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골
  • 07. 09. 20

'희대의 승부사' 주제 무리뉴, 첼시 제국을 떠나다

축구, 일반
  • 796
  • 0
  • 12




아브라모비치 vs 무리뉴 대결 구도... 결국 무리뉴, 첼시 지휘봉 놓아

07-08 챔피언스리그 B조 조별리그 1차전 첼시 vs 로젠보리전에서 첼시는 홈
구장에서의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로젠보리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로젠
보리가 아무리 노르웨이의 명문 클럽이라고 하지만, 첼시가 홈 그라운드에
서 무승부로 끝마칠만큼 실력이 녹록찮은 팀은 아니었다. 충분히 이길 수 있
는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첼시는 1-1 무승부로 첫 스타트를 비교적 불안하
게 끊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첼시 vs 아스톤 빌라전에서도, 첼시는 무기력
하게 아스톤 빌라에게 패배한 적도 있었다.


결국 이 첼시 vs 로젠보리전이 첼시의 재정적, 경영 모든 면에서 진두지휘하
는 러시아의 석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회장과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과
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첼시는 공식 홈페이
지를 통해서, 2007년 9월 20일, 04-05 시즌부터 햇수로 4년간 첼시를 이끌었
던 포르투갈 출신의 '승부사' 주제 무리뉴 감독을 공식 사임시키기로 결정했
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세계로 일파만파 퍼지면서, 많은 축구 팬들은 무리
뉴 감독의 갑작스런 해임 소식에 놀란 기색이었다. 하지만 이미 예전부터 첼
시 프론트진과 무리뉴의 갈등은 계속 이어졌기 때문에 그리 놀랄 일은 아니
었다. 곧바로 축구 팬들은 차기 첼시 감독을 물색하고 있었다.








아브라모비치 + 무리뉴 조합 - 첼시 제국 건설, 그리고 첼시의 단점

아브라모비치와 무리뉴 감독은 처음엔 상당히 강력한 연계를 맺으면서, 상부
상조했다. 04-05 시즌을 앞두고 FC 포르투의 무리뉴 감독을 첼시 사령탑으로
앉힌 아브라모비치는, 말 그대로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에게 첼시 유니폼을 입
히면서 무리뉴에게 선수 구성 면에서의 '만족감' 을 최대한 보장했다. 무리뉴
의 기술적이면서도 과학적인, 그리고 카리스마 넘치는 전술과 뛰어난 기량을
지닌 자원들이 맞물려서, 첼시는 04-05 시즌 29승 8무 1패라는 믿기지 못할
성적을 기록하면서 근 50년만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첼시의 거침없는 행보는 계속되었다. 05-06 시즌을 기점으로 해서
완전히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익숙해진 디디에 드로그바는 마치 고삐풀린 야
생마처럼 그라운드를 마구 휘젓기 시작했다. 그리고 첼시는 거액으로 데려온
올림피크 리옹의 '황소 미드필더' 마이클 에시엔을 데려와서, 마켈렐레와 함
께 잉글랜드 프로축구 최강의 더블 볼란테를 구성했다.


04-05 시즌에 영입한 '무리뉴 첼시 1기' 선수들 (대표적으로 체흐, 카르발류,
로번 등등) 과 05-06 시즌 보강된 자원들 (에시엔, 델 오르노, 크레스포 등등)
이 서로 맞물리면서 말 그대로 첼시는 '제국' 을 건설했다. 특히 타겟맨을 드
로그바로 세우고, 좌우 윙포워드에 각각 로번과 더프를 세워놓은 쓰리톱의 위
용은 대단했으며, 램퍼드를 위시한 중원진과 존 테리, 카르발류로 대변되는
포백 라인은 빈 틈이 없었다. 결국 첼시는 05-06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 왕
좌에 올랐다.


첼시는 03-04 챔피언스리그 4강, 04-05 챔피언스리스 4강, 05-06 챔피언스리
그 16강 등 각 시즌마다 국제무대 토너먼트에 오르면서 첼시의 위용을 자랑했
다. 하지만 첼시가 프리미어리그 2개 대회 연속 제패 클럽이자, 최고 선수들이
즐비한 것을 감안한다면 비교적 만족하지 못할 성적이다. (참고로 03-04 시즌
첼시의 4강은 라니에리 감독의 몫이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02-03 챔피언
스리그 8강 맨유 vs 레알 마드리드전을 보고서 감명받아 축구팀 구단주를 시
작했듯이, 아브라모비치는 리그 우승도 중요했지만 챔피언스리그 왕좌가 제
일 시급했었다. 하지만 제아무리 FC 포르투에서 UEFA컵과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석권했고, 믿을 수 없는 리그 성적으로 수차례 제왕에 오른 무리뉴 감
독도,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타이틀 차지는 항상 힘든 과제였다.


분명 첼시는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04-05 챔피언스리그 4강전
에서는 한창 물이 오른 리버풀을 만나 아쉽게도 그들에게 결승행 티켓을 줘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05-06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역시 상승세의 바르셀로
나를 맞아서 그들에게 8강행을 내줬다. 토너먼트의 중요한 길목에서 만나는
클럽마다, 첼시의 위용을 누를 수 있는 최강의 클럽들이었다. 그리고 결정적
으로 첼시는 큰 무대, 즉 챔피언스리그 같은 국제무대를 호령할 수 있는 수퍼
스타가 없었다. 무리뉴 감독과 첼시 선수들은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 기껏
올라와서, 다 된 밥에 코를 빠트리는 결과를 맞이했다.


결국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세계적인 플레이어' 영입에 박차를 가했다. 물
론 아브라모비치의 주관적인 생각이 개입된 계약들이었다. 바로 바이에른 뮌
헨의 상징이자 독일 축구 대표팀의 주장 미하엘 발라크, AC 밀란의 무결점
스트라이커 솁첸코의 영입이었다. 특히 솁첸코는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오랜 꿈 중 하나였다. 같은 소련 연방 출신의 스타 플레이어로써, 아브라모
비치는 꼭 자신이 이끄는 팀에 솁첸코를 집어넣고 싶었다. 결국 그의 오랜
소망은 차근차근 이뤄졌고, 첼시는 솁첸코와 발라크를 각각 영입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의 계획에 있어서 사실상 발라크와 솁첸코는 거의 없던
시나리오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무리뉴 또한 세계적이고 실력이 정점에 달
한 스타 플레이어를 데려올 계획을 하고 있었고, 발라크와 솁첸코가 그의
기호에 적합한 선수는 틀림없었다. 하지만 사실상 그 두 선수의 영입에는
아브라모비치의 개입이 8할 이상이었다. 주로 라이벌 클럽들과 마찰을 빚
었던 '독설가' 무리뉴가 이 시기부터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와 약간의 골이
생긴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솁첸코와 발라크의 영입은 기대 이하였었다. 솁첸코는 비교적 이른 시
간에 데뷔 골을 터트리면서,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선전을 예고했지만 그가
제 컨디션으로 돌아오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나야했다. 그리고 경험이 풍
부하고 실력이 좋은 발라크도 첼시에서 완전히 녹아들어가기까지 꽤나 오랜
숙성이 필요했다. 공교롭게도 솁첸코와 발라크는 06-07 챔피언스리그에서
첼시의 토너먼트 진출에 각각 큰 공헌을 했었다. 그 두 선수는 FC 포르투,
발렌시아를 맞아서 각각 결정적인 골을 터트리며 첼시를 4강에까지 이끌
었다. 하지만 05-06 시즌 이후 2년여만에 만난 리버풀과의 4강전에서, 첼
시는 또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다가 결국 아쉽게 리버풀에게 승부차기 패
배로 결승행 티켓을 내주고야 말았다.


무리뉴와 아브라모비치가 조합해서 일궈놓은 '첼시 제국' 은 프리미어리
그 우승, 커뮤니티 쉴드 우승, 칼링컵 우승, FA컵 우승 등 가는 길마다 상
복이 터졌지만, 결정적으로 유럽 축구 클럽의 자존심과 명예가 달려있는
챔피언스리그는 차지하지 못했다. 계속되는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악순
환' 은 무리뉴와 아브라모비치의 거대한 야망을 차례대로 쓰러트렸다.
그리고 아브라모비치의 주관적 생각이 개입된 영입, 바르셀로나의 호
나우지뉴를 데려오겠다고 해서 축구계의 일대 충격을 준 아브라모비
치의 충격 발언, 더해서 첼시 선수들의 '큰 무대 경험 미숙' 과 무리뉴
감독의 전술 실패로 인해서 첼시는 결정적으로 챔피언스리그 왕좌 탈
환에 고배를 마시게 되었다.








'포스트 무리뉴' 로 관심이 집중된 유럽 축구계... 과연 다음 선임자는?

무리뉴는 FC 바르셀로나에서 보비 롭슨 감독의 카탈루냐어 통역사로 시
작해서, 바르셀로나의 정식 코치로 지도자를 시작했다. 그리고 나아가서
포르투갈의 몇몇 클럽들을 지도하다가, FC 포르투의 사령탑에 앉았다.
그리고 차근차근 FC 포르투의 리그 우승, UEFA컵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을 이끌면서, 세계 축구계의 떠오르는 승부사로 인정받게 되었
다. 잘생긴 외모와 능수능란한 언론 플레이, 그리고 할 말 다하는 독설
가로 유명한 그이기에,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건설한 '첼시 제국' 의 사
령탑 선임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몰랐다.


무리뉴는 첼시에서도 굉장히 성공적이고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아브
라모비치 구단주의 막힘없고 탄탄한 재정적 지원 덕분에 실력있는 스타
들을 마구 영입할 수 있었고, 무리뉴 감독 특유의 선수 관리와 전술로 인
해서 실력있는 자원들이 '더블 스쿼드' 를 구축하면서 빈 틈이 없는 첼시
를 구성했다. 결정적으로 무리뉴는 첼시에게 결코 불이익을 가져다준 감
독은 아니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중상위권
클럽이었던 런던 연고지의 첼시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날, 리
버풀과 함께 자웅을 겨룰만한 신흥 명문으로 키웠기 때문이다.


무리뉴 감독은 솁첸코와 발라크 영입에 대해서 그다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물론 발라크 영입건에 관해서는 무리뉴도 생각이 있었
다고 알려졌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약간 가능성 없어보이는' 클
럽 건설에 대해 반기를 드는 일이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아브라모비치
뿐만 아니라, 첼시 프론트진의 인사급 인물들과도 사이가 점점 벌어지
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무리뉴가 세비야에서 뛰는 브라질 출신의 탁월
한 오른쪽 사이드백 다니엘 아우베스를 데려올려고 했으나, 첼시 프론
트진의 반대로 인해서 결렬되는 사건도 있었다. 첫 시작은 아브라모비
치와 무리뉴의 '팀 플레이' 가 살았지만, 종국에 와서는 좀 더 거대한
제국으로 키우고 싶은 아브라모비치의 '야망' 과,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설려는 무리뉴 감독의 '구상' 에 마찰이 생겨 결국 무리뉴는 첼시
에서 해임되고 말았다.


벌써부터 첼시의 '포스트 무리뉴' 후보 리스트가 축구 팬들의 화젯거리
다. 첼시가 현재 비교적 불안한 출발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첼시는 여
전히 강한 클럽이고, 자원이 풍부한 팀이다. 그리고 아브라모비치의 끊
임없는 재정적 보충은 앞으로도 계속 된다. 해서, 첼시의 다음 감독이
너무나도 궁금해지는 시기다. 러시아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아브라
모비치와 연관이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 클린스만 감독, 에릭손 감독
등 다양한 후보들이 아직 뚜껑도 열리지 않은 시점에서 마구 발표되고
있다. 그만큼 굉장히 궁금한 사안이고, 핫 이슈라는 증거다.


아무래도 첼시의 감독을 맡을려면,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입맛' 에 맞
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첼시라는 거대한 제국을 이끌만큼 카리스마가
대단하고, 전술적으로도 훌륭해야한다. 그리고 무리뉴 감독만큼 막강한
커리어를 지니면서, 첼시에게 앞으로 계속 쏟아질 '비판' 과 '독설' 을
능수능란하게 풀어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과연 누가 '포스트 무
리뉴' 가 되어서, 첼시 사령탑의 바통을 이어받을까.





- 이 글은 SAA, 사커라인 등지에도 올려진 글입니다. 그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S  (12)
다음 경기
유벤투스
03:45
볼로냐
4/20 (월) HOME 세리에 A
전체 경기
Canc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