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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10일 19시 17분
이탈리아 대표팀의 로베르토 도나도니 감독이 취임 이후 4번 째 경기 만에 승리를 기록하며 한숨을 돌렸다. 이탈리아는 10월 7일 로마의 올림피코 경기장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유로2008 B조 예선 2차전에서 마시모 오도와 루카 토니가 연속골을 터트리면서 2-0으로 승리했다.

올림피코 경기장의 ‘이상 기운’

그런데 경기 후 이탈리아 선수들이 내뱉은 발언이 심상치 않다. 승리에 대한 기쁨보다는 경기장의 ‘이상 기운’에 대한 아쉬움을 표한 것이다. 골키퍼 지안루이지 부폰의 말을 들어보자.

“내가 알던 올림피코 경기장의 분위기와는 달랐다. 마치 극장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나는 이 경기장을 아주 잘 안다. 이 경기장은 원하기만 하면 아주 뜨거운 열기를 발산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탈리아-이탈리아-’를 외치는 구호는 경기가 시작되고 30분이 지나서야 나오기 시작했다. 그것도 쿠르바(서포터석)가 아닌 일반 관중석과 귀빈석에서 말이다. 이탈리아를 응원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많다. 결국 그 대가는 경기장에 나서는 우리 선수들이 치를 뿐이다.”

이탈리아 대표팀의 주장 파비오 칸나바로는 직접적으로 로마 관중들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델 피에로가 교체되어 나올 때 관중들은 휘파람을 불어댔다. 하지만 그는 유벤투스가 아닌 이탈리아 대표팀을 위해 뛴 선수다.”

칸나바로는 또 이런 일들이 로마에서만 일어나는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리보르노 혹은 팔레르모에서도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과거에서부터 우리는 계속 이런 일들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월드컵 챔피언이다.”

부폰과 칸나바로가 느낀 아쉬움이란 ‘하나되지 못한’ 이탈리아의 현실이었던 것이다.

열정적인 로마 관중

사실 세리에A에서 올림피코 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AS로마나 라치오의 관중들은 열광적이기로 유명하다. 특히 경기 중 나타나는 이들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로마의 관중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팀의 선수가 반칙을 당하거나 혹은 그 반대의 경우 어느 경기장 보다 높은 수위의 불만을 터트린다. 자신의 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싶으면 어느 순간 응원에 목소리를 높여 상대편을 기죽인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축구팬들은 경기장에서 독특하고 일관된 응원 소리를 냈다. ‘Po~PoPoPo~Po~’로 알려진 이 소리는 얼터너티브 팝 밴드인 The White Stripes의 대표적인 싱글인 ‘Seven Nation Army’라는 곡의 전주에 나오는 기타 리프를 의성화한 것이다.

이 곡은 2006 월드컵을 통해 이탈리아 전역으로 급속하게 퍼져나갔고, 경기가 거듭될수록 이탈리아 축구팬들을 하나로 단합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탈리아 대표팀의 공식 응원가인 ‘Noi con voi, Voi con noi(우리는 당신들과 함께, 당신들은 우리와 함께)’는 크게 알려질 기회조차 없었을 정도로 ‘Seven Nation Army’의 위력은 대단했다.

이 응원가를 가장 먼저 차용한 팀은 과거 안정환이 몸담았던 팀으로 잘 알려진 AC 페루자였다. 그러나 AS 로마에서 더 널리 사용하면서 자신들의 대표 응원곡으로 만들었다. 결국 이 곡은 이탈리아 대표팀을 위한 응원가로도 사용되어 2006 월드컵에서의 우승을 도왔다. 로마 팬들의 열정이 단단히 한 몫 한 셈이다.

월드컵 우승 직후 환영식은 어떠했던가. 로마에서 가진 공식 환영행사에는 약 30만 명이 몰려들었다. 로마시의 인구가 300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월드컵 직후 그 열기는 상상 이상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3개월 만에 로마의 축구열기가 식어버린 것일까? 그보다는 이탈리아 ‘대표팀’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왜 축구 갈등이 생기는가

이탈리아는 근본적으로 ‘향토색’이 강하다. 이탈리아가 통일국가를 이룬 것은 14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이전에는 도시 국가 체제로 각자 다른 문화와 풍습을 갖고 살았다. 지금까지도 노년층에서는 타 지역에 대한 거부감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또 경제력의 차이로 인한 남북의 갈등이나 분리 독립 운동 등은 이탈리아 국민들의 단결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특히 경제력에서 그 간극이 크게 벌어진다.

이탈리아 북부의 밀라노, 제노바, 토리노 등 3개 도시의 평균 소득은 부유하다고 알려진 서유럽 도시들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 앞서 언급한 3개 도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대다수 북부 도시들은 석유산업이나 섬유산업, 무기산업 혹은 금융업을 통해 비슷한 수준의 부를 유지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민 평균 소득은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등에 비해 뒤진다. 결국 남부 도시들의 경제력은 북부의 엄청난 부를 깎아먹을 정도로 뒤처진다는 말이 된다. 이런 차이가 남북의 반목과 경멸적 태도를 불러오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축구에도 지역 갈등과 남북 대결 구도가 반영된다. 축구를 업으로 하는 선수들이나 감독들 사이에는 이런 문제를 발견하기 어렵다. 하지만 팬들 사이의 갈등이나 충돌, 언론의 부추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하다.

2002 한일월드컵과 2004 유럽컵에서 이탈리아를 지휘한 지오반니 트라파토니의 경우 북부 축구팬과 언론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당시 월드컵 대표팀 23명 중 5명이 로마 소속이었는데, 로마나 남부지역 선수들만 중용하고 북부 선수들은 내친다는 것이 요지였다.

로마가 2000년대 들어 세리에A 우승 기록과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듯 하다. 또 트라파토니가 밀라노 태생인데다 그가 지휘봉을 잡았던 클럽들이 대부분 북부 지역을 연고로 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이는 억지에 가까운 주장이라 할 수 있다.

비슷한 예는 2006 월드컵 대표팀을 이끌었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리피는 유로 2004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안토니오 카사노를 한 번도 대표팀에 선발하지 않았다. 당시 카사노는 과다 체중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정상적인 경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특정 언론과 축구인, 남부 축구팬들은 끊임없이 카사노 발탁에 대한 압력을 넣었다. 이번에는 4년 전 상황과 반대로 ‘리피가 남부 출신 선수를 차별한다’는 루머까지 돌았다.

깊어지는 감정의 골

필자가 거주하는 밀라노에는 AC 밀란과 인테르 밀란, 유벤투스 팬들이 고루 존재한다. 1년에 두 차례, 세계 10대 더비 경기 중 하나인 ‘밀라노 더비’가 열리지만 양팀 팬들 사이의 갈등이나 충돌은 거의 볼 수 없다. 물론 감독간의 지략 싸움은 치열하지만 사고로 얼룩지는 다른 더비 경기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밀라노 축구팬들은 좋게 말해 점잖고 나쁘게 말하면 소심한 구석이 있다. 공격적인 성향은 확실이 덜하다. 그런데 이 ‘소심한’ 밀라노 팬들이 돌변할 때가 있다. 남부, 특히 로마나 라치오 같은 팀과의 대결에서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는 밀라노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도 적용된다. 여름의 밀라노는 다양한 국적의 젊은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이들 중에는 AS 로마의 에이스 토티의 유니폼을 입고 관광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차림으로 다니다가는 자칫 거리에서 봉변 당하기 십상이다.

실제로 필자가 목격한 사례만 해도 수 차례다. 어떤 노인이 토티의 유니폼을 입고 관광하던 젊은이에게 빈 깡통을 집어 던진다거나 차량 운전자가 차를 멈추고 욕설을 퍼부은 다음 휴지를 던지는 정도의 상황은 차라리 이해할 수 있다.

내부 감정의 골이 깊다는 사실은 2002년 월드컵 당시 실감할 수 있었다. 한국과의 16강전을 이탈리아 친구들과 함께 시청했는데, 북부토박이던 친구들은 토티가 퇴장 당하는 순간 환호성을 질러 필자를 당황케 했다.

이뿐 아니다. 북부의 축구팬들은 이탈리아의 패인을 ‘토티의 시뮬레이션’으로 전가했고 이탈리아 북부 언론들 역시 동일한 해석과 논조를 보였다. 경기 당일 저녁 필자는 거리에서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여러 차례 축하 메시지와 격려를 받았다.

같은 시각 로마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로마에 거주하는 한인들 역시 곤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남부 특히 로마의 축구팬들이나 언론은 ‘심판 때문에 졌다’는 억울함을 토로했다. 같은 상황을 두고 이렇게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을 보면 축구팬들 사이의 감정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짐작할 수 있다.

2006 독일월드컵 결승전이 열렸던 베를린 올림피아 스타디온을 울리던 ‘Seven Nation Army’. 이탈리아 전국민을 단결시켰던 위대한 노래는 다시 로마 축구팬, 그들만의 응원곡으로 완전히 바뀌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밀라노(이탈리아)=이윤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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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북부의 감정의 골이 깊다는건 알고있었는데..
이런 정도까지인줄은 몰랐는데요;
그나저나 주장에게 휘바람조롱을 하다니 망할자식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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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유벤투스(2005~2017)reras Lv.31 / 14,470p
댓글 3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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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0
역시 이탈리아는 저런 문제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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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알레
2006-10-11
우리나라와 정말 비슷하죠.
어쩔 수 없는 국색이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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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1
그래도 스페인의 그것 만큼은 아닌가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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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 A 31R
# P
3 나폴리 19 5 6 62
4 코모 16 9 5 57
5 유벤투스 15 9 6 54
6 AS 로마 17 3 10 54
7 아탈란타 13 11 6 50
Serie A 31R ×
# P
1 인테르 22 3 5 69
2 AC 밀란 18 9 3 63
3 나폴리 19 5 6 62
4 코모 16 9 5 57
5 유벤투스 15 9 6 54
6 AS 로마 17 3 10 54
7 아탈란타 13 11 6 50
8 라치오 11 11 9 44
9 볼로냐 12 6 12 42
10 사수올로 12 6 13 42
11 우디네세 11 6 13 39
12 파르마 8 11 12 35
13 제노아 8 9 13 33
14 토리노 9 6 15 33
15 피오렌티나 7 11 13 32
16 칼리아리 7 9 15 30
17 크레모네세 6 9 15 27
18 레체 7 6 17 27
19 피사 2 12 16 18
20 엘라스 베로나 3 9 1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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