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전 피를로 아주 만족합니다

경기력 체력 결과 재미 로테이션 유스기용 팀 분위기 모두 챙길 순 없죠

피파마냥 변수 없이 매 경기 풀컨디션인 선수들을 죽어라 뛰게 시킬 순 없으니까요

1. 선수가 전날 저녁에 삼겹살을 대충 구워 먹다가 배탈이 났을 수도 있는 거고
2. 그날따라 햇빛이 너무 눈부셔서 선수들 패스가 엉망이 될 수도 있는 거고
3. 몇 명을 키플레이어로 딱 잡아 놨는데 막상 경기 시작해 보니 선수가 나사가 풀려서 감독이 한 말 다 까먹고 뇌절할 수도 있는 거고
4. 심판이 미쳤을 수도 있고
5. 변수야 뭐 엄청나게 많죠.. 이런 걸 예상하고 컨트롤하는 것도 감독 역량이라고 말씀하신다면 반박은 못하겠습니다만

이런 상황이 되면 개인 능력으로 꾸역골 넣어서 꾸역승 해야 되는 거고, 그렇게 안 풀릴 때도 이기는 팀이 결국 우승하는 거죠

유벤투스가 그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9연패를 할 수 있었던 거고 잔뼈가 굵은 팀이죠 리그는 끝까지 봐야 아는 거고

아무튼

챔스 조별리그 1위로 통과했고

연승 중이고

유스 콜업도 꾸준히 하고 있고

불화설도 안 나고 

지금 당장 이기겠다고 구단 미래를 팔며 재정 악화를 만들지도 않고

성공적으로 세대교체 중이고

알레그리 사리 때는 한번도 안보이던 세트피스에서의 약속된 플레이도 꾸준히 시도하고 있고

인터뷰마다 똥을 싸지르고 다니지도 않고

포스가 간지나고

한 경기 덜 하고 1위랑 7점 차

나쁘지 않아요

매 경기 헬 경기력을 보고 나면 경기력이 안 나아진다, 전술이 없다, 강팀 만나면 털릴 거 같다는 걱정이 들 수는 있지만

그래도 아무튼 중요한 경기 당일에 합이 오지게 맞든 상대가 갑자기 너무 못하든 운빨로 세 골을 넣든 그 날 이기면 되는 거고요

(예전에 알레그리가 다 모르겠고 다음 경기 이기는 거에만 집중할거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 라고 했던 게 생각나네요)

시즌 끝나고 까 보면 어떻게 돼 있을지 궁금하고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