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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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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대최고의 천재이자 레전드 그 자체이신
아시아의 호랑이, 최순호 감독님.
강원FC 감독직을 마지막으로 야인으로서 지내시다
올시즌부터 제가 응원하는 수원FC의 단장으로 와 주셨지요.
이런 슈퍼 레전드가 우리 단장님이라니 이건 못 참지요.
그래서 지난 주말, 최순호 단장님께 선물과 함께 인사를 드리러 찾아갔습니다.
구단 단장실로 초대해주실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저 단장실에 들어간 구단팬 등극했네요. 헤헷.
86월드컵 이탈리아 전 득점 후 세레모니의 순간이지요.
단장님 이르시길 "싸인해달라 오는 친구들은 열에 아홉은 다 이 사진 가지고 오던데 ㅎㅎ"
저도 맞장구 쳐 드렸습니다. "최순호 하면 첫번째로 떠오르는 모습이 바로 이 순간이니까요 ㅎㅎ"
그래도 참 다행히도, 단장님께서도 그림 선물을 받으신 적은 없는 듯 하여...
무척이나 좋아해주셔서 정말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단장님 사모님께서도 미술 전공이시라고,
그러다보니 단장님 본인께서도 그림 등 예술관련 물품들을 참 좋아하신다고 웃으며 말씀해주셨네요.
딱 맞춰서 준비해간 86년도 국대 셔츠에 싸인도 받았습니다.
단장님 최고의 순간 바로 그 옷이다보니, 여기서도 무척이나 반가워하셔셔 다행입니다.
큼지막한 정자로 또박또박 남겨주신 싸인
단장님께서 손수 차를 타주시는 환대와 함께, 30분 정도 즐거운 티타임 환담 시간을 가졌습니다.
개인적으로 80년대의 레전드, 선수 최순호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던지라
이것저것 떠오르는 대로 마구 질문을 던졌는데
본인피셜로 명쾌한 답들을 들으니 이건 아주 사이다가 따로 없더군요. ㅋㅋ
특히나 최순호 단장님은 우리팀하고도 좀 인연이 있으신 분이십니다.
당시 유럽최강이던 우리 유벤투스가 7년간이나 오퍼를 넣었음에도
영입하지 못했던 선수가 바로 최순호 단장님이셨거든요.
선수 최순호 관련 기사나 이런저런 썰을 통해 간접적으로 들었던 일화들이지만,
이렇게 일대일로 만나뵌 김에 확 들이받아보자 하고 당시의 내용에 대해 여쭤 보았습니다.
뭐 간단히 정리하면
1) 81년부터 87년까지, 7년간 오퍼가 왔던 것은 사실
2) 81~82년 당시에는 내가 포항에 갓 입단했던 때였기 때문에 바로 이적하겠다고 말 꺼내기도 명분이 없었고
3) 포항 구단에서도 해외진출에 상당히 미온적이었다
4) 그 이후에는 군문제가 겹쳤고
5) 86년 월드컵 이후 87년까지 또 오퍼가 있었으나, 그때쯤 되니 나부터 해외진출에 대한 열의를 잃었다
... 는 본인피셜의 이야기입니다.
만약 그때 이적이 성사되었다면
이런 소름돋는 중계화면이 역사에 남았을 테죠.
플라티니, 타르델리와 함께 빅이어를 들어올리는 최초의 한국인이자 아시아 선수로 역사에 남고
우리나라에서 유벤투스가 가지는 입지가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을 텐데...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좀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뭐, 이미 40년이나 더 지나간 이야기긴 하지만요.
더불어 축구인 최순호의 철학, 현 축구판에 대한 생각 등 여러가지 말씀을 들으며
개인적으로도 참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단장님께서 개인 연락처도 알려주시며 나중에 식사한번 사주시겠다고까지 하셨으니...
이건 뭐, 주말부터 행복사할 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