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관 후기

1. 이번엔 간단히 하는 단관이니 괜찮겠지 했다가 또 피볼 뻔 헀습니다.  매주 새벽 축구를 챙겨보는 유럽축구팬과.. 저녁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술집의 날짜 인식은 다를 수 있더군요-_-.. 11시에 혹시나해서 체크해본 결과 예약한 거 내일이 아니었냐며... 가능한 한 빠르게 2층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안일했던 저 대신 신경써주신 horang2님 정말 감사합니다. 늘 자기 일처럼 당사 일 신경 써주시는 형 동생들 덕분에 미흡했던 점이 수습되는 것 같네요. 그리고 간붐에게 술을 주지 마세요.

2. 관람 환경도 썩 좋다고는 못했습니다. 매장 내에 노트북 있으니 괜찮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혹시나 몰라서 오기 직전에 당사 회원 한 분의 랩탑을 챙겨갔는데, 그게 천만다행이었죠... 매장 내 있다던 노트북의 운영체제는 윈도우 XP였습니다.. 가뜩이나 TV 중계도 아닌 솝캐나 스트리밍으로 보는 단관이었는데 너무 부실하게 준비한 바람에 거의 킥오프 5분전이 되서야 화면이 나왔습니다. 준비위가 아닌데도 앞장서서 도와주고 신경써준 도라미님께도 감사하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간붐에게 술을 주지 마세요.

3. 찬조금 내주신 풍사님, 귀한 문어를 가져오신 가이버님, 예쁘게 텍스트까지 제작해서 케익 가져오신 기화병가님 모두 덕분에 잘 먹었습니다. 르네님은 여태까지 단관 안 오시고 뭐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음번부터 테이프로 손에 마이크 감아주고 장내 아나운서 시키겠습니다. 제 지인까지 왔으면 오프에 유벤티나가 네 명이 모이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수 있었는데, 그 녀석이 당일 부상으로 명단 제외되는 바람에.. 남초 지역에 어려운 걸음 해주신 유벤티나 분들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분위기가 많이 달랐... 아, 간붐에게 술을 주지 마세요.

4. 그리고 이건 정산하면서 발견한 건데, 아무리 회비처리를 하고 음주를 즐기는 자리였지만 병뚜껑만 따 놓고 거의 한 모금 정도 마시고 빈 병 담는 통에 같이 버려져있던 5000원대 병맥주 2 병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술자리와 계산방식을 어떻게 꾸릴 지를 더 생각해보는 건 준비위의 몫이겠지만, 그래도 우리 중 누군가가 자행했을 저런 모습은 좀 많이 아쉬웠습니다 쩝.. 간붐에게 술을 주지 마세요.

5. 생각보다 뜨거운 호응이 있었던 덕분인지 좌우로 분단되어 관람을 하는 상황이 생겼었는데, 다음번엔 더 나은 장소를 섭외하겠습니다. 당장 다음 주 리그 경기도 이번 주와 똑같은 시간이라 수요조사를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더 나은 장소에서 더 저렴한 회비로 즐기는 자리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그래도 간붐에겐 술을 주지 마세요.

6. 별로 한 일도 없고 혼자 한 것도 아닌데 연식이 차서인지 하룻밤 샌 거 만으로도 몸이 팍팍 쳐집니다. 시원하게 3-0으로 이긴 경기를 보고서도 몸이 이렇다니..ㅠ 그래도 술기운이 많이 오르신 베나티아님 같이 이런 자리 마련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했던 얘기를 또하고 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별 깜냥 없는 제가 또 용기내서 이런 자리 파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 단체관람이나 오프모임에 나오셨다면 그 때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유벤투스 팬끼리 모이면 얼마나 즐거운지를 당사 회원 모두가 느낄 수 있도록 후기를 많이 많이 남겨주세요. 부족했던 점을 지적해주시는 것도 달게 받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간붐에게 술을 주지 마세요.

PS : 간붐에게 술을 주지 않는 조건으로 8/27 01:00 A.M. 제노아전 원정 있는데 단관 희망하시는 분?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