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3일 22시 27분

 

 

10월 말 사수올로전에 패한 뒤 유벤투스의 주장을 맡은 부폰은 한심스러운 경기를 계속하는 팀을 강하게 질책했다. 다음날 훈련장에 모인 선수들에게 알레그리 감독은 격문을 날렸다.

 

"지금 너희들은 키에보와 같다. 숫자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순위표를 봐라. 키에보와 승점이 같지 않냐. 편하게 있으면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마라"

 

알레그리의 스피치를 거쳐, 유벤투스는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토리노와의 더비를 제압하고, 엠폴리전에서 역전 승리를 잰취하고, 밀란을 순위에서 제치고, 팔레르모를 갈아마셨다. 상위에 있던 AS 로마와 라치오가 DTD하는 동안 리그에서 4연승을 달성했다. 10라운드가 끝나고 11위였던 팀이 14라운드 후에는 AS 로마와 불과 승점 3점 차이며 순위로는 5위로부상했다.

 

바람을 읽는 뱃사람

 

알레그리 감독은 참으로 특이한 개성의 소유자이다. 감독이 되지 않으면 뱃일을 직업으로 삼았을지 모른다. 혹은 해병대의 상관. 미묘한 풍향을 정확히 읽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올 시즌 개막 전에 "팀 내에 좋지 않은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승리는 이름이 주는 것이 아니라 땀을 흘려서 쟁취하는 것이다" 라고 경종을 울렸었다.

 

실제 개막 후에 팀이 부진에 빠졌을 때는 "크리스마스 전에 원래대로 돌아간다" 라고 주위 사람들이 느끼는 감각과는 정반대의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크리스마스까지 나머지 3경기에서 유벤투스는 개막 초와는 다른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알레그리 감독은 운명의 변화를 재빨리 알아차리고 있었다. 팔레르모전 유베는 최근 몇 시즌 세리에 A를 제압한 그 팀과 같은 모습이었다.

 

3백과 양날개

 

팀이 부활한 뒤편에 있는 것은 3백이다. 키엘리니, 보누치, 바르잘리로 이뤄진 3백은 세리에A 굴지의 안정감을 자랑한다. 알레그리 감독은 포메이션 변경이 아니라 양날개 선수 기용만으로 팀의 성격을 바꾸었다.

 

공격력에 능한 콰드라도와 알렉스 산드로, 이들 보다 수비에 더 강점이 있는 리히슈타이너와 에브라. 특유의 다른 두 측면의 네 선수를 교묘히 조합함으로써 여러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는 리히슈타이너와 알렉스 산드로가, 팔레르모전에서는 콰드라도와 에브라가 선발했던 것은 결코 아무 생각없이 결정한 것이 아니다.

 

투톱의 고정

 

또한 전술 면에서 투톱의 조합에도 변화가 있었다. 시즌 초반부터 모라타를 중용했던 알레그리 감독은 디발라 만주키치를최근 3경기동안 연속 선발 기용하고 있다. AC밀란전에서는 디발라가, 맨시티전에서는 만주키치가 결승골을 뽑아냈다. 팔레르모전에서는 디발라의 도움을 받은 만주키치가 선제골을 넣었다.

 

지금까지 이 콤비는 446분간 동시 기용으로 9득점을 올렸다.1골넣기까지 평균 49분 걸린다. 맨시티전 전날 브리핑에서 시즌 개막부터 본의 아니게 성과에 급급한 만주키치에 관한 질문에 받은 알레그리 감독이 말했다.

 

"연말까지는 골을 양산해 줄 것이다"

 

이것이 바람을 읽는 뱃사람의 "직감"이다.

 

티포지시모

 

 

다소 신격화된 기사네요ㅋ

추천해주신 분들

Profile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Lv.61 / 188,382p

걱정말라구

 

댓글 21 건
프로필 이미지
2015-12-03

노인과 유베인줄

프로필 이미지
2015-12-03
허튼 소리는 없었다 정도로..ㅋ
프로필 이미지
2015-12-03

우려와는 달리 멘탈 잡는것도 잘하네요

프로필 이미지
2015-12-03

제법 재밌는 기사네요 ㅎㅎ

프로필 이미지
2015-12-04

아무튼 점점 초반과 다르게 당사가 축알못이 되어가고 있어서 다행이네요ㅋㅋ 에르갓만 완전한 폼이 된다면 축존알못이 되어도 괜찮으니 제발!

프로필 이미지
2015-12-04
'승리는 이름이 주는 것이 아니다'.. 정말 멋진 말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5-12-04
너희들은 키에보와 같다...ㅠㅠ 키에보 미안해
프로필 이미지
2015-12-04
다들 뭐라 해도 저는 알감독 믿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5-12-04
잠깐 그러면 내년엔 만주키치 골이 업는....흠ㅋㅋ
프로필 이미지
2015-12-04

좋은 내용만 써있네요

믿숩니다 알감독 !
프로필 이미지
2015-12-04

부상만 좀 줄었으면 좋겠네요

프로필 이미지
2015-12-04

알레그리의 전술적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역시 '밸런싱'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근간은 역시 단단한 수비에 있구요.

프로필 이미지
2015-12-04

아탈란타전부터 엠폴리전까지 꾸역꾸역 3승 1패를 기록했고, 이후 연승행진을 달리며 승점도 잘 쌓았으니... 아직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알레그리를 믿어야죠. 진짜 공격만 매끄럽게 풀리면 좋을텐데 ㅠ

프로필 이미지
2015-12-04
다음 주에 있을 피오렌티나와의 경기가 분수령이 될 것 같습니다.
더 상위권으로 진입하느냐 5위권에서 쉬었다 가느냐
프로필 이미지
2015-12-04

알레그리 제발 경질해달라고 현기증 난다고 했던사람들 요즘 급조용해짐ㅋㅋㅋ

나믿알믿

프로필 이미지
2015-12-04

접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이번 시즌도 작년처럼 리그우승, 코파우승, 챔스 4강권 이상 되면 조용히 반성하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5-12-04

아 당사에선 그런글 못보고 옆동네에서 본거 말한건데ㅋㅋㅋ

당사분 저격한건 아닙니당ㅋㅋㅋ

프로필 이미지
2015-12-05

아뇨 괜찮습니다. ㅋㅋㅋ 시즌 후반에 성적 잘나오면 욕먹을거 각오하고 올린거라 ㅠㅠ

어쩄든 포르자 유베입니다 ㅋㅋ

(저는 시즌 막바지에 제가 조용히 반성하고 있길 바랍니다 ㅋㅋㅋ)

프로필 이미지
2015-12-04

짧은 소견이지만 본래 공격전술이란 구성원간 부분전술과 개인역량에 의존되는 부분이란 생각입니다.

 

달리 말해 수비전술처럼 훈련에 의해 구체화하기 어려운 속성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공격은 구성원의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의외성과 창의성이란 요소가 결합되어 결과되는 작업이며, 큰 틀에선 코칭스태프의 전술적인 지시가 있겠지만 각론적인 부분까지 팀 훈련에 의해 달성시킬 순 없는 부분이란 얘깁니다.

 

결론적으로 골을 만들기까지의 과정 중 최종 마무리 작업(혹은 직전 연결과정까지 포함)은 결국 감독의 전술적 지시여하에 앞서 선수 개개인의 역량, 판단, 그리고 컨디션 등에 좌우되는 바가 크단 얘기고, 

 

이런 의미에서 시즌 초반 부진에 관해 이야기할때 알레그리의 소극적인 경기운영과 선수기용 등에 대해 비난할 순 있지만 그간의 빈공에 대해선 온전히 그의 탓만은 아니란 변론아닌 변론을 할 수 있겠군요.

 

또 지금까지의 순탄치 않았던 여정은 결국 그가 주축 3인방의 이탈로 무너진 팀의 밸런싱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온 과정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5-12-04
공감합니다. 그간 공격작업이 시원찮았던것은 여러 문제가 있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선수들간의 호흡이였죠. 기량을 백퍼센트 발휘하지 못했던 선수들 개개인의 문제도 있었구요.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2023/24 시즌 일정(33R까지+코파4강) [2] title: 2006 이탈리아 골키퍼휘바투메이플 23.08.03 11012
공지 유베당사 디스코드 서버에 초대합니다 [16] 운영진 22.11.27 6436
화제글 밀란 즐라탄 - 티아고 모타 [6]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3 177
화제글 밀란 새 감독 후보 명단 [4]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3 412
화제글 지운톨리 단장이 진지하게 김민재 영입 준비중... [4] 올드레이디.. 24.05.03 679
화제글 유벤투스-카마다 [4]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3 547
화제글 아스널-블라호비치 [3]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3 497
171216 일반 맥케니 - 맨유에 구애? new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3 110
171215 일반 밀란 즐라탄 - 티아고 모타 [6] new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3 177
171214 일반 유벤투스-카마다 [4] update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3 547
171213 사진 유벤투스 23/24시즌 스페셜 킷 Inbetweeners 콜... [2] updatefile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3 345
171212 일반 아스널-블라호비치 [3] update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3 497
171211 일반 지운톨리 단장이 진지하게 김민재 영입 준비중... [4] update 올드레이디.. 24.05.03 679
171210 일반 밀란 새 감독 후보 명단 [4] update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3 413
171209 일반 유베 24/25 서드 유니폼 영상 유출 [7]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2 645
171208 일반 OB 라바넬리 "콰드라드는 유벤투스의 티포... [7] file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2 750
171207 일반 블맘의 블라호비치 처분의견 [11] update title: 93-18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Lapo 24.05.01 901
171206 일반 김민재 진짜 탐나네요 [6] title: 93-18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Lapo 24.05.01 896
171205 일반 유벤투스-사마르지치 [2]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1 1012
171204 훈련 센터 | 다음 단계: 로마 file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1 137
171203 일반 [Nico Schira] 티아고 모타 [6] title: 93-18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마르타지스타 24.05.01 850
171202 일반 유베 팬들, J박물관에서 콰드라도 이름 삭제 청원 [1]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1 818
171201 일반 유벤투스 - 파올로 세피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01 507
171200 일반 모타 안올수도? [3] title: 93-18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Lapo 24.04.30 879
171199 일반 유벤투스 U-15에서 뛰고 있는 마르키시오의 아... [5] file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4.30 741
171198 사진 유베-밀란 경기장을 찾은 즐라탄과 페소토 file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4.29 583
171197 일반 소울레를 남겨야 하는 이유 [12] title: 93-18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Lapo 24.04.29 1166
출석체크
아이콘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