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댓글
최신 글
데제르비 그리고 피를로
- 마지막처럼
- 조회 수 1292
- 댓글 수 6
- 추천 수 4
데제르비 감독의 샤흐타르 행이 유력하다는 소식을 봤을 때 개인적으로 의아했습니다. 탑클럽들에겐 다소 어려운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한티어 낮은 팀들에겐 매력적인 감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샤흐타르의 선수단은 챔스 출전 자주하는 팀에 거기선 리그 1,2위를 다투는 팀으로 알고 있어서(현 상황은 정확히 모릅니다만...) 샤흐타르로 챔스 토너먼트 진출 그리고 리그에서의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빅클럽 진출에 좋은 발판이 될 수도 있어서 다소 의외지만 이해 안 가는 선택까진 아닌 것 같습니다.
왜 데제르비 감독을 괜찮게 생각했냐면 오늘 경기 하프스페이스, zone 14 플롯에서의 기록을 보면 경기를 조립하는데에 있어서 데제르비 감독이 피를로보다 능숙함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두 감독이 비교될만한 사람들도 아니지만 어쨌든 데제르비가 보여주는 경기 스타일은 최근 공격적인 축구를 하는 팀들에게 매우 구미가 당길만한 모습입니다.
두 팀 패스맵을 비교해보면 사수올로는 선수들 간격을 좁히면서 콤팩트한 축구를 한 반면 유벤투스는 선수들간 간격이...특히 센터백과 2미들 간격이 너무 벌어져있습니다. 피를로는 후방 빌드업을 강조하는 감독인데 저 문제점을 지금까지도 안 고칩니다. 두 팀 로고 가려놓고 축구 보시는 분들에게 어떤게 유벤투스(강팀) 기록인지 꼽으라고 한다면 열에 아홉은 사수올로 패스맵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전술 컨셉의 차이에 기반하지 않냐하고 반문하실 순 있지만 피를로 본인이 밝혔던 철학과는 전혀 상반된 지표라서 딱히 신빙성이... XG값을 맹신하면 안 되지만 어쨌든 사수올로가 더 좋은 기회를 많이 생산해냈고 유벤투스는 적은 그리고 잠재적으로 위협적이지 않았던 기회 속에서 선수들의 퀄리티에 힘입어 3골이나 넣었습니다.
축구 역시 이기면 장땡인 스포츠라 피를로가 이런 빈약한 공격 전개를 통해서 지금 2,3등 했으면 비판은 받았을지언정 비꼼 등의 비난까진 안 받았을 것 같습니다. 선수들이 정말 고군분투해서 감독의 부족함을 커버해줬다면 감독은 경기를 복기하면서 문제점을 고칠 생각을 해야지 자꾸 선수탓만 하는 질이 나쁜 언행만 지속적으로 하니까 좋은 말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모습만 보면 감독을 해선 안되는 탁월한 DNA 소유자라고 생각하지만 가투소 같이 성장형 케이스도 있는걸 보면...피를로가 감독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싶다면 코치, 유소년 감독부터 다시 차근차근 밟아나가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