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nsie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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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21일 20시 39분

 

못난 개인의 주관과 ‘역시 세리에하면 7공주지!’하는 과거뽕을 버무려 해당 글에 기재한 팀은 전반기 리그 테이블 상위 7개입니다.

 

1위부터 5위까지 승점차이는 불과 4점, 치열한 이번 시즌을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고 무엇이든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작성하기 시작했으나 만약 가능하다면,

 

평소 세랴에 관심이 없던 분들에게 일종의 ‘세리에A 후반기 입문 지침서’와 같은 글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런 거창한 목적에 비해 보잘 것 없는 개인의 한계가 여실히 존재하고, 따라서 이 글은 제가 결코 완성할 수 없는 미완의 글이 될 겁니다.

 

그렇기에 여러분들이 댓글을 통해 글을 함께 완성해주셨으면 해요. 제가 소개하지 못한 팀들에 대한 내용이나 의견의 제시, 내용의 보충 및 비판 그 무엇이든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글은 각 팀에 대해 간략한 소개식의 현황, 불안요소 및 향후 전망으로 구성될 것이고 순서는 본인의 편의에 따라 배열했으며,

 

너무나 당연히, 글의 내용은 사실이 아닌 본인의 주관에 불과합니다.

 

1. Inter Milan - 이진법 축구로 완성한 극단의 실리

 

이카르디와 한다노비치, 세랴에 관심이 덜한 일반대중이 인지할법한 인테르의 유명선수는 필드 양 극단에 위치합니다. 커다란 기대를 받았던 콘도그비아, 공격진의 새로운 첨병이 되주길 기대했던 페리시치도 그 기대치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지금,

 

인테르는 현재 <리그 최소실점, 11승 중 8번이 ‘1:0’승리>라는 희대의 2진법 축구를 구현하며 리그 1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한다노비치.jpg

 

‘올해도 여전한’ 방탄키퍼 역시 사람인지라 그냥 내쳐맞으면 당연히 실점이 나올 수 밖에 없고, 작년은 라노키아를 필두로 한 절망적인 포백의 활약 속에 저것이 처절하게 실현된 한 해입니다.

 

그러나 적절한 영입을 통한 4백라인의 재구성, 기존의 메델과 영입생 멜루의 활약, 기대하지 않았던 랴이치의 쏠쏠한 활약 덕에 현재 인테르는 어지간하면 ‘선빵 한 대로 승리를 챙겨갈 수 있는 팀’의 이미지를 재구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비교적 펀치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지금, 저 일격을 어떻게해야 더 아프게 쑤셔 넣을 수 있느냐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네라주리의 숙제겠지요.

 

허나 이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이미 그들이 갖춘 툴은 장기간 싸움인 리그에서 우승에 접근하는 가장 확실한 접근방법입니다.

 

비록 마지막 경기에서 라치오에게 덜미를 붙잡히며 멀찍이 앞서 나가는 것은 실패했으나, 전반기동안 가장 단단했던 방패에 균열이 생기지 이상 그들은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 중 하나일 겁니다.

 

2. Napoli - 영광스러운 대관식까지 필요한 한 걸음.

 

이구아인.jpg

 

나폴리는 현재 리그를 통틀어 공, 수 양면으로 가장 균형 잡혀 있는 팀이며, Serie A의 절대자 이구아인을 보유한 구단입니다. 올해는 그들의 로컬스타 인시네까지 함께 날뛰고 있어요.

 

저 두 선수의 독보적인 퍼포먼스로 인해 나폴리에는 웬만치 ‘요란한 활약’을 보이지 않은 이상 가려진, 그리고 앞으로도 가려질 가능성이 높은 축잘러들이 많고 주전 스쿼드에서 약점으로 지적할만한 점이 다른 구단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허나 그들에게도 나름대로 아쉬운 측면이 존재하지요. 애초에 완벽한 구단이란 건 존재할 수가 없으니까요.

 

사리가 구축한 나폴리의 축구에서 알랑과 조르지뉴, 함식으로 구성된 미드필더들은 현재 세리에A에서 ‘오직 한 명을 제외하면’ 가장 크다 말해도 괜찮을 정도의 부담을 소화하고 있고, 그렇기에 다른 곳은 둘째치더라도 허리는 두터워야 하는데 하필 저 곳이 헐렁합니다.

 

그리고 해당 문제의 근원은 지금의 나폴리가 리그와 유로파 모두 대권을 노리는 게 당연한 순리인 팀이 되어 버린 것에 기인합니다. 반드시 주요 선수들의 체력 안배 문제를 고려해야 해요.

 

질과 양이 풍족한 공격자원에 비해 허리자원이 이탈할 시 등장하는 건 작년 엠폴리에서만 못한 발디피오리나 경험이 부족한 샬로바, 그리고 다비드 로페즈(주변에 나폴리 팬이 계시다면 이 이름은 금기어에 가깝습니다)에요. 이 친구가 그래도 올 시즌은 비교적 개선된 모습이지만 그저 ‘낫 닝겐’을 벗어난 정도라서.

 

전반기 나폴리는 상대적으로 여유롭던 유로파리그에서 번갈아 가며 조르지뉴, 함식, 알랑의 숨을 고르게 했고 마지막 레기아 전에선 셋을 동시에 쉬게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괜찮은 내용의 승리를 거두는 팀이었어요.

 

그러나 나름의 체력분배 와중에도 알랑의 피로도는 제법 눈에 띄는 상태였지요.

 

일정이 빡빡한 유로파에서 맞상대할 팀의 레벨마저 올라갈 후반기, 가뜩이나 올해는 ‘애네는 왜 여기 있는거야 -_-’ 싶은 팀들이 다수 섞여있고 스테이지가 거듭될수록 저 셋은 더더욱 쉬기 힘들어 질 거예요.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서 알랑을 필요에 따라 ‘리그에서도’ 한 번씩 쉬게 해줄만한 서브 선수를 수혈한 뒤 약간의 기세가 더해진다면, 나폴리 팬들은 어렵잖게 환희에 찬 산 파올로 구장을 꿈 꿔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나폴리 팬을 기다리는 건 영광의 대관식이 아닌 아쉬움에 젖은 축덕들의 술자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ㅜㅜ)

 

3. Juventus - 벼랑 끝에서 잡은 끈이 생각보다 튼튼하더라

 

왔습니다. 이 애증의 구단이.

 

작성자는 유벤투스의 팬입니다. 그리고 지금 유벤투스 축구의 특징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라 한다면

 

부폰.jpg

 

‘저희에게 축구란 부폰입니다’ 라고 대답할 겁니다.

 

어떤 전술을 가지고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간다 하는 설명보다 ‘어, 일단 어떻게든 공격하다가 위험한 상황이 오면 부폰이 막아요.’라고 평하는 게 훨씬 솔직하거든요. 유벤투스의 전반기에 부폰이 없었다면 첼시와 연일 ‘여러분’을 열창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숱한 비난과 경질론에 시달리던 알레그리호는 대뜸 7연승을 거두며 ‘챔스에 발만 걸치면 안될까요 님들아’를 외치던 팬들에게 우리의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한편

 

순항 중이던 챔피언스 리그에선 맨체스터 시티를 두 번 잡은 후 세비야에게 발목을 잡히는 기염을 토하며 조 2위로 올라가 바이언과 조우, 연금술엔 댓가가 따르기 마련이라는 격언을 확인시킵니다.(왜 굳이 몸으로 확인해야 하는거죠)

 

14위까지 곤두박질쳤던 유벤투스가 지금 정도의 상승기류를 탄 게 어디냐 싶지만, 그렇더라도 작년같지 않은 보누치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겁니다.

 

전반기 보누치의 퍼포먼스는 수비진 가운데 제법 도드라지는 불안요소였습니다. 반면 그는 가장 성적이 좋았던 유벤투스의 쓰리백 기반 포메이션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그렇기에 개인의 폼이 불안정하더라도 기용해야만 했고 그 단점이 똥망 결과로 이어지기 직전에 봉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요. 때문에 본인은 올 해 유벤투스의 수비력은 반등의 성공으로 인해 일정부분 고평가되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후반기에 이 문제가 발목을 잡을지에 대해서 지켜봐야겠지요.

 

그러나 작년의 주축자원들이 이탈한 어려움을 (격렬한 진통이 동반됐을지언정) 전반기에 봉합할 수 있었던 건 분명 생각 이상의 호재에요. 개인은 그것을 알레그리가 해낼 것이라 보지 않았기에 보다 놀라웠고 사실 지금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생각하는 편입니다만, 우승에 도전할만한 분위기를 갖추는 데 성공했음을 부정할 수 없어요.

 

뭐 알레그리가 성공하면 저는 방구석에서 ㄲ..고긁이나 하면 되지 않겠느냐(...)

 

 

 

#잠시 쉬어가면서.

 

1부터 3에 해당하는 인테르, 나폴리, 유벤투스.

 

이 세 구단이 본인 주관 속 유력한 타이틀 컨텐더 라인입니다.

 

그리고 분명히, 바로 연이어 제시할 4, 5번에 해당하는 팀들 역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구단들이에요. 어느 구단이 우승해도, 어떤 구단이 우승을 못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즌이기 때문에 올 시즌이 더욱 재밌게 느껴지는 거겠지요.

 

굳이 나눈 건 우승 가능 여부의 분간이 아니라, 내포하고 있는 불안요소의 정도 차이를 짚기 위해서입니다. 그들의 불안요소는 앞 세 구단에 비해 농도가 조금 더 짙거든요.

 

그러나 6, 7번에 해당하는 구단은 챔피언스 리그 이상의 목표를 성취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하기에 글의 논조가 조금 다를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심장이 검고 빨간 줄로 이루어진 분이라면 마지막 일곱 번째 구단의 내용을 확인하기 전에 가급적 담배를 옆에 챙겨두실 걸 권해 드립니다. 솔직히 서포터 분들 기분 나쁘지 않게 쓸 자신이 없어요. 역량에 비해 난이도가 과하거든요(ㅜㅜ)

 

 

 

4. Fiorentina - 아름다움을 결과로 도출할 수 있을 것인가.

 

저는 얼마 전 ‘지금 Serie A에서 가장 볼 맛 나는 축구를 하는 팀이 누구냐’하고 물어보는 친구에게 망설임 없이 피오렌티나를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그리고 그 친구는 지금 성골 보라돌이 덕후로 변태하고 있습니다)

 

세리에 내에서 가장 높은 포제션에 기초하여, 흔히 표현하는 ‘공을 예쁘게 차는 팀’에 가장 합치되는 구단이거든요.

 

작년 후반기 세리에 최고 크랙이었던 살라와 몬텔라 감독이 이탈의 결정됐을 때, 누구도 피오렌티나가 올 시즌 이 정도로 무지막지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거라 예상치 못했을 겁니다.

 

전임자의 빈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를 넘어 ‘더 뛰어나다’라 평해도 무방할 만큼 소우자 감독이 구축한 피오렌티나는 The Guardian 인테르를 맞상대해 무려 4점을 때려 박으며 대파, 대체로 성공적인 네라주리 전반기 결과물의 치욕을 새기는 등 그들이 가진 매력을 결과로 치환할 수 있을 법한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본인이 피오렌티나가 후반기에도 전반기만큼의 페이스를 이어갈 거라 선뜻 장담하지 못하는 이유가 발레로에 쏠린 과부하 문제입니다.

 

발레로.jpg

 

이 남자가 출장하느냐, 경기 중 어느 곳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피오렌티나의 축구는 플레이 의 질과 양태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팀입니다. 그들에게 발레로는 위에 나폴리를 설명할 때 언급한 ‘오직 한 명’, 세리에A 각 구단 선수 중 가장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는 선수에요.

 

그런 발레로가 올 시즌 후반기에 만으로 31살입니다.

 

스타일 상 전성기가 꺾일 나이라 볼 수 없고 활동량이 문제되는 선수 또한 아니지만, 지금 의 부담을 1년 동안 혼자 소화할 수 있느냐에 대한 판단은 이야기가 다를 겁니다. 그의 부담을 덜어줄만한 로테이션 자원이 반드시 필요할텐데,

 

여기서 발생하는 딜레마가 저 친구의 역할 대체는 ‘어지간한 선수’로 안 될 거란 겁니다 -_-; 나폴리와 유사한 문제더라도 난이도가 달라요. 개인 주관 하에 저게 가능할 법한 선수들은 매물도 한정적이고 정말 비싸거든요.

 

어디서 예상치 못한 기똥찬 선수를 물어오든, 그들의 영스타 베르나르데스키의 가파른 성장세를 믿고 새로운 판을 마련하든. 무엇하나 쉬운 선택지는 없겠지요.

 

방법을 막론하고 발레로가 부진하거나 스타팅에서 빠져도 성과를 낼 수 있느냐에 대한 대답은 피오렌티나의 필연적인 숙제이며, 그 대답 여하에 따라 그들의 우승 가능여부가 달려있을 겁니다.

 

5. As Roma - 무뎌진 늑대의 이빨을 갈기 위해

 

대륙 대회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참사를 새기는 이 팀은 현재 세리에A 무대에서 가장 위협적인 측면자원들과 프리 키커를 보유한 구단입니다.

 

이걸 이해하는 방법은 굉장히 간단해요. 세리에A 로마의 경기 아무거나 틀어놓고 상대팀을 응원해보면 알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올 시즌 시작 전과 실제 잘 나가던 시즌 초까지, 이 팀을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로 꼽았었어요.

 

3R, 홈에서 유벤투스를 두들기며 정말 올해는 다르다!를 신뢰했던 많은 로마니스타들은 살라와 제르비뉴가 부상으로 동반이탈한 후 가슴이 콱 막히는, 제법 익숙한 경기를 봐야 했고 다른 상위권 구단의 도약으로 그들 최소한의 목표였던 챔피언스 리그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런데,

 

그 수렁 속에서도 모양새가 어쨌건 챔피언스 리그 조별 라운드를 통과했고, 패배가 예상되던 나폴리 원정에서 어떻게든 비기는데 성공하며 반등의 발판마저 부러트리진 않았어요. 한동안 방황하던 로마를 지금 위치까지 끌어올린 것 역시 뤼디이기 때문에 그는 로마에서 쌓아올린 실적을 마냥 무시받기 곤란한 나름 훌륭한 감독이지요.

 

루디 가르시아.jpg

 

그럼에도 이 남자가 로마 서포터들에게 만족스럽지 않을 이유로, 전 1년의 장기레이스 과정에서 타이틀 컨텐더들이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슬럼프 극복 능력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점을 드는 편입니다.

 

극복방법이 플랜 B 제시건, 모험수를 두는 결단이건, 같은 선수를 두고 공의 흐름이나 동선 등 시스템 변화건 다른 무엇이건 간에요. 결과만 나오면 다 용서가 됩니다. 유의미해 보이던 비판도 성적만 나오면 근거 없는 비난이 되어 버리는 게 축구판의 생리니까요.

 

재임 기간 동안 이 한결같은 문제에 시달렸다는 것을 뒤집으면 그 문제 말고는 용인할 만 했던 거고,

 

다시 한 번 뒤집으면 그 한결같은 문제가 3년 동안 해결이 안 되고 있던 겁니다.

 

지금 로마의 보드진은 전반기 최종전에서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우승의 야망을 드러내며 지난 날 그들의 영광을 함께 했던 스팔레티에게 배팅을 시도하는 모양새에요.

 

만약 이 도박이 잠시 무뎌져 있던 로마의 이빨을 다시 갈아내는데 성공한다면 로마의 우승 도전은 끝났다 평하기 이를 테지요.

 

물론 감독 교체가 성공의 만능키는 아닙니다. 부각되지 않아서 그렇지 오히려 전임자가 그리워지는 경우가 잦고, 중도 해임일수록 그 가능성이 높아요.

 

그렇더라도 로마가 이번 시즌의 우승을 노린다면, 이 배팅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이유 있는 과단일 겁니다.

 

6. Sassuolo - 가진 자의 것으로 가난한 자를 배불리 하리

 

(밀라니스타들이 치를 떠는) 사수올로의 축구는 상당히 전투적입니다.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으나 볼 점유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해당 분야에 장기가 없으며 플레이가 거친 편이에요. 그리고 이 팀은 16R까지 나폴리, AC밀란, 유벤투스, 라치오, 로마, 피오렌티나를 상대로

 

‘3승 2무 1패’라는, 왠만한 상위권 전력의 구단도 하기 힘든 실적을 이뤄냅니다.

 

올 해 승격 3년 차를 맞이한 이들은 첫 해 17위, 그 다음 해에 12위, 올해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한 경기를 덜 치렀음에도 당당하게 7위를 마크하고 있어요. 모든 승격 팀의 롤 모델이자 워너비죠. 특히나 이번 시즌은 그들이 자랑하던 쓰리톱 중 하나인 자자를 내보내고 난 이후입니다.

 

그럼에도 전반기 사수올로는 상대적 강팀을 상대로도 왕왕 중원싸움을 먼저 거는, ‘해볼 만하다’의 판단 에 있어 적극적인 클럽이었으며 그렇기에 지금 순위는 하위권 구단의 운칠기삼으로 해석할 결과물이 아니에요.

 

사수올로.jpg

 

그들은 더 이상 스스로를 하위권 전력이라 생각하지도, 그럴 이유도 없는 팀입니다.

 

이를 가능케 했던 것은 너나 할 것 없이 수비에 가담하는 전방자원의 공도 무시할 수 없지만 마나넬리와 미시올리를 주축으로 꾸려진, 이름값은 물론이거니와 세련됨과도 거리가 있으나 볼 소유권 탈환에 능한 중원의 활약을 집고 넘어가야 할 겁니다.

 

뭐, 그렇더라도 아마 순위표에서는 조금씩 뒤로 밀려날 확률이 높겠죠.

 

공을 여유롭게 소유할 때 플레이의 질이 떨어지는 편이라 템포가 죽은 상황에서 유효 슈팅 생산을 힘들어 하고, 때문에 상대적 강팀을 상대로 곧잘 승점을 따내는 반면 외려 수월할 거라 예상되는 경기에서 까먹는 승점이 많거든요.

 

단,

 

후반기 세리에A의 홍길동이 어느 대감 집 곳간을 터는지에 따라 리그 상위권의 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만약 대감들의 곡소리가 연일 끊이지 않는다면 사수올로가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지도 모를 일이지요.

 

7. AC Milan - 승리의 여신은 밀란을 향해 웃어줄 것인가.

 

올 해 밀란은 ‘바카’라는, 새로운 신앙이 될 수 있는 선수를 수혈한 팀입니다. 그리고 개인만 놓고 보면 저 선수는 새로운 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했어요. 아마 이구아인만 빼고 보면 세리에에서 가장 완벽에 가까운 공격수겠지요.

 

바카.jpg

 

그러나 밀란은 그런 바카와 기존 보나벤투라의 악전고투 속에서도 리그 6위로 전반기를 종료했고, 전 ‘올해의’ 그들에 대해 “리그 전반기 동안 자력으로 상위 다섯 구단들을 제쳐낼 힘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라 판단하고 있어요. 올해같이 경쟁 구단들의 전력이 올라온 상황에서 3위 안쪽 진입은 불가능에 가까울 겁니다.

 

그런 밀란이 속해있는 세리에에 배정된 대륙컵 티켓은 챔피언스리그 3장 / 유로파 3장이고 그나마 유로파리그 티켓 한 장은 국내컵인 코파이탈리아 우승팀에게 수여되지요. 현 순위 대로면 밀란의 차례까지 건너오지 않아요.

 

허나 그들에게 유로파는 감독이 올 해 종료 후 선수진 투자를 당당히 요구하기 위한 최소한의 가시적인 성과물이자 조건입니다. 안 되면 말고 하는 식으로 넘어갈 수가 없어요.

 

결국 특별한 반등을 전제하지 않을 시 기대할 수 있는 건 코파이탈리아 우승자가 저 다섯 중에 나오길 바라며 유로파 티켓이 돌아갈 리그 6위를 확보하거나, 밀란 본인이 우승해서 차지하는 그림이겠죠.

 

6위 확보의 경우 현재 밀란과 엎치락뒤치락하는 사수올로가 존재하는데 상기했듯이 이들은 워낙 도깨비같은 팀이라 잡을 법한 경기 놓치고 드랍하는 포인트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순위는 안정적이지 못 해요.

 

허나 이건 전반기 밀란도 마찬가지였지요.

 

때문에 그들 역시 앞만 보고 달려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꼭 두 팀이 아니더라도 리그 6위는 중위권 이상의 팀이라면 후반기 어느 순간 기세를 타고 확보할 수 있는 높이거든요. 어찌 보면 우승다툼보다 치열할 거예요.

 

불행 중 다행인 건 밀란의 코파대진표가 ‘결승 직행티켓’에 가까우리만치 굉장히 수월한 편이라는 겁니다. 이건 밀란의 모든 게 계획대로 안 풀려도 매달려 볼 수 있는 굉장한 확률의 복권이죠.

 

과연 니케는 밀란을 향해 웃어줄지요.

 

로쏘네리가 지난 날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선, 고산은 힘들더라도 앞동산까진 올라가줘야 할 겁니다.

 

 

#.마치면서

 

별 것 없이 더럽게 길기만 한 글이 이제 정말 끝났습니다. 긴 여정이었어요.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표하며 글을 마칩니다.

Profile
Monsieur Lv.9 / 929p
댓글 24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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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d
2015-12-21
보누치는 확실히 묘한거 같아요. 분명히 저번시즌 모든면에서 한단계 성장 했다는 확신을 줬는데, 최근에는 다시 콘테 시절의 어리버리하던 선수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비달이 이적하면서 중앙의 균형이 느슨해진 탓인지 단순한 기복인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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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1

이게 어쩌면 작년 퍼포먼스가 워낙 대단했던 친구라 상대적으로 더 평가절하당하는 걸지도 모르겠는데, 아무리 봐도 지금의 퍼포먼스는 개인의 책임을 벗어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후반기엔 보다 나아져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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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1
잘읽엇습니다 보누치 이번시즌거의풀주전아닌가요? 제생각엔 체력이문제가아닐까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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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1

저 친구 워낙 철강왕 스타일이라 체력문제는 감안하지 않았었...말씀하신 것처럼 단순히 지친걸지도 모르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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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1
이진법축구 ㅋㅋ 센스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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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1

사실 인테르에 관한 소식을 보다보면 자주 접할 수 있는 용어라서요 ㅎㅎ

 

'멋지다'는 표현은 김링크님의 프로필에 더 적합하지 않겠느냐 생각합니다. 존잘러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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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2
연예인사진입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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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1

잘 읽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세리에 강팀의 특성을 잘 훑고 넘어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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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2

개인적으로 인테르와 피오렌티나 내용에 대해 조금 더 압축해서 담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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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2

아 그리고 보누치 문제는 윗분 말씀대로 저번시즌 출전 시간과 올시즌 어느경기 하나 빠짐없이 출전한 여파도 어느정도 이해해야 하겠지만 보누치 같은 경우에 공이 땅위에 놓여졌을 때와는 정반대로 위급상황시에 공이 튀어 공중에 있을때 발에 공을 얹혀서 걷어내는 것에 대해 예전부터 미숙한 모습이였어요. 그것 때문에 실점 상황도 꽤나 만들었구요. 심리적으로 당황하면 킥력이 극하강을 하는 모양새죠. 반례로 바르잘리를 보면 바르잘리는 오히려 위기상황에서 더 정확하게 볼을 컨택해서 걷어냅니다. 수비수는 경험과 침착함이 태산과 같은 견고함을 만드는데 일단 작년에는 워낙 미들진의 수비력이 견고하고 양사이드 풀백들의 수비력. 3백일시에 양쪽 수비수의 클래스(키엘리니, 바르잘리)가 출중하다보니 본인 스스로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얻고 침착한 플레이를 할 수 있었죠.

하지만 비달이 빠져나가고 공수 양면으로 수비진을 도와주는 맑쇼가 부상으로 빠지니까 수비진이 요동을 치죠. 거기다가 보누치는 수비위치선점 능력이 탁월한 편이 아니에요. 키엘리니의 부담감이 느는 거죠. 키엘리니도 피지컬의 하락세를 겪고 있고 그에 따라 신체 밸런스가 무너지고 있는데 그런 키엘리니가 실수를 했을때 보누치가 빠르게 커버해서 막아내는 경우가 올해는 거의 없었고 보누치의 실수를 키엘리니도 거의 커버를 못했죠. 제가 봤을 때는 클래스 하락보다는 특정상황에 대한 약점이 이번 시즌에 두드러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보누치, 키엘리니도 분발을 해야 하고 미들진들도 정신차려서 수비해야 뮌헨전같은 빅매치를 잘 치룰 수 있을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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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2

 

확실히 말씀해주신것처럼 비달의 이탈로 1차 저지선 형성에 있어 작년과 상당 부분 달라진 건 확실하지요. 저 역할에 있어서 워낙에 스페셜리스트였던 선수라 케디라가 그대로의 역할을 부담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고, 가진 툴도 상당히 다른 두 선수라고 보고 있거든요. 

 

이 부분을 세세하게 따져보진 않았는데 추후 경기에선 다시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아요. 자세한 피드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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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2

인테르의 우노제로 축구도 놀랍고, 첫 시즌임에도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는 무리요 & 미란다 조합도 놀랍고, 이를 모두 해낸 만치니도 놀랍습니다. 그러니 어떻게든 끌어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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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2

인테르는 완전히 새판을 짰다 평가해도 될 정도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한 대이동이 있던 팀인데, 새로운 조각들이 아무리 뛰어날지언정 이렇게 빠르게 정비해낼거라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확실히 능력있는 감독이에요.  아무래도 데르비 이탈리아가 분수령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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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2
필력이 기가맥히네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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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2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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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2

글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

 

비올라는 몬텔라 나가고 힘들줄 알았는데, 야~악간 더 좋아진 모습이네요.

 

하지만 말씀 하신대로 얄팍한 스쿼드로 3-4위에서 왔다 갔다 할것 같습니다. ㅠㅠ

 

로마도 올해가 루디에게 주는 마지막 시간일듯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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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2

재밌게 봐주셨다면야 저야 만족합니다 외려 제가 감사하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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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6

이진법 축구 ㅋㅋㅋㅋ

각팀에 관한 한줄평이 모든내용을 요약하네요 대단한 필력이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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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4

아 이거 한동안 로그인을 안하다보니 너무 늦게 봤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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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5
좋은글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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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4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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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3

좋은글입니다. 그나저나 밀란은 언제 챔스권으로 올라오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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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4

아이거 제가 너무 늦게 확인을...ㅜ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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