 사후의 결론이다. 콘테의 징계, 유럽대항전 출전, 다시 챔피언이 되야한다는 압박감 등 모든 요소들이 당분간 리그는 신경이 곤두설 정도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치열하게 진행될 것을 확신시켜줬다.


Festa-Scudetto-Pullman-Juventus-Conte-Caceres

  무패 행진을 마감했을 당시처럼 변명할 여지가 없는 패배도 있었다. 그 경기로 미디어는 기류의 변화나 신문을 더 팔려고 쓴 헛짓거리를 써댔다. 좀 더 냉철하게 말하자면, 무패행진은 언젠가 끊길 것이었지만, ‘그들’을 상대로 안방에서 그렇게 된 것은 참 견디기 힘든 쓰디씀이었다. 원정팀인 인테르가 그러길 더 원한 것이 표면적인 원인이겠지만, 하지만 유벤투스 선수들의 가슴 속에 꺼져가던 불을 다시 지펴놓은 것은 당시 대부분의 선수들이 느꼈을 감정, 즉 승자가 되는 것이다. 내 생각에 그런 면에서 우린 고마워해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어진 인테르와 유베의 엇갈린 행보를 보면, 역사는 “스트라마치오니의 인테르”가 세계에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주려 이카루스와도 같은 시도를 했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았다고 할 것이다.


  명백히 좋은 시기 또한 있었다. 사실 여태껏 대부분이 그러했다. 우스울정도로 엉망이었던 제만의 로마를 20분만에 압살한 때나, 고공을 가르던 나폴리를 안방에서 잡았을 때, 앞서 말한 인테르 전 패배 후 페스카라 원정에서 6-1로 뭉갰을 때, 데르비 경기를 이겼을 때와 아마도 1월 이후로 유벤투스의 달력을 그레고리안 달력 대신 아넬리안으로 바꿔야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모든 때가 그러했을 것이다.


  늘 장밋빛도 아니었다. 리그에서 진 경기도 있으며 득점력 부재로 비겼던 경기도 있고 다수의 대회를 치르는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쾌조의 출발-무의미한 마지막 경기를 제외하면 종료까지도 그랬다-로 시즌(지옥같던 예전 팀에 비해 지난 2년간 기적 같은 능률을 보여준 메디컬 팀에 경의를)을 시작했고, 상대적으로 약한 국내의 팀을 상대하는 건 가장 회의적인 서포터조차 위협적인 상대로 리그 외의 팀을 찾아볼 정도였다.


  내가 뒤늦은 깨달음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난 시즌 내내 한번도 유벤투스가 우승하지 못할 거라 걱정한 적이 없다. 난 걱정할 거리가 있으면 하고 없으면 안하는 사람이니 날 믿어달라. 내게 이번 세리에 A 시즌은 아니었다.


주관적이고 비과학적인 이 “사실”이 보여주는 건 단순하지만 매우 중요한 것이다. 비안코네리는 패배와 실망할 경기를 “엄선”했다. 시즌 내내 맞붙는다는 특성상 언제 승리를 얻어야할 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Juventus-Festa-Scudetto-31

  정말 아쉬웠던 점은 (사실 방지할 수 있었으며 교훈도 없었고 내 FM에서도 얻을 수 있었던)로마에서 라치오에게 코파 이탈리아 결승을 내준 것이었다. 칼리아리와 밀란을 힘겹게 이기고 나서, 유베는 라치오전 또한 1차전에서 훌륭했지만 마르케티의 선방이 있었다. 2차전 로마에서는 다소 지루한 경기를 보여줌으로서 비안코네리가 아직은 은별을 달 수 없다는 것을 보았다. 시즌의 피날레를 좀 더 구미가 당기는 모습으로 끝내지 못한 것은 꽤나 아쉬웠다. 하지만 공평하게도 1월에는 시즌 성적 또한 예상할 수 없었다.



  결국 코파 이탈리아는 항상 캄피오나토와 많은 팬들이 가장 좋아했던 돌아온 챔피언스 리그에 이어 3순위 대회에 머무른다. 다음 글엔 유벤투스가 지구상 가장 훌륭한 대회에 복귀해 겪고 얻고 배운 것을 돌아보며 유럽대항전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난 2012-13 시즌 세리에를 완전한 승리라고 하겠다. 굉장히 재밌지도 극적이지도 않았지만 가장 중요한 측면에서. 모든 팬들이 적어도 그것은 동의하리라 믿는다. 



http://juventiknows.com/afterthoughts-the-2012-13-season-the-home-front-serie-a-and-coppa-it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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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20-21 써드아케 Lv.52 / 87,162p

Win the 57th match.
제 글은 당사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추천 자제좀ㅠ 알림이 너무 많이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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