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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aetor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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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모클럽(들)이었다면 계약해지 혹은 경질의 사유가 정말로 "호날두가 있는데 챔스를 못들어서"로
커뮤니케이션 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유벤투스 사정을 잘 모르는 모클럽(들)의 팬들
혹은 악질적 안티들은 "챔스 못들었다고 내쫒네"라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구요.
한편 다른 모클럽(들)이었다면 알레그리와 결별 자체를 못할 가능성이 더 높았을 겁니다.
리그 5연패, 그중에 코파이탈리아 4연패, 그중에 챔스 준우승 2회를 한 감독이 은퇴하는것도 아닌데 내보낸다?
저같은 팬들이야 떠들긴 쉽지만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당사자들 입장에선 엄청 어려운 일이죠.
그런데 유벤투스 보드진은 이걸 해냅니다.
그것도 굉장히 이상에 가까운 방식으로요.
현재 커뮤니케이트되는 결별의 사유는 성적부진도, 보드진과의 불화도 아닌
"현 선수단 구성과 감독이 추구하는 바가 맞지 않아서" 입니다.
굉장히 깔끔하고도 양측 모두에게 데미지를 최소화하는 사유죠.
구단은 구단대로 선수를 보호합니다.
선수하나하나의 가치가 자산의 절대비중을 차지하는 축구경영에서
구단은 가치 높은 선수를 잃을 뻔할 리스크를 상당부분 회피합니다.
감독은 감독대로 자존심과 정체성을 지킵니다.
본인이 추구하는 바는 명확하고, 그에 걸맞게 전설적인 결과를 내 주었으나,
현 선수단으로는 본인이 추구하는 바를 더이상은 이룰수 없어 결별한다.
충분히 존중받을만한 사유가 됩니다.
다음 단계를 내다봐도 그렇습니다.
구단은 다음감독을 구하고 그를 정착시키는데 대한 부담이 경감됩니다.
팬들의 여론에 떠밀려 더 안좋은 모습으로 감독과 결별하게 된다면
다음 감독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되는데 이걸 어느정도는 회피해냈습니다.
물론 어려운 자리임은 분명하지만, 모클럽 감독자리처럼 "독이든 성배"로
묘사되는 상황은 피했습니다. 감독에 따라 저 선수단들 조합만 잘 한다면
명장반열에 오를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할 수 있는 팀이 유벤투스라는건
시장에서 더 잘 알고 있을겁니다.
무엇보다 몇년정도가 흐른 뒤에는 알레그리를 다시 데려와도 이상할게 없는
좋은 그림으로 작별하게 되었습니다.
감독은 갈데가 많습니다. 쉬다와도 불러주는데는 널렸을 겁니다.
유럽 빅클럽들은 춘추전국 양상을 보이고 있고, 한정된 성과물 (챔스우승, 리그우승 등)
에 비해 빅클럽의 수가 많기 때문에 현직 감독들 중 누군가는 데미지를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실력과 성과창출에 대한 검증은 끝났고 본인의 단점을 노출하긴 했지만
그보다 더 큰 장점은 누구나 알고있기 때문에 대안중에 골라가면 됩니다.
회담을 하네마네하면서 몇주간 지연시켰던 일련의 과정들은 단순한 시간끌기가 아닌
"팬들의 말을 마냥 들어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듣지 않을수도 없는" 딜레마에서
양측에게 최선의 대안을 만들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돕니다.
잠시나마 아넬리가 판단력이 흐려진건가 의심했던 미천한 제 자신을 나무라며,
오늘도 유벤투스에게서 많은것을 배우고 갑니다.
지난번 댓글에도 썼지만 알감독님의 건승을 빌며,
챔스에선 만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하세요.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 잘 된일인거 같습니다.
부..부끄럽네요 ㅎㅎ
오버좀 보태서 유베말곤 아무도 못할거 같다능. 놀라운 클럽입니다 정말.
저도 그래서 죄송했습니다 ㅜㅜ 반성합니다 ㅜㅜ
그림을 잘 그린거 같아요. 실행도 잘했구요 짝짝
저도 막상 닥치니 묘한 감정이 드는건 인지상정인지라 어쩔수 없지만 앞으로 더 잘되기 위한 행보라고 믿어야죠. 뽀르자 유베!!
근데 독이든 성배는 맞는듯 챔스 못하면 바로 경질얘기 나올거고 리그는 기본으로 먹어야되는팀이라서요
어려운 자리인건 분명하죠. 그만큼 도전해볼 가치도 있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걸맞는 야망있는 감독이 왔으면 좋겠어요,
5년간 트로피 11개 들어올린 감독을 정리하는게 엔간한 팀에선 상상하기 어려운거니 가혹하게 느낄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글고보니 MCU 10여년사를 정리하듯 아넬리유니버스도 그와 비슷한 기간을 정리하는 이별이였던거 같네요.
정확한 내막은 당사자들 말곤 아무도 모르겠지만, 지금 보도되는 내용중 공신력 높은곳들에서 하는말들이 그런것 같아서요. 시간이 지나면 이또한 내막이 어느정도 선까진 밝혀지겠죠. 현재 시점에선 여튼 보드진이 힘을내서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 최우선인거 같습니다.
으악 그분들 뭐하고 지내시나 궁금하네요. 세코의 선수보는 안목은 참.... 많은 추억을 만들어주었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