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tle: 20-21 써드아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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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4일 23시 05분



벤테고디에서 마리오 발로텔리는 인종차별의 대상이 되었다. 이 문제는 어쩐지 이탈리아에서 현재진행형인 논란이다. 이 시점에선 이탈리아 축구에 대한 것이 아니요, 최근 프리미어 리그, 리게앙, 그리고 노골적이었던 최근의 불가리아에서의 인종차별 사건을 언급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라 전체의 다양한 스포츠의 진행을 중지하는 것 또한 어떤 성과도 낼 수 없다. 옷깃에 경각심의 배지를 다는 것 정도밖엔. 우리가 모두 알고있듯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비현실적이고 오늘날 축구는 얼간이 몇 명 때문에 수 천억 손실을 감행할 의사는 아무도 없을 정도로 비지니스 지향적인 분야이다.

 

인종차별 문제를 거론할 때 내가 느끼는 문제점은 훨씬 근본적인 영역에 있다. 다양한 나라와 그 속의 다양한 사람들은 인종차별을 구성하는 것에 있어 굉장히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난 조국 이탈리아의 유산을 자랑스러워하며 앞으로도 항상 그럴 것이지만, 동시에 이 나라는 인종에 관련해선 영국이나 대부분의 유럽 내 국가에 비해 수십년 뒤쳐져있음을 인정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블랙페이스'는 텔레비전 프라임타임에 여전히 방영중며, 가장 유명한 퀴즈 쇼인 여기선 호스트가 중국 모자를 쓰고 눈을 찢으며 단어의 R 발음을 모두 L로 하는 꽁트가 정기적으로 진행된다. 이곳은 마테오 살비니*와 레가 노르드*가 현실적으로 가장 유명한 정치 정당인 나라이며, 수백명의 난민을 몇 주간이고 바다 위에 띄워놓는 것이 그들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현명한 정책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나라다.

 

이탈리아는 얼마나 뒤쳐져있는 것일까? 지난 주, 의회는 헤이트 스피치*, 반유대주의, 인종차별을 규명하고 규탄하는 새로운 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표결했다. 우익 정당은 기권했으며, 위원회를 제안한 여성이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릴리아나 세그레의 대한 지지를 거부하며 헤이트 스피치를 단속하자는 발상이 '전체주의'며 '소비에트'라고 주장했다.

 

지난 달, 후안 제수스는 본인의 소속팀인 로마 서포터로부터 모욕적인 인스타그램 메세지를 받았다. 그는 주요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는데, 제수스에게 원숭이라고 했고 동물원에 있어야한다고 했음을 인정했지만 본인이 "절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세계에 살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그렇게 믿고 있다.

 

라치오의 회장 클라우디오 로티토는 인종차별주의와 싸우자는 연설에서 서포터들이 흑인 뿐 이나리 "정상 피부"에게도 야유한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 워딩에 어떠한 문제도 없다고 여겼다.

 

헬라스 베로나 감독 이반 유리치와 회장 마우리지오 세티는 발로텔리를 향한 인종차별적 챈트는 없었기에 그들 팀의 팬들이 진흙탕 속으로 끌려들어가고 있음을 열정적으로 항변했다. 고맙게도 베로나 팬이 직접 발로텔리가 관중석을 향해 공을 찰 당시의 영상을 업로드했고, 인종차별은 없었음을 입증하기 위함이었다. 그 영상에서는 발로텔리가 지나갈 때 원숭이 흉내를 내는 소리를 분명히 들을 수 있었다. "발로텔리를 향한 인종차별이 들리나? 아니면 저 천재가 그냥 관종인걸까?"라는 트위터의 본문은 완벽한 자책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속에 우리가 마주한 다른 문제가 있다. 그리고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바라건대, 이탈리아를 향해 거드름을 피우지 말자. 소셜 미디어는 사람들이 서로 관계하는 방식을 바꿔놨다. 군중심리가 만들어지고, 그릇된 용감함이 익명성 덕에 부추겨지며, 유명인사들이 이 메세지를 봐야한다는 생각이 갑자기 등장한다. 그것들은 당신의 계정을 클릭하거나 지목될 필요 없이 타임라인에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의 영화, 축구경기, 공연을 보는 우리가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이것이 인간이다. 그들은 당신이 지불하고 먹고마시는 특정한 시간 외엔 아무것도 빚지지 않는다. 당신도 그들의 일상을 시작할 때 셀카 한 장도 빚지지 않는다. 그들이 순수한 무례함으로 질문을 할 때도 트윗 하나 쓸 필요가 없다. 그리고 어떤 유명인도 생판 남이 갑자기 자신을 향한 모욕을 던질 때 '자기 밥그릇만 생각'하거나 '누구 덕에 여기까지 왔는지'를 잊지 않고 있다.

 

소셜 미디어가 인종차별주의를 낳았을까? 어쩌면. 그것은 분명 사람들이 그런 시각을 공공연하게 밝힐 때 드리워지는 부끄러움의 얇은 베일을 치우고 있다. 영국과 미국에서의 정치적 담론을 보자. 그들은 다른 뒤쳐진 나라들의 인종차별에 대해 우월감을 느끼는 가장 '깨어있는' 나라이며 그들이 내부에서 마주하는 같은 골칫거리는 외면하고 싶어한다. 이민이나 국가 정체성을 다루는 그들의 미디어를 보자. 인종차별은 언제나 그 속에 존재하며, 그런 표현을 공적으로 하는 것에 마땅히 부끄러워해야함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저 몇 개의 국가와 개인 뿐이다.

 

어쩌면 그것이 이탈리아 축구에 인종차별이 만연한 이유일 수도 있다. 관중석의 많은 사람들과 미디어는 누군가를 인간 이하의 동물로 부르는 것은 조롱이나 다른 모욕과는 다른 인종차별 행위임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우린 축구만을 비난할 수 없다. 사회 전반의 문제다.

 

 

-

 

https://www.football-italia.net/146040/many-italians-dont-understand-racism

 

 

*마테오 살비니 - 현재 이탈리아 연정 내각의 부총리. 레가 노르드의 당대표를 맡고 있고 우파 포퓰리즘적 성향이며 난민, 이민자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를 일삼는 인물.

 

*레가 노르드 - 이탈리아 북부 독립을 외치며 탄생한 우파 포퓰리즘 정당, 현재는 연방제를 꿈꾸며 반이민, 반EU 정책 노선 채택 중.

 

*헤이트 스피치 - 혐오발언, 증오발언. 개인 혹은 집단의 정체성을 공격할 명백한 의도로 자행하는 모욕적, 차별적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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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20-21 써드아케 Lv.52 / 87,162p

Win the 57th match.
제 글은 당사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추천 자제좀ㅠ 알림이 너무 많이와요..

댓글 3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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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5
인종차별을 규제하는 법을 만들 정치인들부터 나서서 저러는거 보면 이탈리아는 답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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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5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차별금지법 2007년 발의된 뒤 아직까지 제정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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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5
우리나라도 인종차별 어마어마한 나라져 동북아시아가 전반적으로 좀 그렇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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