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 Ros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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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3일 11시 55분
셀틱의 활약은 칭찬할 만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그들은 초반의 기세를 끝까지 가져가지 못했다.

닐 레넌 감독은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 결승전을 소화했던 에페 암브로세가 복귀하자마자 그를 바로 수비수로 기용하는 결단을 했다. 전방에는 크리스 커먼스, 제임스 포레스트, 개리 후퍼 이렇게 세 명의 공격수를 두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에게는 여전히 지오르지오 키엘리니라는 카드가 사용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 자리는 마르틴 카세레스로 채웠다. 또한 페데리코 펠루소가 왼쪽 윙백을 맡았다. 최근 좋은 폼으로 콘테에게 눈도장을 받은 알레산드로 마트리가 다시 한 번 선발 기용되었다.

경기 양상은 좀 묘했다. 전반에 유벤투스는 대체로 곤경에 처했음에도 스코어 자체는 마트리의 이른 시간의 득점으로 1-0 앞서가고 있었다. 셀틱은 넘치는 에너지와 용감한 압박을 통해 전반을 요리했지만, 그랬던 탓에 후반에는 방전되고 말았다.

포메이션

<선발 라인업 - 셀틱의 전방 공격수 셋은 유동적이었다>

레넌은 세리에 A에서 극소수의 팀이 유베를 상대로 시도했던 전략을 들고 나왔다. 그 극소수의 팀 가운데는 안드레아 스트라마치오니의 인테르도 있다. 그 때 인테르는 유베를 3-1로 격파, 안토니오 콘테에게 유베 감독으로서의 첫 리그 패배를 안겼었다. 아무튼 이 전략은 세 명의 포워드를 기용하되, 유베가 볼을 소유했을 때 셋 중 한 명으로 하여금 피를로에게 내려가 붙는 전략이었다. 피를로는 분명히 유벤투스의 키 플레이어이며 그가 깊은 곳에서 공을 잡고 있을 때는 엄청난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세 공격수 중 한 명을 그의 마킹맨으로 두게 되면, 그의 팀이 공을 따내면 다시 치고 올라올 수 있으므로 유베는 수비수에 한 명 여유가 생기는 게 아니라 3대3 수비를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셀틱은 두 개의 다른 포메이션을 돌렸다고 볼 수 있다. 즉 셀틱이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는 4-3-3, 유베가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는 4-3-1-2. 그러면 미드필드 구역에서의 우위를 점할 수 있고(기존의 3미드필더는 마르키시오와 비달보다 수적 우위에 있다) 풀백이 윙백에 대항하는 측면 지역에서 많은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이런 측면 공격은 측면 외의 지역에서 점유율 우세를 보일 때에 가능했지만.

유베의 2대2 공격

하지만 셀틱의 문제는, 이런 식으로 피를로를 차단하고 상대 수비에 남는 인원이 없게 (3대3) 하게 되면, 거꾸로 자신의 수비지역에서는 2대2(2명의 센터백 vs 2명의 공격수)로 싸워야 한다는 점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이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그들 센터백이 못 했다는 게 문제지. 첫 번째 득점은 재앙이었다. 마트리는 암브로세를 쉽게 제치고 마무리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암브로세만큼 문제가 있었던 사람은 제때 커버를 하지 못한 왼쪽 센터백 켈빈 윌슨이었다.

셀틱의 수비플레이의 특징이라면 센터백들이 공격수들에게 바싹 달라붙어서, 대인 방어로 수비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만약 셀틱 수비가 마트리 하나만을 상대해야 했다면 골을 안 내줬을 것이다. 윌슨은 직감적으로 (암브로세 뒤로) 커버를 들어가야 한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 아니면 수비 상황에서 3대2(셀틱 수비 3 vs 유베 공격 2)로 맞섰다고 해도 골을 안 내줬을 것이다. 스위퍼가 청소를 했을 테니까.

투톱(그리고 유베의 이례적인 3-5-2에서는 투톱 중 한 명은 밑으로 내려가 연계플레이를 구사한다) 체제에 대한 플레이에 익숙해지는 것은 어렵다. 셀틱이 유도한 숫자싸움은 역효과만을 냈다. 후반에는 피를로가 더욱 자유로워져서 셀틱에게 위협적인 상황이 더 많이 나왔다.

셀틱의 압박

그러나 이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킥오프 후 30분 동안 셀틱은 유벤투스를 상당히 압박해 들어갔다. 이탈리아 챔피언의 쓰리백은 열심히 헤딩 클리어를 해야 했다. 이렇게 밀어붙이니 유베는 제대로 된 패스 리듬을 가져가지 못했고, 이에 셀틱은 볼과 영역 점유율 모두에서 앞섰다. 그래서 유베 윙백들은 자신의 골문 쪽으로 와서 수비 가담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자 셀틱의 양 풀백 미카엘 러스틱과 에밀리오 이사귀레가 오버래핑 기회를 얻어 크로스도 간혹 올렸다.

특히 셀틱은 왼쪽에서 우위를 점했다. 3미들의 오른쪽에 위치한 스캇 브라운이 힘있게 전진해 들어가는 한편 왼쪽의 찰리 멀그루는 이사귀레 그리고 경기 초반에는 왼쪽 공격수 자리에서 그리고 가장 깊은 자리에서 플레이했던 포레스트와 좋은 삼각형 구도를 이루어 보다 지능적인 플레이를 했다. 이사귀레가 이날 혼자 올린 12개의 크로스 개수는 유베 전체가 올린 크로스보다 많은 수치다.

유베의 또다른 문제는 초반에 유기적 압박 시스템이 부재했다는 점이었다. 빅토르 완야마가 때때로 피를로 봉쇄를 위해 바삐 움직였던 데 반해 피를로는 그 역으로 앞으로 전진하기를 꺼렸다. 비달과 마르키시오는 각자의 사이드에서 맡은 임무가 있었고. 피를로의 수비 롤은 그다지 분명하지 않았고, 셀틱은 경기 초반에 페널티박스 근방에서 슈팅 기회를 너무 많이 잡았다. 완야마는 5분 동안 두 번의 중거리를 때렸다. 커먼스는 센터백들을 떼어놓고 난 후 찬스를 두 번이나 만들었다- 그것도 비슷한 위치에서. 부폰에게 곧장 가 안긴 슈팅도 있었다. 이것들 중 어느 하나도 황금 찬스라 할 순 없었지만, 유베 팬들이 걱정을 갖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세트피스에서의 위협도 있었다. 셀틱의 코너킥 상황에서, 노마크 상황에서의 헤딩을 두 번 허용하기도 했다: 하프타임 직전 완야마에게, 그리고 후반 15분쯤 암브로세에게. 그러나 결정력이 좋지 않아 유베의 클린시트는 이어졌다.

유베가 주도권을 잡다

콘테는 후반 들어 부치니치에게 더욱 깊은 곳에서 플레이하라고 지시하는 것 같았다. 완야마에게 가까운 자리에서 말이다. 이는 셀틱의 미드필드 장악력이 전반에 비해 떨어졌음을 의미했다. 미드필드 구역 다른 쪽에서, 피를로는 이제 볼 소유 시간이 더 많아졌고 셀틱의 공격수들은 내려와서 그를 저지하는 데 갈수록 어려움을 겪었다(여기서 스트라마치오니의 살짝 운도 따랐지만 기억해 둘 만한 전략을 들춰보자면, 그는 여기서 압박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포워드 대신 '포워드로 뛰는 미드필더 파괴자'로 프레디 구아린을 기용했던 것이다). 전반에 피를로를 가장 많이 마크한 커먼스를 빼고 어린 토니 와트를 투입한 것이 레넌의 첫 전략 변경이었다.

하지만 이제 셀틱의 문제가 터질 시점이었다. 피로함. 셀틱의 압박은, 특히 공 소유 시간이 주어졌을 때, 유벤투스 압박보다 클래스가 떨어졌다. 마지막 20분이 그 클래스의 차이를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셀틱 선수들은 더 이상 유벤투스 쪽으로 침투해 들어갈 수 없었다. 이사귀레가 그나마 유베 진영 쪽에 가까웠다). 선수 개인의 클래스도 마찬가지였다. 유베의 센터백은 견고했으며 셀틱의 골 결정력은 말이 안 나오는 수준이었다. 반면 셀틱의 수비는 끔찍했으며 유베의 결정력은 무자비할 정도였다.

마르키시오는 그가 즐겨 하는 형태의 침투(투톱이 센터백을 제 위치로부터 끌어내고, 그러다 투톱의 패스에 따라 그 앞으로 달려나가기) 이후에 득점을 뽑아냈다. 이는 이번 시즌 초 스탬포드 브리지에서도 볼 수 있었던 것이었다. 흥미롭게도 경기 종료 후, 콘테는 "마트리는 (마르키시오의) 좋은 득점에 기여했다. 이 득점 방식은 우리가 훈련할 때 수없이 연습했던 상황이다" 라고 말했다. 훈련장에서의 준비는 스탬포드 브리지에서의 동점골도 설명해 준다. 첼시 수비진을 제 위치로부터 벗어나게 한 후 공간을 노리는 것.

유베의 세 번째 득점은 마트리가 빠지고 폴 포그바가 투입된 이후에 터졌다. 유베의 우세가 너무나도 확연했기 때문에 부치니치는 파트너가 없어도 쉽게 득점을 뽑았다. 그 득점 이후 유베는 경기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템포를 확 떨어뜨렸다.

결론

전술적으로 보자면, 셀틱은 주변의 시선이 그들에게 기대한 것 이상의 많은 준비를 했다. 피를로를 일찍 봉쇄했고, 유럽 최고의 미드필더 트리오 가운데 하나인 유베 미들진을 상대로 우위를 점했으며, 위협적인 슈팅도 많이 날렸고,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좋은 찬스도 많이 만들었다. 결국 선제골이 결정적이었다. 이것을 만회하려고 셀틱은 계속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윌슨이 첫 번째 득점 상황에서 커버를 제대로 해서 실점을 막고, 완야마나 암브로세의 헤딩 중 어느 하나가 들어갔다면, 셀틱은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고 어쩌면 다음 라운드까지도 노려볼 수 있었을 것이다.

유베 입장에서 보면 이 경기는 상대적으로 성에 차지는 않지만, 유럽 대항전에서 셀틱의 홈 경기 기록을 감안한다면 훌륭한 결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겠다. 셀틱 파크에서는 발동이 걸리는 데 너무 오래 걸렸지만, 콘테는 아마 셀틱의 압박력이 떨어지게 되면 그의 팀이 살아날 수 있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 비달과 마르키시오는 초반에는 별 도움이 안 됐을지 모르지만, 이렇게 파워 넘치고 활동량 많고 기술적으로도 천재적인 미드필더를 둘씩이나 보유한 팀은 거의 없을 것이다. 키엘리니가 복귀한다면 세트피스 시에 심장이 덜 쫄깃할지도.

(2차전은 PSG vs 발렌시아 경기가 다뤄집니다)

http://www.zonalmarking.net/2013/02/12/celtic-0-3-juventus-celtic-cause-problems-in-the-first-half-but-juves-finishing-far-super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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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Rossi Lv.16 / 2,852p
댓글 4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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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3
쥐로씨님은 번역을 참 매끄럽게 하시는듯...잘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셀틱도 인테르의 전술에서 영감을 가져온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선수들의 질과 경험의 차이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으며

우리도 한 번 저 전술에 제대로 당한 이후로는 저 전술을 상대할 땐 섣불리 앞 선에서 점유를 하지 않고

천천히 사이드로 돌린 이 후 양 윙빽 - 센터백의 의한 안전한 전방 볼처리 후 상대편 체력을 극도로 빼앗아 후반을 지향하게 되는 그런 카운터 전략을 잘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정말 콘테와 선수진 코치진들에게 오늘 경기는 많은 영감을 주었으며 최고의 칭찬을 받아도 부족할만한 경기 였습니다.

P.s 전반기때 양밀란한테 진게 아직도 열 받는데 또 이러한 전략으로 인테르,밀란이 나온다면 오늘 경기처럼 발라 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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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3
셀틱 선수들 유베의 골키퍼가 누군지도 모르나?...
계속 어이없는 중거리만 날려대고 ㅋㅋㅋ
부폰의 안정감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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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3
이렇게 파워 넘치고 활동량 많고 기술적으로도 천재적인 미드필더를 둘씩이나 보유한 팀은 거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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