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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랑찰랑베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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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경기에서 호날두는 최근 폼에 비해 크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슛팅도 별로 없었고요. 특히 박스 안에서 머무르기 보다는 왼쪽 측면으로 빠져서 프라보타와 연계를 하든지, 직접 크로스를 올리는 경우가 많았네요.
다만 호날두의 공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날두의 측면 플레이 덕분에 중앙과 오른쪽에 공간이 많이 생기게 되었고 이는 키에사의 활약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아이솔레이션으로 보이는 장면이 많이 나타났는데요, 이는 골장면만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캡쳐 출처는 유튜브 세리에 공식 영상)
첫 번째 골 장면입니다.
날두는 파란 동그라미에 위치해 있는데요, 한 눈에 봐도 밀란 수비가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 오른편에는 상당한 공간이 열려있네요.
다닐루의 패스를 받은 키에사 (빨간 동그라미)는 테오와 1대1 상황을 맞이할 수 있었고, 이후 디발라의 센스 넘치는 어시스트로 이어지면서 골을 기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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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골장면의 직전 모습입니다. 프라보타가 공을 잡고 있고 빨간 동그라미에 날두가 있습니다.
램지가 오히려 박스에 들어가있고 날두는 계속 측면에 위치해 있는데요, 밀란 수비 3명을 함께 묶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중앙에 상당한 공간이 열려있네요.
중앙 지역에 디발라가 들어왔습니다. 프라보타와 호날두쪾을 마크하던 밀란 수비3명이 디발라를 보고 황급하게 커버하려는 모습이 보이네요.
오른쪽 윗 부분에는 키에사가 있습니다. 첫번째 골장면 때처럼 키에사 쪽에 공간이 넓게 열려있네요.
디발라의 횡패스를 이어 받아 키에사가 또 다시 테오와 1:1 대결을 합니다.
첫 번째 골과 달리 이번에는 테오와의 거리도 있기 때문에 키에사는 직접 돌파 후 슛팅을 시도하면서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킵니다.
이건 골장면은 아니지만 대단히 아까웠던 찬스장면인데요 (맥케니의 슛팅과 돈나룸마의 선방),
이때도 날두가 측면에서 공을 잡자 바로 수비가 하나 붙고 노란색으로 표시된 밀란 선수 하나가 호날두 마크를 위해 추가로 달려오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 직후 쿨루셉스키는 화살표 방향의 빈 공간으로 더미 플레이를 하면서 수비 하나를 끌고가요.
날두에게 수비가 둘이나 붙었네요. 쿨루셉스키가 센터백 한 명을 끌고 가자 이번에도 헐거워진 중앙 공간으로 맥케니가 침투를 합니다.
이 장면에서 저는 날두의 시야나 크로스에 감탄했네요.
이렇듯 날두는 오늘 측면에서 가자미 역할을 잘 해줬습니다. 측면에서 파괴적인 모습까지 보여줬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중앙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 견제가 자신에게 집중되는 가운데 이제는 상대팀이 호날두 하나만 막아서는 안된다는 것 하나는 제대로 각인시켜준 경기였어요.
위에서 보신 것처럼 오늘 경기에서는 아이솔레이션으로 보이는 장면이 많았는데요,
만약 피를로가 이러한 아이솔레이션을 의식적으로 활용한거라면 저는 앞으로 피벤투스의 발전에도 아주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 이유는 오늘 아이솔레이션 전략이,
1. 호날두에게 지나치게 집중 된 공격 루트를 다변화하려고 시도한 것이고,
2. 모라타가 없는 상황에서 중앙보다는 측면 공격을 극대화하기 위해 키에사를 키맨으로 선택한 것이면서,
3. 동시에 밀란 공격의 핵심인 테오쪽으로 공을 가지 않게 하거나, 키에사의 공격을 통해 테오의 전진을 억제 시키려고
판을 짠 것이고, 실제로 매우 성공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리그 1위팀의 원정 경기를 대비해서 이 정도로 판을 짠거라면 피를로의 전술 능력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제가 뭐라고 감히 피를로를 평가하냐만은 ㅋㅋ)
아무튼 심판이 에러였지만, 굉장히 긴장되면서 다이나믹한 경기였습니다. 리그 치고는 오랜만에 참 재밌게 봤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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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호날두를 가진 팀이 가질 수 있는 패시브 효과죠.
특히 호날두는 온더볼 상황에서 드리블은 예전보다 훨씬 덜 파괴적이지만 여전히 어디서든 예측 못한 슈팅을 가져갈 수 있고 가장 강력한 무기인 오프더볼 움직임 때문에 보통 많은 수비수들에게 둘러 쌓여 있습니다.
베니테스-지단 감독 때 레알 경기를 챙겨보신 분들은 아실텐데 호날두 역할이 무조건 골 넣고 그런 역할만 맡은 선수가 아닙니다. 아틀레티코 또는 바르샤 등 강팀이 나올 때 호날두가 피니셔 또는 크랙 역할이 아닌 조력자 또는 상대 수비 몰이 역할을 맡고 베일 이스코 벤제마 아센시오 바스케스 등 다른 선수들이 골을 넣거나 중요한 역할을 해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오늘도 보면 호날두가 패널티 박스 침투보다는 사이드에 빠져있거나 2선에서 패스 주는 모습이 많이 보였고요.
호날두가 무조건 득점을 해야하고 크랙 역할을 해야하는 우리 팀은 무기 즉 득점 루트가 하나 밖에 없다는 것 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보면서 오히려 더 좋았고요. 왜냐하면 유베는 호날두가 득점에 올인하지 않아도 득점이 나오는 팀이다 라는 말이 되면서 자연스레 원래 받아왔던 호날두에 대한 상대팀의 압박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조금이라도 나눠서 가해질거고 그러면 호날두가 더 활약 할 수 있는 기회가 오는거겠죠.
베르나님 분석 감사합니다. 분석에도 나와있듯이 저는 오늘 호날두가 못 한 경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수 배우고 갑니다 (_ _)
온더볼 상황에서 너무 활약이 적어 정말 안 좋게 봤었는데
글 보니까 중요한 상황들에서 존재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했군요.
제가 이해한 대로라면 앞으로는 이번 시도를 기점으로 아마 팀 공격 자체가 여러 방면에서 더 원활하게 돌아갈 것 같네요.
그때 호날두를 비롯한 다른 공격진들의 활약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