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ll Never Walk Alone

안녕하세요.

이 홈피에 글을 써 본 적도 참 오래되었군요. 아드레날린님이 처음 이 홈피를 만드셨을때 와서 본 기억이 납니다. 아이콘 같은 것도 넘겨 드리고 했습니다만.

오늘 제가 이곳을 방문하게 만든 것은 다름이 아니라 셀틱 코리아에 '춤추는 알레'님께서 친히 글을 남겨주셨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 대 독일전을 보시고 느낀 점을 소상히 써 주셨더군요. 유벤투스의 기약없는 다음 시즌을 포함해서요.

수많은 유벤티노들은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었을 겁니다. 자기가 사랑하고 그토록 아끼던 클럽이 비리에 연루되다니.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이 남 앞에서 엄청난 창피를 당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으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강등된 것 보다도, 그동안 믿었던 선수들이 하나 둘씩 떠나고.. 다른 클럽들은 그 선수들 채갈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는 점. 그것 또한 유벤투스 서포터들을 더욱 좌절스럽게 만드는 사실이지요,

또한 몇몇 서포터들은 비안코네리를 버리고 자신의 색깔을 바꾸어버릴 것입니다. 글로리 헌터란 어디에나 있는 법입니다. 특히 유벤투스가 빛이 날 때는 함께했다가, 좌절을 경험할 때에는 외면하는 사람들은 많을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가슴에 유벤투스를 담아두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누가 뭐라 하든 유벤투스는 여러분들에게 가장 자랑스러운 클럽이며, 언제까지나 함께 하여야 할 것입니다. 비록 저는 늦게 리버풀, 셀틱 팬이 되었지만, 리버풀 서포터들은 20년을 넘게 믿음을 갖고 기다려 왔기에 2005년에 기쁨과 감동, 한이 섞인 눈물을 흘리면서 유럽 챔피언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고, 90년대 내내 라이벌 뒤에서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셀틱 서포터들은 그에 굴하지 않고 자랑스럽게 팀을 서포팅했기에, 오늘날 스코틀랜드 챔피언의 위용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현재 한국의 유럽 축구 서포터들 중에서도 제가 열혈적인 서포팅을 한다고 생각하는 팀은 프리미어리그나 분데스리가, 세리아의 그 어떤 팀도 아닌, 잉글랜드 2부 리그(챔피언쉽)의 리즈 유나이티드입니다. TV로 볼 수 없어도, 단 한경기 보는 데에도 매우 힘이 들더라도, 라디오 중계로라도 경기를 보려고 하시는 분들이며 정모를 한다고 하면 매우 많은 분들이 모이시고, 서포팅 팀을 위해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여러 면에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적극적으로 나서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서포터들이 진정 팀을 자랑스러워 하고 아낀다면 팀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건 그 팀은 빛이 나기 마련입니다. 이런 점에서 유벤티노들이 이번에는 좀 더 힘을 내야 할 상황입니다.

게다가 이번 사건에서는 비단 유벤투스만 잘못한 것이 아닙니다. 이탈리아 축구계에 상주하던 비리 문제가 크게 엮여서 이번에 폭로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유벤투스가 가장 큰 희생양이 되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이탈리아 축구계가 좀 더 발전해 나간다면 그것이 유벤투스를 위해서도 좀 더 나은 길일 것입니다.

앞으로 유벤투스가 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무시당할지, 어떤 상황에 처할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저는 솔직하게 유벤투스라는 팀을 좋아한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어려운 상황에 처할 팀을 계속 열렬히 응원하실 유벤티노들을 좋아하게 될 것 같습니다.


모두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