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AT상대로 한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다들 기억하시나요? 442 플랫의 형태로 된 견고한 두줄 수비를 찢어버린 멋진 경기였습니다. 나폴리 상대가 아니라, 그 디에고 시메오네 상대로 일군 멋진 승리였죠.
당시에 유벤투스가 견고한 두줄 수비를 뚫기 위해 가지고 온 공격 전술을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이렇습니다.
1. 중앙 수비수까지 높게 전진시켜 중원에서의 수적 우위를 확보한다.
2. 측면 침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침투하는 자원에게 빠르게 볼을 전달한다.
3. 측면 자원은 벌어진 수비 라인을 보고 중앙으로 크로스를 한다.
알레그리 감독은 1차전에서 상대 두줄수비를 뚫지 못하자 2차전에서 이런 파격적인 전술로 알레띠를 격파했습니다.
오늘 경기를 보면서 이런 전술을 기대하는건 사실 말이 안됩니다.
지금 유벤투스에는 크로스 공격에 위력을 더해줄 톱 자원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과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작년의 만주키치와 같은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나 유벤투스는 앞으로 쭉 중앙 지향적인 수비 전술을 마주해야할겁니다. 현재 유벤투스의 스쿼드는 크로스 공격에 적합하지 않을 뿐더러, 주 공격 패턴은 좁은 공간에서의 빠른 볼 전개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 입장에서는 패스 공간을 주지 않으면 되거든요.
우리 입장에서 이러한 상대의 공격 무력화 시도를 뚫어내야할텐데, 그 대표적인 방법은 하프스페이스 공략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예시를 들자면 좌우 윙어들이 측면으로 넓게 벌리면서 상대 풀백을 끌어내면, 상대 풀백과 센터백 사이에 생긴 공간을 메짤라들이 공략한다 가 있겠네요.
이런 식으로 하프스페이스 활용은 4백과 두줄 수비 사용하는 팀에게 아주 써먹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상대 수비 간격을 벌리고, 지역 방어에 혼란을 일으키는데 의미가 있죠.
하지만 우리는 이걸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첫째로, 현재 우리의 미드필더들은 하프스페이스 공략에 장점이 있는 선수들이 아닙니다.
둘째로, 우리는 좌우 측면으로 볼을 빠르게 전개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제 주장의 근거를 나폴리전을 통해서 말씀드리자면,
오늘 나폴리와의 경기에서 호날두나 디발라와 스위칭 하면서 우리팀 메짤라들이 높게 전진해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마투이디, 그리고 벤탄쿠르가 자주 최전방과 측면, 하프스페이스에 머물렀죠. 사실 개인적인 시각에서 둘의 침투 능력은 상당히 별로였습니다.
침투를 통해 상대 수비를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하프스페이스에서 공을 점유한 적이 있나 싶을정도로 볼 터치와 간수 비율은 적었습니다.
심지어 선수들이 측면에 있을 때 우리는 측면 자원에게 빠르게 공을 보내주는 능력이 너무나도 부족했습니다. 상대 수비에 균열을 내기 위해서는 좌, 우로 흔들면서 볼을 전개해나가야하는데, 측면으로 공이 가는 속도가 너무나도 느려서 상대가 대응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죠.
자연스레 공격의 위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하기에는 선수들의 역량과 감독의 전술, 모두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마투이디를 내리면 되지 않느냐? 라고 말씀하신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되게 어려운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호날두는 수비 가담에 있어서 적극적이지 않은 선수입니다. 사실 적극적이면 이상한 나이라고 생각해요.
공격 이후 역습을 마주했을 대 호날두의 부족한 수비가담을 채울 옵션은 마투이디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투이디는 호날두의 부재로 생기는 공백을 죽어라 메우고 있고, 이것 자체로 솔직히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라비오가 왼쪽 메짤라로 나오면 레지스타 자리 선수, 그리고 4백의 수비 부담이 이전과 비교했을 때 어마어마하게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하프스페이스 공략은 훨씬 괜찮아지겠지만요..
아무튼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번 시즌전망을 저는 되게 부정적으로 봅니다. 수비 가담이 뛰어나면서 하프스페이스에 침투해 볼을 점유할 수 있는 미드필더, 그리고 연계 능력과 공중 장악력이 뛰어난 톱이 오지 않는 이상...
속상한 마음에 쓴 긴 푸념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철저한 비전문가의 글이니 부족해도 이해해주세요..감사합니다.
호날두나 디발라도 전방이 아니면 힘을 못쓰는데 폼이 안좋더라도 더코나 베르나 같은 윙 자원들을 이용해서 측면을 공략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