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R7JUV
  • 조회 수 645
  • 댓글 수 6
  • 추천 수 4
2020년 6월 29일 03시 57분
지난해 11월 '인천을 잔류시키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던 유상철 감독(49)이 그라운드를 떠나며 남긴 마지막 약속도 지켰다. '돌아온 영웅' 유 감독이 다시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잡는다. 28일 인천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유 감독이 인천과 복귀에 대한 교감을 마쳤다. 7월 2일 쯤 공식 발표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유 감독은 지난 1월 췌장암 치료 차 자진사퇴한 후 5개월여만에 전격적으로 인천에 복귀한다. 임완섭 감독이 지난 27일 서울전 패배 후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인천은 유 감독의 복귀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숨가빴던 이틀이었다. 인천은 최악의 위기에 놓였다. 7연패. 최하위였다. 9경기 동안 1승도 신고하지 못했다. 줄부상에 이어 내부 갈등까지,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임 감독이 사퇴의 배수진까지 치고 나갔던 서울전마저 패했다. 인천은 임 감독의 사퇴 의사를 빠르게 수습한 후, 후임 감독 물색에 나섰다. 마땅한 인물이 없었다. 지금 위기의 인천을 구해줄 수 있는 감독은 딱 한명, 유 감독 뿐이었다.

알려진대로 유 감독은 췌장암 투병 중이다. 눈에 띌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던 유 감독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몸상태를 세상에 알렸다. 췌장암 4기. 현역시절부터 정열적이고 헌신적이었던 유 감독이었던만큼, 팬들은 물론 축구계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유 감독은 투병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벤치에 앉았다. 인천을 극적으로 잔류시킨 유 감독은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지난 1월 인천 지휘봉을 내려놨다. 혹시 모를 투병 생활로 팀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이후 항암 치료를 이어나갔다.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기는 했지만, 예정대로 치료 스케줄을 소화했다. 확실히 운동을 했던 몸이라, 힘든 항암 치료를 씩씩하게 이겨냈다. 물론 고열로 몇차례 응급실 신세를 지는 등 힘든 순간도 있었다. 그리고 지난 25일, 당초 예정보다 한번 더 진행된 마지막 13차를 끝으로 항암치료를 마쳤다.

검사 결과는 대단히 고무적이었다.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암이 줄어들었다. 담당 의사가 "일상 생활은 물론 대외 활동도 가능하다"고 할 정도였다. 이제 먹는 약으로 치료를 이어가기로 했다.


뼛속부터 축구인인 유 감독에게 투병 생활은 쉽지 않았다. 치료도 치료지만, 무엇보다 현장에 나가지 못한다는 답답함이 컸다. 인천의 명예감독이었던 유 감독은 항암치료가 끝날 때마다 전지훈련부터 연습장까지 직접 찾아가는 열성을 보였다. 물론 임 감독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먼발치서 지켜보는 정도였다. 시즌이 시작된 후에도 가급적 홈경기는 거르지 않았다. 조용히 경기장을 찾아 경기 모습을 지켜보고 갔다.

유 감독은 인천의 위기가 계속되자 인천 고위층과 해결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때부터 조금씩 복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누구보다 현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를 잘 알고, 무엇보다 패배주의에 빠진 선수단의 분위기를 바꿔줄 수 있는 이는 유 감독 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 감독을 직접 추천했던 유 감독도 말을 아꼈고, 유 감독의 몸상태를 잘 아는 인천도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위기가 최악을 향해 치닫자,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임 감독 사퇴 후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유 감독과 인천 고위층이 만났고, 이후 전격적으로 복귀가 성사됐다. 물론 전제는 유 감독의 몸상태였다. 인천 고위층은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심정으로 세밀한 검토에 나섰다. 주치의 면담 결과, OK 사인이 떨어졌다. 무엇보다 유 감독의 의지가 컸다. 자신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인천과 팬들에게 어떻게든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유 감독 입장에서 인천의 위기를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집에서 요양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팀을 잔류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아내와 가족들도 이미 축구 생각에 저만치 가 있는 유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인천은 어렵게 결심을 내린 유 감독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줄 계획이다. 당장 이번 여름이적시장부터 대대적인 영입에 나선다. 외국인 선수는 물론 국내 선수들도 여러명 물망에 올려놓고,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천은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고, 유 감독이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고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계획이다. 이를 위한 다양한 장치도 고려 중이다. 주중 FA컵은 대행 체제로 진행되고, 4일 울산전부터 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돌아온 유 감독이 다시 한번 인천을 잔류시킬 수 있을지, 유 감독도, 인천도 또 한번의 특별한 동행을 시작한다.

행복축구하세요 감독님 응원합니다
Profile
CR7JUV Lv.33 / 18,014p
댓글 6 건
프로필 이미지
2020-06-29

아고... 감독이라는 자리에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닐텐데 병세가 악화되지만은 않았으면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20-06-29
추천
2

아무리 강한 병이라도 마음이 중요한거같더라구요

 

예전에 홍정한이라는 악성 뇌종양 4기 환자를 TV에서 봤는데

치매 말기이신 할머니를 보필하시면서 "할머니보다 먼저가면 안되잖아요"라며 웃으셨어요

이후 그분은 인터넷방송도 하시며 성실하게 할머니를 돌보았고

뇌에 좀 큰 종양이 생긴 다른사람과 다르게 아주 멀쩡하고 티가 안났어요

 

하지만 할머니가 올해초 돌아가시고나서

1주일도 안되어 종양이 급속도로 악화되었고

영상에서도 눈에띌정도로 상태가 많이 안좋아졌길래 눈물이 흘렀어요

 

그러나 웃음과 긍정을 잃지 않으시고 여전히 항암치료 잘 받고있다고하는데

 

유상철감독님도 끝까지 버티셔서 완벽하게 치료되셨으면 하네요

 

프로필 이미지
2020-06-29
말씀하신 예를 보니 신영록 선수가 생각나네요. 병에는 무언가 하려고 하는 의지만큼 좋은 약이 없는 것 같습니다. 좋은 정보 얻고 가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2020-06-29

뭉찬에 나왔던거보면 혈색도 좋아지고 황달도 줄긴한거 같은데 무탈하시길... ㅠ

프로필 이미지
2020-06-29
헐.... 근데 감독 자리가 보통 스트레스 받는 자리가 아닌데 많이 걱정되네요... 그래도 댓글 분 말씀처럼 감독직 그 자체가 살기 위한 의지를 들어올리는 지렛대가 되기도 할 거 같아보여요...
프로필 이미지
2020-06-29
최근에 sk(야구) 염경엽 감독이 스트레스 때문에 실신했었는데 걱정이네요..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2023/24 시즌 일정(36R까지+코파결승) [2] title: 2006 이탈리아 골키퍼휘바투메이플 23.08.03 11125
공지 유베당사 디스코드 서버에 초대합니다 [16] 운영진 22.11.27 6467
화제글 바르샤 역대 1위 인물 크루이프 vs 메시 누구라... [10] 석호찡 24.05.05 496
화제글 점유율 "38" [5] 대충히로 24.05.06 580
화제글 데 로시, 알레그리에게 레버쿠젠 이기는 방법을... [5]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6 346
화제글 키에사 vs로마 모음.x [5]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6 372
화제글 라인업 [4] title: 93-12 알레산드로 델피에로이상 24.05.06 160
171242 일반 스탭진 모십니다용. +수정 8월5일 [13]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3 8409
171241 일반 유베 관련 사진 올려주세요~ [22]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4 11683
171240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 Alessandro Del Piero [106] 춤추는알레 05.08.06 10898
171239 일반 이건 대체 뭐시긴... [7]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7 8376
171238 일반 칸나바로 인터뷰 [1]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7 6642
171237 일반 TIM컵 밀란 : 유베 [1]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7 7862
171236 사진 [사진] 유베 캠프에 도착한 비에이라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7 3744
171235 일반 [팀소개]유벤투스의 모든것!!!!!!!!!!! [8] 춤추는알레 05.08.07 8382
171234 ☆☆ 마우로 카모라네시 Mauro Camoranesi [47] 그리피스 05.08.07 10728
171233 일반 [영상] 프리시즌 벤피카전 2골 [8] 그리피스 05.08.07 4520
171232 일반 [잡담] 감동! 라이TV로 본 경기! [8] 유벤티나 05.08.07 8071
171231 ☆☆☆ 다비드 트레제게 David Trezeguet [42] 춤추는알레 05.08.08 10384
171230 일반 근데 로마전은 [1]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9 6410
171229 일반 작년에 단체사진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9 4421
171228 일반 [동영상] 04/05 유베 vs 레지나 델피에로 하이... [3]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9 3317
171227 일반 델피에로 스페셜 [3] 그리피스 05.08.09 8403
171226 일반 카펠로, 로마전 투톱은 알렉스 & 즐라탄이다. [6] No.10 DelP.. 05.08.09 7579
171225 일반 로마의 선수영입 처분 철회.. 그래서 [3] Pavel_Fore.. 05.08.09 7484
171224 일반 [Official] "프랑스의 부름을 거절할 수 없다" [5] 유벤티나 05.08.10 8205
171223 [후라유베] 공식매거진 "HURRA' JUVE" 소개 [3] 유벤티나 05.08.10 2871
출석체크
아이콘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