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1일 01시 38분
벤탄쿠르에 관한 말들이 많네요.

축구를 10년 넘게 보신 OB분들에 비하면 미약한 식견이지만 감히 벤탄쿠르를 표현해보려 합니다.

대다수의 축구팬들이 벤탄쿠르의 플레이를 본다면 흔히 '육각형 미드필더'라고 표현할 것 같네요.

벤탄쿠르의 능력을 표현할 때 가장 적합한 말은 '준수한' 혹은 '나쁘지 않은' 입니다.

준수한 패스, 준수한 시야, 준수한 제공권, 준수한 활동량

나쁘지 않은 패스, 나쁘지 않은 시야, 나쁘지 않은 제공권, 나쁘지 않은 활동량

뚜렷한 단점이 없는 만능 플레이어 혹은 무색무취의 미드필더.

두 형용언 사이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는, 육각형의 크기입니다.

사실 육각형의 크기가 리그 수위권의 선수들의 장점만큼이나 크다면 그냥 만능 플레이어라고 말합니다.

모든 기술이 훌륭한 수준이니 무엇을 맡겨도 잘 해낼 수 있는 선수들이죠.

물론 그런 선수는 유벤투스에서 비달-마르키시오 이후로 본 적이 없습니다.

그나마 마르키시오도 최상위권 수준의 육각형은 아니었기에 타팀 팬들에게 '보-통 미드필더'라고 불리기도 했죠.

벤탄쿠르의 육각형 크기가 마르키시오만큼만 되었어도 당사를 비롯한 유베 팬분들이 이렇게 논쟁하지 않으섰을겁니다.

두번째는, 팀의 볼륨과 스팩트럼입니다.

제가 유베를 보기 시작한 2013년 이래로 2021년도 미드필더진의 볼륨과 스팩트럼은 MVPP 시절 이후로 제일 크고 넓은 것 같습니다.

안정적인 볼 키핑을 할 수 있는 아르투르, 미드필드를 개싸움판으로 만들 수 있는 라비오, 왕성한 활동량의 맥케니, 훌륭한 오프더볼의 램지 등.

육각형 선수는 팀의 볼륨이 빈약하고 스팩트럼이 좁은 팀에서 활약하기 좋습니다. 혹은 매우 노련한 감독이 지휘하는 팀이어야 하죠.

강팀이고, 팀의 스팩트럼이 넓을수록 애매한 육각형선수에게 기대하는 만큼의 플레이는 나올 수 없습니다.

애초에 선수의 특정 능력이 리그 최상위권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항상 아쉬운겁니다.

벤탄쿠르의 플레이에 대해서 여전히 아쉬운 부분도 있으나, 여전히 23세의 선수입니다. 흔히 전성기라고 불리는 시기까지 보수적으로 잡으면 최대 4년이라는 시간이 남았으니 너무 조급해 하지 마시고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이 선수 데려올 때 사실상 10M도 안들었어요.

뭔가 이야기가 여기저기로 새긴 했는데, 제 나름대로 벤탄쿠르라는 선수에 대한 생각을 끄적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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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15-16 앤섬자켓 화이트FabioParatici Lv.13 / 1,715p
댓글 14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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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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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필더들에게 육각형이라고 수식어 붙이는 경우는 대개 해당 선수의 플레이를 덜봐서 그러는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벤탄쿠르의 장단점은 뚜렷하죠. 장점은 볼 컨트롤에 능하단 점에 가끔 드리블 돌파가 위력적이다는 것, 단점은 패스를 비롯한 전반적인 킥 능력이 아쉽고 수비력이 좋지 못하단 것이겠죠. 프리킥 코너킥은 나쁘지 않은데 드리블 하면서 킥 처리하는건 좀 미흡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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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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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생각으로 가끔 나오는 위협적인 드리블은 해당 선수의 장점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벤탄쿠르가 유베 와서 데뷔할 때부터 지켜봐 온 입장으로 벤탄쿠르 드리블 좋은 편입니다. 그동안 유베에 있던 미드필더들에 비하면 꽤나 좋은 편이죠.

제가 말한 벤탄쿠르의 육각형은 모든 능력이 리그 수위권이 아니라는 뜻이었습니다. 수비를 제외하면 능력간의 갭이 크지 않다고 생각해요.

사실 벤탄쿠르는 떨어지는 수비력을 파울로 떼워내는 편에 가깝죠. 거칠고 때로는 무식하다 싶은 수비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아직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은 선수인 것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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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그럼에도 육각형이라고 부르는건 기복적으로 엄청난 정확도의 롱패스 숏패스 전진패스를 보여주는 경기가 종종 있기 때문인 것 같네요ㅎㅎ
그런 날엔 수비까지 완벽하곤 하니까요.

하지만 그 기복을 줄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들고 매순간 다양한 상황에 재빨리 적응해서 자기 역량 온전히 보여주기에는 축구에 대한 시야가 아직은 좁은 것 같아요. 축구지식,지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거기에 경험을 얹어주면 월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축구장 밖에서도 그렇게 노력할 스타일일지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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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저도 여기에 동감합니다 작은 육각형이란 말이 좀 남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말 작은 육각형이었으면 세리에B급 리그 깡패로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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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저도 벤탄쿠르가 장단점이 명확하지않은 다 비슷하게 하는 육각형의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크든 작든을 떠나서요.. 오히려 이선수는 장단점이 명확하다고 봐야..특히 장점보단 단점이 눈에 많이 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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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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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저는 피를로가 밴탄쿠르 유형의 선수를 잘 쓸 수 있을까가 가장 의문입니다.

밴탄쿠르 같이 장점이 뚜렷하지 않은 선수는 퍼거슨 같은 감독이 정말 잘 활용을 했습니다.

명확한 전술컨셉과 역할 부여를 통해 해당 선수의 120%을 끌어냈죠.

하지만 피를로 밑에서 뛰는 밴탄쿠르의 플레이는 사리 때보다도 훨씬 못합니다.

초짜 감독한텐 스페셜리스트가 훨씬 나을 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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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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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피를로같은 초보 감독에겐 자신이 짜놓은 전술에 맞는 '전술 도구'로의 선수가 유용할 것 같습니다..만 이미 짜 둔 전술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선수진이 아님에도 경기력이 별로인 걸 보면

1. 애초 전술의 효용성(혹은 파괴력)이 작다.
2. 피를로의 전술 역할 부여의 디테일이 떨어진다.

이 두 가지 경우인 것 같네요. 사리 시절에 비해 경기력이 떨어진 것을 보면 적어도 위 두 가지의 전제 하에 사리는 본인이 원하는 롤이 무엇인지 명확히 설명했었다는 것, 벤탄쿠르는 그것을 이행했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죠. 벤탄쿠르가 전술 이해도가 떨어지는 선수는 아닌 것 같아요.

결국 피를로 문제로 귀결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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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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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축구를 잘 볼 줄 모르지만 제가 느끼는 벤탄쿠르의 단점은 침착성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항상 보면 당황하는 모습이 보이고 그게 느껴지게 플레이를 하더라고요 이거는 경험이 쌓이면 나아지겠지만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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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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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적극 동의합니다. 제가 항상 벤탄쿠르는 압박에 약하다고 주장해왔는데, 압박이 들어오면 기본적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도 잘 못해요. 실수도 남발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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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포르자 벤탄쿠르..
미드필더는 완전히 분리되는 유형은 아닙니다만 공격적 재능이 뛰어나서 직접 골을 넣거나 어시를 하는 등 찬스메이킹이 되거나, 공수 조율을 잘하는 선수, 혹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수 모두에 가담하는 선수, 탁월하게 수비적으로 탄탄한 선수들이 있죠..

벤탄쿠르는 수비를 제외한 이 모든 유형에 조금씩 해당되지만 어떤 유형도 딱히 내세울만큼의 퍼포먼스는 나오지 않는 선수 같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레지스타에서 빛이 나나 싶었는데, 올해는 볼란치로 바꾸니까 또 엄청 헤매고 있고요. 정말 좋은 지도자 만나면 살라가 그랬듯이 확 터질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애매함이 더 많은 선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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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재능이 터지지도 않았는데

너무 이것저것 시켜서 이렇게됐나 싶기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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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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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이 없는 것과 장점이 없는 건 확실히 다르죠.
경험을 통해 업그레이드되어야 할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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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올시즌 죽이되든 밥이되든 쓸수 밖에 없죠. 슬픈얘기지만 미드필더 중에 어쨌든 가끔이나마 좋은 롱패스나 전환패스 가능한 유일한 선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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