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tle: 감독 피를로울투라
  • 조회 수 235
  • 댓글 수 8
  • 추천 수 2
2017년 7월 24일 10시 36분
(... ...)
얼마 뒤 자사가 병이 든 자여를 문병 갔을 때 자여는 이렇게 말했다. "조물자는 참으로 위대하구나. 이것 보게, 내 몸뚱이가 이 모양으로 뒤틀려버렸네"
(... ...)
"꼽추가 되는 것이 싫은가?"
"아니, 이보다 더 심해진다 해도 괜찮네. 만일 왼쪽 팔이 닭처럼 된다면 왼팔을 보고 힘차게 새벽을 알리라 할 것이고, 만일 오른팔이 활처럼 된다면 올빼미를 잡아 구우라고 할 것이네. 꽁무니가 수레바퀴로 되고 마음이 말로 변한다면 그대로 타고 달리겠네"
(... ...)

고요한 연못은 사람의 눈썹까지 비추게 한다. 무위의 깨달음을 가진 성인은 이와같이 만인의 거울과도 같은 것이다.


많은 비유와 옛 성인들의 대화를 통해서 흐릿하지만 명확하게 도가 무엇인지 가르치고 있습니다. 특히 생각보다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많이 등장하여 도를 터득한 자들을 치켜세우고, 그들의 통념에 박힌 모습을 비판하기도 하는 모습이 상당히 파격적이었네요. 평소 독서량이 많고 어휘력이 좋으신 분들은 정말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듯.

저는《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이란 책으로 처음 도교철학을 접했었는데, 노자의 사상을 '검을 현' - 검지도 희지도 않은 흐릿한 생태 - 과 '밝을 명' -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오묘한 상태 - 에 비유하여 만물을 하나의 언어로 규정하는 것은 옳지 못하며, 그러한 인위적인 개입이 없는 무위의 삶, 무위의 정치를 추구한다고 정의했던 것에 비해《장자》는 다소 극단적일 만큼 인위에 초연한 모습으로 정치를 멀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당분간 언어의 굴레 속에서 헤엄치며 눈 앞의 성공을 좇아야 할 저에게서는 멀고도 먼 학문이지만, 언젠가는 저런 삶도 추구해보고 싶군요.

추천해주신 분들

Profile
title: 감독 피를로울투라 Lv.53 / 92,384p

l'amore e'ceko

댓글 8 건
프로필 이미지
2017-07-24
추천
1
어디 출판사꺼 읽으셨어요? 속독하기 어려운 책인데 대단하시네요
프로필 이미지
2017-07-24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ㅠㅠ. 읽는데 상당히 어렵더라구요. 옛 말을 그대로 옮기고, 중국 고유의 지명과 인사들이 나오다보니 뚝 뚝 끊기는 ㅠㅠ... 교보문고에서 세일하던 거 하나 집었더니 조금 후회했습니다.

제가 읽었던 책은 김원일씨가 옮겼던《장자》로, 출판사는 북마당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7-07-24
장자나 도덕경은 뭔가 뜬구름 잡는 내용같지만 그래도 유교 사상쪽 보다는 읽기 편하더군요. 사서삼경쪽은 읽다가 이렇게는 못산다라고 느낀ㅋㅋ
프로필 이미지
2017-07-24
저는 처음 다소 쉽게 풀이된 책을 통해서 읽게되어 상당히 쉬운 학문처럼 느꼈었는데, 이번《장자》를 통해서 그 선입관이 확 깨져버렸달까요 ㅋㅋ.《논어》도 풀이집보다 원본에 가깝게 번역된 책으로 보다가 때려치울 뻔 하고... 아직도 갈 길이 한 참인 것 같습니다 ㅠㅠ
프로필 이미지
2017-07-24
사실 천자문부터 시작해서 과거 준비하듯이 소학 효경 사략 고문진보 사서삼경으로 순으로 따라가면 좀 나은데 바로 사서삼경쪽으로 가면 너무 어렵고 난해하고 힘들죠. 뭐 학문으로 공부하는 거였으니 나름 순서대로 한거였겠죠. 여튼 시간나시면 소학이나 효경부터 봐보세요.
프로필 이미지
2017-07-24
오와.... 감사합니다 ~.~ 요새 알라딘 가서 쓸어담고 있는데 찾아봐야겠어요.
프로필 이미지
2017-07-24

가장 가슴에 와닿는건 뭐니뭐니해도 디시 주갤 명언들이죠.

프로필 이미지
2017-07-24
오늘날 주자는 주희가 아니라 주갤러를 가리키는거라 카더라...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FC 온라인 디스코드 초대링크 [7] title: 13-14 어웨이파비우콸리.. 23.10.24 517
공지 피파4) 유베당사 클럽 가입 홍보 [9] title: 13-14 어웨이파비우콸리.. 23.04.26 1279
61830 secret [19]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3 7061
61829 하이~ [20] 왱알앵알 05.08.03 5625
61828 안녕 [9] 인테르밀란 05.08.03 5836
61827 게시판 상태도 지금 좀 꾸리한데... -_-; [12]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3 5785
61826 앗으렛날린옹 ㅎㅇ [10] 유벤투스27 05.08.03 5385
61825 배꼽이 큐트한 [7] No.9 Inzaghi 05.08.03 5439
61824 아아 유베당~~~ [7] 로비알레 05.08.03 5289
61823 와우 [4] 디바이오맨 05.08.03 4766
61822 하하 [10] 안돼효 05.08.03 4423
61821 저도 [3] Della JUVE 05.08.03 4313
61820 오늘은 이만 [3]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3 4198
61819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5] van군 05.08.03 4159
61818 유베당은 아니지만 [4] 인터짱☆ 05.08.03 4103
61817 으하하하 [1] Alenism 05.08.03 4422
61816 감격ㅠ [2] 유벤투스10 05.08.03 3824
61815 부럽3... [2] 한재성 05.08.03 3832
61814 축하~ [2] 유벤티나 05.08.03 3079
61813 봉쥬 [2] 그리피스 05.08.03 2992
61812 유베당사 계정정보 [3]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3 3211
61811 까리하네... [4] 검은짐승튀랑 05.08.03 3270

토크 조회 주간 베스트

토크 댓글 주간 베스트

출석체크
아이콘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