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tle: 20-21 써드아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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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일 15시 54분

또 한 번의 10년을 닫는 시기가 오는 동안, 세리에 A를 지배한 클럽은 오직 하나였다. Emmet Gates가 주저앉았던 유벤투스가 8연속 스쿠데토 우승 팀으로 탈바꿈했는지 되짚어본다.

 

 

칼치오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어느 팀이 그 시대를 대표했는가를 생각해보면 타당한 이유를 들어 다음과 같이 열거할 수 있다. 1980년대는 유벤투스와 나폴리가 양분헀고, 1990년대는 유베와 밀란의 프리즘으로 비춰질 것이다. 그 후 2000년대의 대부분은 인테르에게, 그 나머지 부분은 로쏘네리가 차지했다. 2010년대? 논쟁의 여지가 없다.

 

2010년대의 마지막 날들을 보내면서, 이 사실은 꽤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여러 팀이 아닌 단 하나의 팀이 10년을 사로잡은 흔치 않은 사례인 것이다. 이탈리아 축구의 지난 10년을 독식한 유벤투스만큼의 위세에 있던 것은 1940년대 후반의 신화적이었던 그란데 토리노 뿐이었다. 2010년 초 유벤투스 스스로의 위치를 감안해보면, 2011년부터 시작된 유베의 지배는 깜짝 놀랄 일이었다.

 

유베의 우월성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점은 바로 그들이 석유자본이나 국가급 후원자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늘날의 기준에 비춰보면 유베의 접근방식은 오히려 평이했다. 맞물려 돌아가는 계획, 기민한 영입, 그리고 무엇보다 올바른 감독의 선임.

 

2010년대 초 유베는 스스로가 평범한 굴레를 맴돌고 있다고 생각했다. 칼치오폴리 직후의 시기 그들은 진정한 의미의 타이틀 도전에 이르기를 버거워했고, 이미 30대 중반에 이르렀던 델피에로, 네드베드, 트레제게의 무거운 다리에 크게 의존했다.

 

클럽의 윗 사람들은 축구에 대한 지성이 결여되어있었다. 회장 장 클로드 블랑과 디렉터 알레시오 세코는 대단히 충격적인 실수를 연발하고 있었고(사비 알론소를 거절하고 폴센을 택하거나, 멜루에게 25m을 쓰는 등), 이탈리아의 기관으로서 그들은 옛날 자신의 매마른 껍데기로 다시 돌아가고 있었다.

 

마닝거, 카세레스, 레그로탈리에, 키엘리니, 그로쏘, 살리하미지치, 멜루, 폴센, 마르키시오, 디에구, 트레제게. 2010년 1월 6일 파르마전의 선발 명단만 살펴봐도 이 사실이 드러난다. 

 

이 선수들은 이미 정상의 시기를 지났거나(그로쏘, 살리하미지치, 트레제게) 초기의 잠재력을 결코 실현해내지 못했던(카세레스, 멜루, 디에구) 케이스였다. 그저 평범한 선수들을 뒤죽박죽 섞어놓은 것이다.

 

 

그 후 여름 아넬리 가문 사람이 비안코네리 왕좌를 되찾았을 때는 유베의 축을 뒤바꾼 세 가지 순간 중 하나였다. 전설적인 지안니 아넬리의 조카 안드레아가 사촌 존 엘칸에 의해 클럽의 회장으로 선출되었으며, 여기서 세리에 A의 왕조는 달라졌다.

 

아넬리는 올드 레이디의 몰골에 경악했다. 칼치오폴리 이후 이 팀은 두려움보단 반가움이 앞서는 상대팀이 되어버렸다. 수십년간 클럽을 정의했던 단어인 무자비함은 루치아노 모지의 얼룩을 지워내는 과정에서 사라져버렸다.

 

아넬리는 실수를 바로잡기 시작했다. 불운한 세코를 삼프도리아의 스포츠 디렉터 베페 마로타로 교체했고, 블랑은 클럽 내의 다른 직위로 보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가 나가고 지지 델네리가 들어왔다.

 

이 때부터 순탄한 항해를 지속했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다. 델네리의 짧은 토리노 생활 동안 또 한번의 7위로 세리에 A를 마쳤다. 성공의 두번째와 세번째 주춧돌은 2011년 중반 몇 달 새에 찾아왔다.

 

안코니오 콘테가 클럽의 문을 열고 들어왔고, 그는 아넬리와 같이 유베를 다시 혐오 대상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너희들은 2년을 조져놨다. 7위를 두 번이나 했어. 그러니 이제는 제대로 하거나 떠나거나 둘 중 하나다." 마르키시오가 회상했던 콘테의 말이다. 사라진 지 오래였던 칼치오폴리 이전 옛날 유벤투스의 워크 에틱에 있어 콘테만큼 본보기가 되어줄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세 번째 열쇠는 2011년 9월 유벤투스 스타디움의 개장이었다. 2003년 여름 유베는 토리노 의회로부터 혐오에 가까웠던 스타디오 델레 알피 부지를 25m에 빈틈없이 매입해놨고, 이 것을 쪼개 더 현대적인 경기장을 세울 아이디어에서였다. 이탈리아 특유의 관료주의와 한 두 번의 스캔들로 프로젝트가 연기되었지만, 결국 새 스타디움은 완공되어 2011-12시즌 초를 맞이했다.

 

유베의 매치데이 수익은 폭발적으로 뛰었다. 2010-11시즌 종료 당시 11.6m유로에 불과하던 수익은 한 해 후 31.6m유로로 치솟았다. 새로운 경기장은 델레 알피와 모든 것이 달랐다. 더 작고 현대적이며 떠들썩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친근감, 이제 팬들은 더 이상 육상 트랙으로 경기장과 나뉘어져있을 필요가 없었다. 분위기는 열광적이었다.

 

콘테는 첫 시즌에 우승을 따냈을 뿐 아니라 그것을 무패로 이뤄냈다. 1990년대 초 무서웠던 파비오 카펠로의 밀란 이후, 유베는 무적의 기록으로 시즌을 마친 첫 번째 팀이 되었다.

 

결정적으로, 콘테가 유베의 엔진을 가동시킨 시기에 인테르와 밀란은 각자 부진과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동안 독자적으로 클럽에 돈을 댔던 마시모 모라티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사실상 송유관을 끊었다. 게임의 역학구조가 변화하고 있었고, 두 오너는 더이상 헛된 프로젝트로 보이는 사업에 돈을 쏟아붇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었다.

 

이러한 이탈리아 권력의 공백기에 아넬리, 마로타, 콘테의 힘의 축이 유베를 진입시켰다. 지배의 앞길이 분명히 보였다.

 

 

실제로 지배력이 이어졌다. 콘테 하에서 2번의 타이틀을 다시 따냈고, 그 마지막은 3자리 승점을 기록했다. 그의 후임 맥스 알레그리가 또 4번의 우승을 쌓아내며 올드 레이디가 독차지한 10년을 구축해냈다. 10년간 이탈리아 축구에 걸린 트로피 30개 중, 유베는 절반 이상인 16개를 손에 쥐었다. 4년 연속 더블은 말할 것도 없었다. 누구도 비견할 수 없는 기록이었다.

 

트로피 캐비닛 뿐 아니라 수익 또한 두둑했다. 가장 저조헀던 시기였던 2010-11 시즌 클럽의 수익은 154m유로였다. 10년이 지난 후 수익은 621m유로로 부풀어올랐다. 이런 경영 성과의 대관식이 바로 2018년 여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영입이었다.

 

유베가 세리에 A 급을 넘어선다는 것은 분명함 그 이상의 사실이다. 아넬리는 이제 자신의 클럽을 더이상 밀라노 듀오가 아닌 유럽의 열강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과 프리미어 리그와 비교하고 있다. 유베의 수익이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아넬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단연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를 영입한 것이 모든 것을 뒤바꿔놓았다. 유베와 연관된 모든 카테고리의 모든 지표가 폭발했다. 소셜 미디어 지표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고, 호날두 영입이 공식 발표된 지 24시간 만에 470만명의 팔로워가 새로 생겼다. 그리고 현재는 세계 3위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클럽이다. 유베가 아디다스와 맺은 스폰서쉽은 호날두 영입 이후 재협상되어 시즌당 후원 금액은 시즌당 종전 23m유로에서 51m유로로 점프했다.

 

유베는 이제 스폰서쉽 계약을 통해 100m유로를 긁어모으고 있으며, 지프와의 46m 스폰서쉽은 밀란, 인테르, 로마, 나폴리의 스폰서쉽 금액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이 변화는 대단했고 신속했다.

 

2010년대를 마감하는 지금, 인테르만이 유베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팀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기업 쑤닝을 등에 업고, 유베의 체계 중 2/3인 콘테와 마로타를 고용중이다. 네라쭈리는 공동 1위로 윈터 브레이크를 맞이했다.

 

아직 다음 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른다. 하지만 2010년대는 언제나 흑백의 10년으로 기억될 것이다. 파워하우스의 재등장, 유벤투스의 10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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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ootball-italia.net/148155/decade-juventus

Profile
title: 20-21 써드아케 Lv.52 / 87,162p

Win the 57th match.
제 글은 당사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추천 자제좀ㅠ 알림이 너무 많이와요..

댓글 7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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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2
좋은 글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10년의 역사가 머리 속에 그려지네요. 앞으로의 10년도 기대가 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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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2
다음 10년은 유럽을 ..!!
유벤투스축구는 항상탑급 재능도 필요했지만, 정말 정신력을 요구하는 팀인것같습니다. 멘탈이 이대로면 실력이상의 촬영과 성과를 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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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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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1-12 무패우승 세레모니때 흘린 눈물을 잊을 수 없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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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2
되돌아보니 11-12 무패우승이 자비없는 흑백의 10년을 알리는 신호탄이었군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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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2

당시 콘테도 기대 이상의 성적이라고 평했었습니다. 사실 콘테 감독의 초안은 부임 첫 해 챔스권에 복귀하고 3년 내에 세리에를 탈환하는 것이었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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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3
콘테가 리그는 기가막히게 잡는 것 같네요ㅋㅋㅋ
다른게시판에 있는 아케님이 써주신 칼럼들도 자주 보곤합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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