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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그러나 피올리를 선임한 밀란 경영진의 선택은 다소 이해하기 힘들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밀란의 이반 가지디스 CEO는 “우리의 목표는 앞으로 몇 시즌 동안 FFP룰을 지키면서 성장하고 구단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선수를 영입해 팬들에게 자부심의 근원이 되는 거다. 젊은 선수들은 단지 팔기 위해 영입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밀란에 머물면서 역사를 써내도록 할 테다”라며 변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밀란이 정말로 변화를 원했다면, 차라리 잠파올로 체제를 유지하는 게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피올리는 밀란 경영진이 원하는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는 소방수에 지나지 않는다.
피올리는 세리에 A에서 가장 많은 크로스를 시도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인테르 감독 시절 그는 이반 페리시치와 안토니오 칸드레바 등을 중심으로 좌우 측면에서 밑도 끝도 없이 크로스를 퍼붓는 전술을 구사했는데, 그게 끝이다. 피올리는 크로스 전술 이외에 확실하게 강점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부임 초반에는 이런 전술이 어느 정도 통할 것이다. 밀란에는 크시슈토프 피옹테크처럼 뛰어난 골 결정력을 갖춘 선수가 있으니까. 하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선수가 크로스를 올리는 데 목적을 둔 플레이를 펼칠 것이다.
문제는, 오늘날 대다수의 세리에 A 구단이 피올리의 크로스 전술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 좌우 측면 공간을 내주지 않고, 페널티 박스 안에 있는 스트라이커가 고립되면, 피올리는 당황한다. 이런 이유로 피올리가 이끌었던 팀들은 시간이 지나면 상승세가 꺾이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그리고 이는 피올리의 경질로 이어졌다.
필자 개인적으로 피올리가 루카스 파케타와 같은 선수들을 얼마나 잘 사용할지에 대해서도 다소 의문이 든다. 피올리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보다 측면을 공략하는 데 능하고 크로스를 잘 올리는 선수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부적인 공격 전술이 없기 때문에 선수 개개인의 기량에 의존하는 성향이 강하다.
물론, 밀란 경영진이 피올리를 선임한 이유는, 아마도 선수단과 친화력이 좋은 감독이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피올리는 전술가는 아니지만, 부하들을 조용히 이끄는 인물이다. 계속되는 패배로 자신감이 떨어진 지금의 밀란에 적합한 인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서 지금 밀란은 스타 군단과 거리가 멀다. 밀란의 선수들은 자신들이 스타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종종 밀란의 경기를 보면, 선수들은 자신들이 무슨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유벤투스 등과 같은 팀에서 뛰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금 밀란의 순위를 보라. 리그 13위다. 강등권과는 승점 3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UEFA 챔피언스 리그 본선에 진출했던 게 언제인가? 무려 6년 전인 2013/2014시즌이다. 이런 팀에서 뛰는 선수들을 어떻게 스타라고 할 수 있는가?
밀란은 과거에는 명문 구단이었지만, 지금은 더는 명문 구단이라고 말할 수 없는 팀이다. 지금 밀란에 필요한 사람은 피올리처럼 선수들을 다독여줄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지만, 선수들의 가치관을 완전히 뒤엎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만 한다.
최소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구단주 시절만 해도 밀란은 본인들만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명확한 팀이었다. 그러나 용홍리 구단주 체제를 거친 이후에는 이 팀이 대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없다.
https://football-tribe.com/korea/2019/10/10/%ed%94%bc%ec%98%ac%eb%a6%ac%eb%8a%94-%eb%b0%80%eb%9e%80%ec%9d%98-%eb%b3%80%ed%99%94%eb%a5%bc-%ec%9d%b4%eb%81%8c-%ec%88%98-%ec%9e%88%eb%8a%94-%ec%9d%b8%eb%ac%bc%ec%9d%b4-%ec%95%84%eb%8b%88%eb%8b%a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