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댓글
최신 글
아드레날린- 조회 수 2356
- 댓글 수 0
- 추천 수 39
파비오 칸나바로 -카데나치오의 저 편-
>잘 기능하지 않는데에 대한 답답함
독자 여러분, 오랫만입니다.
전회 이 칼럼을 썼을 때는 크리스마스 휴가가 막 끝난 때였습니다만,
그 후로 두 달, 유감스럽게 인터에게 있어서도
나 자신에게 있어서도 어려운 나날이 이어지고 있어요.
인터와 같이 승리가 의무화 되어있는 팀은, 여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여러가지 요소가 마이너스 방향으로 점점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것을 되돌리기는 이만저만한 일이 아닙니다.
가장 큰 요소는 부상과 출장정지로 매 시합 세 명 혹은 네 명이나
주력선수가 빠진 상태에서 싸우지 않으면 안되는 것.
이처럼, 나도 2월 첫 유베전(코파 이탈리아)에서 왼쪽 대퇴이두근 근육파열이 되는 바람에,
3주 꼬박 팀에서 떨어져 재활훈련에 힘쓰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그 시합 전부터 허벅지 안 쪽 부분에 위화감이 있어서
유베전에서도 테이핑을 하고 출장했었습니다만,
처음 공을 잡은 후 공을 찼더니 근육이 툭 끊어져버렸습니다.
지난 시즌 경골에 금이 간 채로 플레이를 했던 이야기는 전에도 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통증을 덜기 위해서 균형이 무너진 주법을 택하게 되었고,
그 나쁜 영향이 무릎, 허리, 허벅지 등 여러 부분에 나타난 것입니다.
이전에 수술했던 무릎의 반월판도, 때때로 염증이 나서 붓곤 했고...
뭐, 이런 작은 통증은 우리 칼챠토레(축구선수)에게 있어서는 직업병같은 것이니까,
사소한 부담으로 몸이 죽는 소리를 내지 않도록,
착실히 근육을 계속 강화시키지 않으면 안되지만요.
재활 중에는 오직 트레이닝 센터와 러닝의 나날.
하반신 근육은 단련하지 않으면 금새 약해져버리기 때문에,
다친 부분 이외에는 머신에서 부하를 주어 근력 유지와 파워 업을 위한 메뉴를 소화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나는 긍정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이런 부정적인 시기도 필요 이상으로 심각하게 되지 않고 어떻게 잘 극복할 수 있었어요.
팀의 부진을 눈 앞에 두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 자신에게는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내가 우울해 한다고 해서 사태가 변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어쨌든 한시라도 빨리 복귀하기 위해서 해야할 일들을 할 수 밖에 없다,
라고 마음을 고쳐먹고, 매일 트레이닝에 열심히 임했던 겁니다.
그렇다곤 해도, 팀이 이렇게까지 힘든 상황에 몰릴 줄은 솔직히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요 3주간, 우디네세전(1:2), 밀란과의 더비(2:3), 브레시아전(1:3) 등
산시로에서 3연패를 맛보고 이윽고 서포터들까지도 적으로 돌아서버렸어요.
이럴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은 정말 답답한 일입니다.
부진의 원인은 여러가지 있지만, 첫 계기는 미드에 부상자가 속출해,
팀 메카니즘이 엉망진창이 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케로니 감독의 전술은 항상 컴팩트한 진형을 유지하고,
높은 위치에서 공을 빼앗아 나가는 것이 기본형입니다.
미드에서 공격적으로 압박을 가해, 공간을 좁혀 둘러싸는 것입니다만,
그것을 위해서는 자네티나 알메이다와 같이 체력이 강한 인콘트리스타
(볼 탈취가 전문인 수비형 MF)의 존재가 굉장히 중요해요.
그러나, 그 두 사람이 모두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해 버리고,
미드필더가 거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파리노스나 라무쉬, 스탄코비치나 엠레는 같은 센터 하프라도 다른 개성의 소유자이니까요.
최종라인을 높이 두고 유지해 버티려면
그 뒤에 패스를 통과시킬 여유, 즉 시간과 공간을 상대에게 주지 않도록
미드가 항상 공을 가진 선수에게 압박을 가해주는 것이 대전제가 됩니다.
거기에 확신을 가질 수 없으면,
우리 수비수들로서도 상대가 뒷 공간을 쓰게 만들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밑으로 내려와 대응할 수밖에 없어집니다.
그 결과 라인의 간격이 점점 벌어저,
컴팩트한 진형에서부터의 공격적인 수비를 할 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그런 시합이 이어지는 사이에 팀 전체가 자신들의 축구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하나 하나의 플레이에 주저함이 생기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특히 눈에 띄는, 피치 위에서 예민해진 선수가 별것 아닌 파울로 퇴장을 당해버리는 장면도,
근원은 팀으로서 잘 기능하지 못한 것에 대한 답답함에 있다고 생각해요.
전술적인 면에서 심리적인 부분까지 문제가 퍼져버리고 있다는 느낌일까요.
>프로 선수에 대한 잘못된 인식
인터의 서포터들은 모두 정말 이 클럽을 사랑하고 있고,
매해 매해, 이번 해야말로, 란 강한 기대를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팀의 부진이 이어져 타이틀에서 멀어지면,
너무 사랑스러워 한 나머지 증오가 100배가 되어버리는 식이 되어버립니다.
때로는 불합리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비판의 화살이 쏟아지는 일도 있습니다.
가끔 그 타겟이 내가 되기 때문에 그런 소리를 하는 건 아닙니다만...
사실 전 주에 재활도 한 텀을 끝낸 참에,
클럽에서 이틀간의 휴가를 받아 가족끼리 코르티나 단페초에 갔습니다.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 주, 돌로미네 산 중심에 위치한 유명한 스키리조트)
거기서 아이들과 스키를 탔습니다만 내 모습을 발견한 누군가가,
"칸나바로는 부상 중이면서 코르티나에서 태평하게 스키나 타고 있더라.
분명 그건 꾀병일 것이다."
라고 퍼뜨린거에요. 그래서 클럽에는 서포터들로부터 항의가 쇄도했고 곤란한 소동이 되었습니다.
물론 나는 재활중에 스키를 즐길 무책임한 인간은 아닙니다.
다만 잠깐 휴가를 이용해 가족들에게 서비스를 한 것 분인데,
그걸 가지고 마치 나쁜 일인 마냥 문제삼아 버렸습니다.
굉장히 유감스러웠던 동시에 분노를 느꼈어요.
하지만 이렇게 악의로 가득찬 소문이 믿어지게 된 배경에는,
프로 축구선수들에 대한 세간의 잘못된 인식이 적지 않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다 쓸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벌고, 페라리나 포르쉐 같은 고급차를 굴리면서,
매일 밤 나이트에 다니며 여자들도 확확 갈아치우고,
클럽이나 유니폼에 대한 애착같은 것은 티끌만치도 없다..같은 거요.
물론, 세리에A에서 플레이하는 500명 이상의 선수들 중에는,
그런 녀석들도 몇몇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프로 축구선수 전원이 그런 인간이라고 생각되어지거나,
의심받는 것은 정말 어처구니 없어요.
프로라는 것만으로 그 사람에게 같은 딱지를
일방적으로 다 붙여버리는 케이스가 이탈리아에서는 아주 많습니다.
그건 부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너무너무 유감스럽습니다.
자, 가족들에게 서비스를 하는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만,
나에게 있어서 가족이란 건 정말 소중한 존재에요.
평소에는 그다지 의식하지 않지만, 축구선수로서 곤란한 일에 부딪혔을 때는,
나에게 얼마나 커다란 의지가 되어주는지 몸으로 뼈저리게 느낍니다.
나는 운 좋게 나에게 있어 이상적인 여성과 젊었을 때 만나,
그대로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가 있었어요. 아이도 둘이나 얻었구요.
>오른쪽 어깨에 새긴 새로운 문신
아이를 가져보면 아버지로서의 책임에 관해 생각하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나는 아버지의 가장 커다란 일은 사람으로 살아나가는데 있어
소중한 가치관을 아이들에게 확실히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중요한 것은, 어리광을 받아주지 않고 엄하게 기른다란 점입니다.
나온 건 좋다싫다 하지 않고 아무거나 전부 다 먹지 않으면 안된다던가,
선물받은 장난감은 질렸다고 또 금방 새 것을 사달라고 할 수 없다라던가,
그런 교육을 확실히 아이들에게 하는 것이 아버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아들 크리스티안은 지금 4살 반입니다만 공을 차는 걸 아주 좋아해서
집 안에서도 언제나 축구공과 놀고 있습니다.
자주, 아들을 축구선수로 만들고 싶냐란 질문을 받습니다만,
아직 어리기도 하고, 별로 그런 식으로 생각한 적은 없어요.
하지만 아무거나 좋으니까 스포츠는 했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있어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배울 좋은 기회가 되니까요.
자기 자신의 몸을 알고, 능력을 높이고, 목표를 향해 몰두하고,
여러가지 인간들이 있는 속에서 집단의 일원으로서 행동하는 법을 몸에 익혀 나갑니다.
특별히 그게 축구일 필요는 없지만, 어떤 스포츠에는 반드시 도전시키고 싶어요.
뭐 이런 이유로 코르티나에 가서 기분전환도 했고,
드디어 피치로 돌아와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남은 시즌은 조금이라도 인터의 승리에 공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시즌이 끝나면 금새 유로 2004도 다가와 있습니다만,
대표팀 일을 생각하는 건 그 때가 오고나서도 충분해요.
우선은 인터에게 남은 목표-우에파 컵 타이틀과 다음 시즌 챔피언스 리그 출장권 획득-
을 달성하기 위해 집중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사실 전열을 이탈해 있던 사이, 새로이 한 번 기합을 넣어보려고 생각해서,
오른쪽 어깨에 새로운 문신을 새겼습니다.
이전부터 전투의 정신을 상징하는 전사의 그림을 새기고 싶었습니다만,
인디안이나 검투사 등은 진부한 것들이잖아요.
그럴 때 '라스트 사무라이' 란 영화를 보고 굉장히 감동을 받아서 팍 뭔가가 와닿았습니다.
그래, 그 사무라이 그림을 새기자, 라구요.
마무리는 최고였습니다. 내 스스로도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아직 아무데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만,
언젠가 기회가 되면 모두들에게도 선보일테니 부디 기대를.
그러니, 사무라이 정신으로 싸우는 칸나바로의 응원을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월드사커다이제스트 4월 1일 헤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