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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0일 22시 34분

593EE3C8-6C6D-487A-B63F-6A6A4FA4709F.jpeg : 왜 유벤투스는 항상 큰 경기에서 넘어질까?

Shereef Ezzat

:

어느 두 팀이 결승전에 올랐다는 것은, 정말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두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 자질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 우승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단순히 관중들이 집중하는 세부사항보다도 더욱 세밀하고 깊은 디테일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잠시 유벤투스가 결승전에 올라 우승할 요소를 가지고 있었을 때로 돌아가보도록 하자.

1996년 유벤투스는 약 10년 전 들어올렸던 빅이어가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유일한 우승이었다. 유벤투스는 결승에 올라 디펜딩 챔피언인 아약스를 상대했으며, 아약스는 그 시대 혁명을 이끌어가며 역사를 써내려가던 유럽 축구의 선봉주자였다. 정말 어려운 상대를 만났던 유벤투스다.

파브리치오 라바넬리, 만일 누군가 그의 경기를 봤었다면 그는 결코 기술적인 선수가 아니었음을 알 것이다. 내 생각엔 그 시절의 라바넬리가 지금 유벤투스의 스쿼드에 속해있다고 하더라도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 같다고도 생각한다. 그런 그가 이 경기에서는 마침표 역할을 해냈다.

유벤투스가 그날 넣은 유일한 득점은 오픈 플레이에서도, 세트 플레이에서도 나온 것이 아니다. 그것은 리피의 교활한 여우와도 같은 전술적 특별함으로 얻어낸 것도 아니었다. 라바넬리, 그가 이 득점의 시작과 끝이었다.

그는 데드볼에 대한 무서운 집중력으로 그를 좇았다. 수비수와 골키퍼를 향한 맹렬한 압박으로 실수를 유도했으며, 득점이 불가능해 보이는 각도에서 골을 결정지었다. 어쩌면 이 공은 그물에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었겠지만 라바넬리의 순수한 집착으로 인해 결승전을 보고 있는 모두를 벙찌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라바넬리만이 이 경기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토리첼리는 필드 위를 종횡무진했고, 콘테는 마치 그 밤 죽어도 좋다는 각오를 가진 듯한 전사와도 같은 모습으로 상대와 맞서 싸웠다.

당연히 모두가 잘한 것은 아니었다. 비알리는 수많은 기회를 놓치며 잊어야만 할 악몽과도 같은 경기 내용을 가졌으며, 델 피에로는 그에게 기대한 예리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더군다나 이 대회 내내 유벤투스를 수호해주던 페루치는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으며, 결국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물론 한 경기에서 한 팀의 모두가 좋은 경기를 하길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기기 위해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세르히오 라모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를 위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유벤투스에게 했던 것처럼 팀을 승리로 이끌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 존재해야만 한다. 아약스를 상대하는 라바넬리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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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나폴리와의 일전에서 나는 캄피오네의 팀이 아닌 그저 한 무리의 소년들을 본 느낌이다. 부폰만큼은 예외지만. 그는 프랑스와의 월드컵 결승전, AC밀란과의 챔스 결승전, 바르셀로나와의 챔스 결승전에서 해온 것과 같이 나폴리전에서도 최고의 세이브를 보여줬다. 다시 말하지만 부폰만큼은 예외다.

수많은 캄피오네들로 구성된 팀에서는 승리가 그들 개개인에게 달려있다고 믿는 것이 정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벤투스의 선수들 중 일부는 만주키치가 레알 마드리드에게 한 것과 같은 어려운 것을 시도했으며, 그 결과 아무리 나쁜 경기력이라도 결국 많은 캄피오네를 보유한 팀이 승리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경기는 아니었지만.

캄피오네란 무엇인가? 그들은 땀을 사랑한다. 누구도 그들에게서 경기의 주인공 자리를 뺏을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그들은 승리를 향한 비명을 지르며, 이길 때까지 결코 멈춰서는 법이 없다.

우리 모두가 봤듯이, 수요일 로마의 밤에서 유베의 누구에게서도 이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폭탄 돌리기를 하는 듯한 무책임한 회피성 공 돌리기, 심지어 아무런 특별한 시도를 하지도 않으면서. 위험을 무릅쓰길 두려워 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항상 그저 쉬운 패스만을 떠넘겼을 뿐이다. 전방으로 쇄도하는 선수를 향한 스루패스를 주저하기까지 했다.

유벤투스는 90분 동안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이길 기회는 명백히 있었다. 나폴리는 분명히 지친듯 보였고, 점점 유벤투스를 위한 공간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그럼 뭐하나? 그곳을 노릴 정신력과 체력이 되지 못하는데.

정말 거의 매년 이런 해이한 멘탈로 인해 빅 게임에서 자멸하는 모습을 보여온 유벤투스다. 유벤투스의 문제는 명백하다. 본인을 기꺼이 희생해 경기 결과를 위해 앞장 설 용기를 가진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적을 굉장히 환영한 것이었지만, 그런 그조차도 스스로 기적을 행할 수는 없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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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치가 그런 역할을 행해줄 담대한 선수인 것 같이 보이긴 했었지만 글쎄, 다시 그런 모습을 보여줄지 모르겠다. 그는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것만 같다. 아마도 수년간 유벤투스를 괴롭혀 온 미드필드의 악령이 그를 마침내 집어삼킨 모양이다.

현실 직시랄 것도 없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유벤투스의 미드필더들은 어느 특별한 기술도, 특별한 개성도 없다는 것을. 물론 수비에서의 임무야 썩 잘 수행해낸다지만, 그게 끝이다. 인정하건대 그들은 분명히 한 팀에서 반드시 필요한 유형의 선수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우승을 바라는 팀에서는 결코 주요 선수가 될 자질은 없는 선수들이다.

벤탄쿠르는 미래가 예비된 캄피오네다. 그는 경험 오직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든 자질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수요일 밤에 열린 경기와 같은 무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직 하나, 경험이었다. 아직 그에게 무거운 임무를 짊어지게 해서는 안된다. 아직은 준비가 안되어있는 선수다.

호날두와 디발라는 나폴리를 상대로 최선을 다했다(비록 경기력은 그렇지 못했지만). 이들은 공백 기간에서 돌아온 뒤 후방에 버스를 세운 팀을 연달아 상대하게 되었가 때문에 나쁜 경기력을 가졌던 것이다. 누구도 쉽게 이들을 비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격수들에게는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한 본능이 필요한데, 이를 얻게해줄 유일한 방법은 그저 다시 계속 뛰는 것이다. 그 감각을 일깨워줄 경기를 뛸때까지.

물론 공백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필드로 다시 돌아와서 완벽한 경기 감각으로 경기에 임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일하며 허술한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뛰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유벤투스에서 뛴다는 것은 언제든지 수요일 밤과 같은 경기에 나설 준비가 되어있다는 뜻이건만.

유벤투스에는 이런 경기에 나설 때 기대가 되는 선수보다 실패할까봐 걱정이 드는 선수들이 더 많이 있다. 유벤투스에게는 자유계약으로 데려올 선수도, 늙은 선수도, 그저 흥정의 대상이 되는 선수가 필요하지 않다. 그저 스스로를 증명한 캄피오네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만일 유베가 정말 한꺼풀 벗어내기를 원한다면, 그리고 지금이 그때라면, 이제 유벤투스가 그 캄피오네들을 데려와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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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juvefc.com/why-do-we-fail-in-the-most-important-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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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위닝 멘탈리티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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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99-00 홈디비 Lv.32 / 15,627p
댓글 10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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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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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유벤투스에게는 자유계약으로 데려올 선수도, 늙은 선수도, 그저 흥정의 대상이 되는 선수가 필요하지 않다. 그저 스스로를 증명한 캄피오네가 필요한 것이다.
제일 공감되는 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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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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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호날두라는 역대급이자 지금도 여전히 세계에서 손꼽히는 스코어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챔스 우승 1순위로 꼽히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네요.

진짜 유베도 벤제마 같은 톱에, 포그바 같은 미드에, 아놀드 같은 풀백이 있었으면 싶습니다. 언제까지 포지션별로 꾀인 돌 빼다가 다시 다른곳 받치고 해야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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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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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냥 스쿼드자체가 유럽에서 경쟁하기 떨어짐. 플러스 유베는 전통적으로 엉덩이빼는 수동적인 축구를 해왔음. 역사적으로 한시대를 휘어잡은 팀들은 본인들이 경기를 쥐고 주도적으로 주무를수있는팀들이었음. 현재 선수단과 플레이방식과 관련해서 보드진들이 생각해봐야할 문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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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0
딱 제가 쓴 글이랑 비슷해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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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0
모두가 알고있어서 그나마 다행인데, 보드진도 이제는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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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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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즘 보드진 보면 그냥 변화를 무서워하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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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0
보드진이 너무 보수적 입니다... 변화를 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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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1

팬들 입장에선 정말 공감 가는 글이겠군요, 

약점을 개선함과 더불어 승리를 향한 열망과 간절함도 함께 증대시켜 개선된 경기력으로 남은 일정 잘 소화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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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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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대로 중요한 경기에서 이겨낼만큼 강한 팀이었던 적도

제 기억으론 없네요.

말이 위닝 멘탈리티지 상대적으로 챔스보다 퀄리티 떨어지는

리그 팀들을 상대로나 어느 정도 통하지 각 리그 챔피언 팀들을

상대로는 과연...

팀을 이기게 만드는 크랙,공격수 다 놔두고 팀이 의지하다시피 하는

수비진에 신기록 세우며 데려온 것부터가 최대의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골 넣지도 못하는건 안두렵고 골먹는건 두렵다?

어불성설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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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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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레그리 말기부터 최근 유베를 보면 전진하는것을 두려워하는게 아닌가 싶던데 도전이라는 과정없이 결과물이 나올수는 없습니다.
역습맞는게 두렵다고 볼을 뒤로 빼면 결국 몰리기 마련입니다.
조금 더 덤비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막무가내식으로 덤비면 답이없고 확실히 준비된 계획과 그 계획을 뛰어넘을 선수들간의 신뢰로 붙어야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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