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될 감독의 가장 중요한 요건

현재 포체티노, 사리, 인자기, 무리뉴, 펩 등 많은 감독들이 언급되고 있는데요.

저는 감독 이름값 다 필요없이 투톱 전술을 잘 구사하는 감독만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유는,

싫으신 분들도 많겠지만 이러나저러나 향후 2년 정도는 호날두 위주의 팀으로 가야하는 상황입니다.

4231에 스쿼드가 맞춰진 상태에서 호날두가 영입되자 부랴부랴 레알이 그간 써왔던 전술을 차용해 올시즌을 보냈는데요.

저는 올시즌 차라리 호날두가 없는 게 유벤투스가 더 강하면 강했지, 있어서 더 강해졌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호날두는 팀의 공격적 지원이 약해져 개인의 활약이 확연이 줄어들은 게 사실이고,(득점력이 거의 반토막이 났죠.)

유베는 억지로 호날두에 맞는 전술을 구사하며 유베만의 축구를 하지 못했습니다.

빈약한 미드필더로 쓰리미들을 돌린다든가, 중원과 공격을 유일하게 연결해주는 디발라가 희생당하는 등의 일을 겪으며

수비와 공격 모두 약해졌죠. (수치에서 드러나는 것보단 유베만의 축구를 못했다는 것에 초점을 뒀습니다)

빅매치에서의 호날두의 영웅적 활약으로 모든 걸 가리기엔 호날두와 유베는 서로 시너지가 나지 않았습니다. 

호날두는 호날두에 맞는 조건이 맞춰져있는 팀이라면 활용도가 아주 간단한 선수지만, 그게 아닌 팀이라면 골치 아픈 선수입니다.

올시즌 알레그리가 자주 썼던 433-442 하이브리드 전술은 호날두에게 맞춰주려 썼지만 더이상 나이 든 호날두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은 아니었습니다.

이 전술에선 호날두가 왼쪽 윙포워드와 센터포워드를 오가며 측면에서의 드리블과 득점 모두를 해야하는데 사실상 1415 시즌 이후로는 호날두는 이 역할에서의 파괴력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그리고 한쪽 측면으로 활동반경이 어느정도 정해져있는 롤이라 호날두의 오프더볼 능력을 100% 활용하기도 어렵죠.

무슨 얘기를 하려고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을 하느냐,

결국 호날두는 윙포워드와 센터포워드를 오가는 식의 투톱이 아닌 아예 완벽한 투톱으로 뛰게 해줘야 합니다.

본인이 왼쪽 측면으로 이동해 윙플레이를 돕기보단, 드리블을 최대한 자제시키고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오른쪽 왼쪽 가리지 않고 득점을 노릴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유베가 1617 챔스에서 호날두에게 두 차례 실점했을 떄의 장면을 보면 호날두는 왼쪽 측면을 기반으로 뛰는 선수가 아닌

페널티박스 근처 어디든 마음대로 침투하면서 뛰는 프리롤 투톱이었기에 유베가 사실상 막는 게 불가능할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줬죠.

호날두를 이렇게 활용하기 위해선 원톱형 스트라이커를 파트너로 둬야하는 호날두의 특성상 무조건 투톱 전술을 사용해야 하기에

나머지 8명의 선수들로 공격작업을 잘 만들어내는 감독이 꼭 필요합니다. - 이게 핵심입니다.

레알이 정말 잘할 떄를 떠올려보면 호날두는 사실상 공격작업에 있어 관여를 많이 하지 않고 언제든 빈공간을 향해 침투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됩니다. 상대팀 입장에선 후덜덜하죠. 호날두를 제외한 나머지 8명 혹은 9명이 공격작업을 완벽하게 만들어가는데 제일 위협적인 호날두는 언제든 전방에서 침투할 준비를 한다? 이건 상대팀 입장에선 재앙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알레그리는 올시즌 나머지 8명의 선수들로 공격작업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거의 절망적이었습니다...

호날두가 같이 내려오지 않으면 그저 측면에서 부정확한 얼리크로스를 올리는 게 공격의 전부였습니다.. 아무것도 돌아가지가 않았죠.

저는 포체티노가 왜 마음에 드냐면, 단순히 토트넘을 챔스 결승에 올려놨기 때문이 아니라

가끔씩 투톱 전술을 사용할 때 보면 투톱을 제외한 나머지 8명으로 공격전술을 기가 막히게 짭니다.

이 부분이 다른 감독 후보들에 비해 압도적인 거 같아요.

꼭 포체티노가 아니더라도 현재의 호날두가 가장 잘 뛸 수 있는 전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그걸 실현시켜줄 수 있는 용단이 있는 감독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어찌됐든 이 팀은 향후 2년은 호날두를 앞세워 챔스를 노려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