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키시오 인터뷰 2: ＂제니트 스타디움은 내 인생 NO.3＂

Q: 러시아 사람들과 이탈리아 사람들은 비슷한가요?

러시아 사람들의 성격에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을 조금만 더 주시죠. 세 달밖에 안돼서 아직 뭐라 말을 못하겠네요. 그래도 축구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축구를 위해서 살죠. 경기가 90분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일주일 내내 지속되는 것 같아요. 팬들은 킥오프하기 며칠전부터 경기를 준비하고, 경기가 끝나면 3일 동안 경기에 대해 토론을 하죠. 이탈리아 축구팀들은 정말 막중한 중압감을 받고 있죠. 러시아에서는 이탈리아같은 느낌을 받진 않았어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면 그냥 끝나는거죠. 이 점에 대해선 이탈리아보다 좋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고 끝나고 나서 무슨 사건이라도 일어날지 걱정을 안해도 되거든요.

Q: 제니트 홈 경기의 분위기는 이탈리아랑 비슷한가요? 러시아에선 친선 경기에도 4만명의 관중이 몰려드는데요.

이탈리아에선 그런 일이 없죠. 중요하지 않은 경기라고 생각되면 경기장 절반은 텅 비어버리니까요. 이탈리아 경기장들이 너무 낡은게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니트는 정말 아름다운 새 경기장에서 뛰죠. 제가 뛰어봤던 경기장 중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겁니다. 친선경기에서 조차도 팬분들의 성원이 대단하죠. 선수들도 팬분들도 열정이 넘치고, 경기장에서 응원을 들으면 정말로 힘이 됩니다.

Q: 러시아에서 이미 여러번 인터뷰를 가지셨는데 러시아의 모든 것을 다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심지어 교통체증까지 좋아하시는 것 같던데 원래 가족분들이 이렇게 긍정적이신가요?

우린 가족이고 가족은 인생의 모든 일들을 함께 헤쳐나가야죠. 전 훈련이나 경기가 없을 땐 아내랑 아이들과 같이 있어요. 당연히 처음 러시아 왔을 때는 힘들었죠. 하지만 제 두 아들들이 도움이 됐습니다. 둘이 나이 차이가 있는데 신경안쓰고 늘 함께 잘 놀아요. 아내도 저도 전혀 걱정을 안하죠. 애들은, 이탈리아에서도 그랬는데, 국제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이젠 여기 사는게 편안하고 아내는 벌써 새 친구들도 여럿 사귀고 자주 놀러가는 곳도 생겼더라구요.

Q: 아드님 두 분 모두 축구를 하시는데 미래에 축구선수를 시키실 건가요?

아들들이 축구하는거 보면 정말 기쁘죠. 그런데 지금 시점에 그 얘기를 하는건 좀 이른 것 같네요. 제가 원한다고 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애들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애들이 정말 축구에 푹 빠졌습니다. 축구하는걸 정말로 좋아하죠. 덕분에 저도 행복합니다. 스포츠가 어린이들에게 정말 유익하다고 생각해요. 신체발달을 도와주고 협동심도 길러주죠. 축구는 정말 좋은 취미에요. 그래도 다비드랑 레오나르도가(아들들 이름) 미래에 축구선수까지 할 재능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죠. 두고봐야죠. 축구를 전업으로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을겁니다. 

Q: 큰 아들은 제니트 가즈프롬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죠? 작은 아들은 다른 축구 학교에 다니고, 상트페테르부르크 유소년들의 축구 실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축구 교실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체계가 잘 잡혀있고 코치들의 코칭 방법이나 아이들이 축구하는 모습들이 마음에 들었어요. 유럽 어디에서도 꿀리지 않을 수준입니다.

Q: 이제 새로운 팀과 러시아에 완전히 적응하셨다고 보면 될까요?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순위표랑 유로파리그 순위표를 보시면 둘다 저희 팀이 1등이죠. 국내 리그랑 유로파리그는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러시아 리그는 선수들간의 접촉이 많고 태클이 거칠고 공간이 적게 나는 편이죠. 개인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별로 없어요. 유로파리그에서는 좀 더 자유롭고 기술적인 경기가 나오죠. 그 차이에 익숙해져야하죠. 그래도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Q: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처음 도착하고 나서 하신 인터뷰 중에 러시아 구단들이 기술적으로 약하다는 말을 하셨는데 이에 대해 보충 설명 해주실 수 있나요?

나라마다 축구하는 모습이 다 제각각입니다. 차이가 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죠. 감독들이 어떻게 선수들을 지도하는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러시아 선수들은, 제가 봤을 때는 해외에서 경험을 할 기회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러시아 축구는 저에겐 익숙한 축구들과는 좀 다릅니다. 러시아 축구의 장점은 피지컬쪽인 부분이죠. 하지만 누구든 더 발전할 수 있는 법입니다. 서로서로에게 배울 수 있죠.

Q: 겨울 휴식기가 다가올수록 제니트가 승점을 획득하는게 더 힘들어졌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경기를 많이 뛰어서? 비행시간이 길어서? 피곤해서?

피곤해서 그런 것 같아요. 선수들 대부분 월드컵에 나갔었고 쉴 시간이 없었죠. 이미 말했던 거긴한데 이런 것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우린 모든 경기를 승리해야 해야한다걸 알고 있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힘든 시기에는 경험많은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할텐데요. 그러한 역할을 맡으실 준비가 되셨나요?

물론이죠. 하지만 축구는 팀이 하는 것임을 잊지 마세요. 한 사람이 승리를 이끌 수는 없습니다. 팀을 이끌 수는 있죠. 팀원을 독려하고 상황을 바꾸고... 하지만 승리는 팀으로서 하는 것입니다. 제니트라는 팀은 강합니다.

https://en.fc-zenit.ru/news/2018-12-04-klaudio-markizio-stadion-zenita-odin-iz-trekh-luchshikh-na-kotorykh-ya-kogda-libo-igral.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