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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22일 18시 18분

http://www.calciomercato.com/en/news/horncastle-from-zidane-to-pogba-juventus-and-the-art-of-the-sale-854482

 

 

지안니 아녤리 前 유벤투스 회장은 유베가 미셸 플라티니를 데려오기 위해 쓴 돈은, 축구적인 관점에서 빵 한 조각에 불과한 정도였다고 말하곤 했다. 그 후 유벤투스는 플라티니가 펼친 예술적인 축구와 함께 영광의 5년을 보냈다. 아녤리는 플라티니가 32세에 은퇴할 때까지 그의 향취에 빠져 있었다. Le Roi(플라티니, ‘왕’이라는 뜻)는 그 어떤 선수들보다도 - 심지어 지네딘 지단보다도 - 이탈리아의 왕(유벤투스)에게 크나큰 선물을 주었다.

 

운명적이게도, 1996년 3월에 열린 보르도와 밀란의 UEFA컵 8강전에 가서 지단을 지켜보라고 유벤투스에 추천했던 사람 역시 플라티니였다. 보르도는 산시로에서의 1차전을 0-2 패배로 마쳤지만,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당시 23살이었던 지단은 크리스토프 뒤가리의 두 골을 모두 만들어냈다.

 

“환상적이었다.” 모지(...)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갈리아니는 뒤가리 영입에 엄청난 돈을 지출했고, 우리는 지단을 데려오는 데 고작 50억 리라(약 3.5m 유로)만을 썼다. 누가 더 훌륭한 딜을 했다고 보는가? 이건 축구사 탑10에 들만한 성공작이었다.” (역주 : 결국 뒤가리는 밀란에서 실패했다.)

비록 솔직히 그때 당시에는 좋은 딜로 보이지 않았지만 말이다. “당신이 나한테 말했던 선수가 지단 맞죠? 내가 유로 96에서 봤던 그 선수는 아니길 바라네요.” 움베르토 아녤리 前 회장은 모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단은 유로 96에서 굉장히 부진했기 때문이다.

모지도 이를 인정했다. “나조차도 혹시 내가 실수로 지단의 형과 사인한 것은 아닌가 의심했었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옳았다. 지단은 마치 미래에서 온 듯한 월드 클래스의 면모를 선보였다.”

 

 

유벤투스는 5년 후 1470억 리라(약 73.5m 유로)라는 이적료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지단을 레알 마드리드에 팔았다. “우리는 그를 그리워할 것이다. 지단은 그의 능력 이상으로 즐거움을 주는 선수였다.” 움베르토 아녤리는 이렇게 말했다. 지단의 이적은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의 이적설이 제기되고 있는 폴 포그바의 그것과 비교되고 있다. 유벤투스는 4년 전에 포그바를 데려오기 위해 0.8m 유로만을 썼고, 이제 100m 파운드를 넘는 또다른 이적료 세계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초기 투자에 대비되는 엄청난 수익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이적은 지단의 이적 사건을 가려버릴 만큼의 세기의 이적이며, 유베는 아직 이 딜을 성사시킬지 고민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유베가 이번 여름에 포그바의 가치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줄세우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포그바를 지키고 싶어하는 것만은 진심인 것으로 보인다. 지단의 경우는 이와 달랐다.

 

당시 유벤투스는 (지단의) 이적료가 필요했다. 지단은 30세에 가까워지고 있었고 유벤투스는 보다 신체적으로 강인하고 열심히 뛰며 공격적인 팀을 꾸리기를 원했다. 지금은 그 정반대 상황이다. 유벤투스는 포그바를 팔 이유가 없다. 포그바는 겨우 23살이며 알레그리는 유벤투스를 보다 테크니컬하고 공을 잘 다루는 팀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것이 알레그리가 유럽에서 진정으로 차이를 만드는 것이라고 믿는 부분이다. 포그바는 물론 그 두 가지 모두를 해내는 완벽한 선수(complete package)이다. 아무리 많은 돈이 유베를 유혹해도, 단숨에 받아들이기에는 망설여지는 이유이다.

 

 

다시 2001년으로 돌아가면, 유벤투스는 지단을 보내면서 동시에 피포 인자기를 밀란에 팔았다. - 아마 알바로 모라타가 떠오를 것이다. - 지단의 대체를 위한 준비작업은 이미 진행되고 있었고, 지지 부폰과 릴리앙 튀랑, 파벨 네드베드와 마르셀로 살라스가 유벤투스로 왔다. 그해 여름 유벤투스의 최종 지출액은 불과 40m 유로였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지금까지 유벤투스는 포그바의 이적 수익 없이도 미랄렘 피야니치, 다니 알베스, 메디 베나티아, 마르코 피야차를 50m 유로가 조금 넘는 지출만으로 데려왔다. 정말 훌륭한 비즈니스다.

 

유벤투스는 지단을 떠나보냈으나 부폰은 팀의 주장이 되고 전설이 되었다. 네드베드는 발롱도르를 수상했고 지금은 보드진에 합류해 있다. 네드베드가 만약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경고를 받지 않았더라면, 아마 유벤투스는 지단을 떠나보낸 지 불과 2년만에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것이다. 유벤투스는 그 당시에 이룩한 성공과 같은 수준을,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을 노리고 있다. 부폰과 바르잘리가 2018년까지 계약을 연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며, 유벤투스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올인할 것이다.

 

포그바가 떠난다면 유벤투스는 94.7m 유로에 달하는 이과인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리에A에서 신기록을 쓴 득점왕이라 하더라도, 올해 29살을 맞이할 선수에게 그만큼 큰 돈을 지출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포그바의 이적을 대체할 추가적인 미드필더 보강도 필요할 것이다. 네마냐 마티치, 마르셀로 브로조비치, 악셀 비첼, 무사 시소코 등이 유벤투스와 연결되고 있고, 산토스의 원더키드 가브리엘 바르보사 역시 유벤투스의 레이더 안에 있다.

 

남은 기간 이적시장을 지켜보는 것은 꽤나 흥미로울 것이다. 특히 유벤투스는 에르나네스, 로베르토 페레이라, 마리오 레미나, 시모네 자자와 같은 스쿼드 내의 비주전 자원들을 팔아 60~70m의 추가적인 이적료를 챙길 수도 있다. 이보다 나은 행보를 보일 클럽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안니 아녤리는 예술을 사랑했다. 그에게 있어 로베르토 바조는 라파엘로였고, 델 피에로는 핀투리키오였다. (역주 : 라파엘로와 핀투리키오는 모두 르네상스 시대의 명화가) 하지만 유벤투스가 진정으로 잘 해내는 예술은 그들의 비즈니스 기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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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Horncastle 이라는 축구 칼럼니스트가 칼치오메르카토에 기고한 글입니다.

포그바의 이적을 전제로 쓴 글이지만, 나름 흥미있는 예전 이적 스토리도 담겨있기에 번역해 봤습니다.

모지라는 이름이 불쾌하셔도 옛날 이야기 읽는 느낌으로 가볍게 넘겨주시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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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in Lv.25 / 7,0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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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2

와 포그바 이적에 가려져서 그렇지 알베스+피야니치+베나티아+피야차 50m 보고 마로타의 비즈니스 능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네요.

여기에 만약 포그바지켜도 대박.  

팔아도 분명 그를 대체할자원을 보강할것같아아이번시장은 

2000년 유벤투스의 모습과 상당히 흡사하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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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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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글입니다. 지단을 떠나보내고, 부폰은 팀의 주장과 전설이 되었고, 네드베드는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포그바와 함께하면 수년내에 챔스 우승을 이뤄내리라고 봤지만, 그가 떠나더라도 유벤투스는 앞으로 나아갈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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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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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글이네요 ㅋㅋㅋㅋㅋ역시 실속있는 영입의 대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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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2
비지니스는 진짜 잘하죠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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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2

아직 한달가량의 이적시장이 남아있으니 충분히 그때했던 이적수완을 다시 재현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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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5

좋은 글 잘봤습니다.

 

뢰블레의 스타들과 멋진 인연을 맺고 있네요.

 

이번 영입은 끝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실망시키지는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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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6
퍼가도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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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6
네 그럼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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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7

이번 이적시장은 정말 맘에 드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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