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댓글
최신 글
- MC알레그리
- 조회 수 824
- 댓글 수 14
- 추천 수 3
저는 피아니치의 역할을 중점적으로 2차전 패배에 대해 분석해봤습니다.
왜냐하면 피아니치의 역할을 이해해야 올시즌 유베가 겪었던 어려움이 이해가 가고,
더불어 2차전 패배의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저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가 요즘 같은 시대에 그렇게 효과적인지 모르겠습니다.
피를로 같이 말도 안되는 마법사가 있다면야 모르겠지만,
요즘 대부분의 팀들이 전방쪽에서의 압박의 강도가 엄청난 상황에
플레이메이커를 후방쪽에 둔다는 것은 매우 위험천만해 보입니다.
올시즌 피아니치는 정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 이유는, 호날두가 영입됨에 따라 유베는 공격시 어떤 포메이션을 구사하든 수비시엔 442 두줄수비로 바꿨습니다.
예를 들어 433으로 공격을 할 때를 가정하면
호날두 만주키치
베르나
마투이디
잔
피아니치
뭐 이런 식이죠. 공격시에 피아니치는 아래로 쳐져서 빌드업의 기점, 플레이메이킹을 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볼을 빼앗겼을 때를 대비해 언제든 포백라인을 1차 보호해야 하는 경계임무도 함께 맡았죠.
이제 수비시엔 어떻게 변하냐면
호날두 만주키치
마투이디 피아니치 잔 베르나
이런 식으로 플랫형 442로 변합니다.
여기서 피아니치가 겪은 어려움은 기본적으로 본인이 433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유베의 수비라인과 미드필드 라인 사이에서 뛰는 상대의 공격수(타디치)를 마크해줘야 하는 1차적 역할과
수비시 442로 전환돼 한칸 앞에 올라가서 수비블록을 형성해줘야 하는 역할에 있어 혼돈이 올 때가 정말 많았습니다.
만약 호날두가 수비가담을 해서 수비시 451로 전환된다고 가정해보면
만주키치
호날두 마투이디 잔 베르나
피아니치
이런 식으로 수비를 하면 되기 때문에 피아니치는 공격시나 수비시나 포지셔닝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피아니치는 때론 수비형 미드필더, 때론 중앙 미드필더가 돼야 하는 상황 속에 순간적인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죠.
추가적으로 설명하자면
피아니치가 433의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 있을 때는 상대팀에서 유베의 수비-미드 사이공간에서 뛰는 공격수를 잘 마크하다가
유베가 완전히 수비적인 442 플랫형으로 바뀔 때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중앙미드필더로 한 칸 올라가는 순간 그 공격수를 놓쳐버립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호날두, 만주키치가 상대가 밀고 들어오는 걸 충분히 막아주지 못하다보니
피아니치, 잔이 마냥 밑에서 수비라인을 지키고만 있을 수가 없는 문제가 생깁니다.
어느 정도 앞으로 나가서 견제를 해줘야 하죠.
대부분의 팀들은 유베의 그러한 약점을 알기 때문에 자꾸 볼을 돌리며 피아니치, 잔이 앞으로 나오길 유도합니다.
그리고 나왔을 때 순간적인 패스플레이로 유베의 미드필드 라인을 확 벗겨버리고 템포업을 해 유베의 무방비 상태인 수비라인을 향해 돌진을 하죠. 아마 당사분들은 올시즌 경기들을 보면서 잔과 피아니치가 뒤늦게 상대 공격수들을 쫓아가는 장면을 꽤 자주 보셨을 겁니다.
바르사에 부스케츠, 호날두가 있던 레알에서 카세미루가 지금의 피아니치 역할을 맡았습니다.
부스케츠도 이 역할에 적응하기 전까진 부진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을 정도로 이 역할은 매우매우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수비센스가 만렙인 수비형 미드필더가 이 역할을 맡아야 하는데 피아니치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습니다.
레알은 카세미루에게 이러한 수비방식에 대해서만 집중하도록 요구했고 공격은 앞선에 모드리치, 크로스한테 맡겼기 때문에 잘 해낼 수 있었죠.
저는 이번 아약스와의 2차전에서 디발라가 나가고 켄이 들어왔을 때 이제 박살날 타이밍이겠구나 생각했던 게 바로 이 이유 때문입니다. 디발라는 유베가 수비시 442 포메이션으로 바꿨을 때 유일하게 유베의 미드필더라인이 올라오지 않아도 되게끔 앞선에서 상대 미드필더들을 견제해준 선수였습니다. 그 결과 피아니치와 잔은 끈끈하게 수비라인을 지켜줄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켄이 들어왔을 때는 모두가 아시겠지만, 전방에 호날두와 켄이 상대의 미드필더들을 거의 견제를 못해주자
아약스가 쉽게 볼을 점유하기 시작했고 피아니치, 잔이 이들을 경계하기 위해 올라오다 아약스의 패스플레이에 농락을 당하며
뒤늦게 쫓아가는 식의 장면들이 속출하기 시작했죠. 이 때 경기가 끝났음을 직감했습니다.
.
물론 전반전에 잘했고, 유베의 홈이기도 했고, 원정골도 부담이 있다보니 90분 내에 경기를 마무리 짓고 싶어했던
알레그리의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 다만, 디발라가 수비적으로 얼마나 큰 역할을 해줬는지에 대해 간과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감독으로서 큰 실수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약스의 장점은 중원입니다.
하지만 알레그리는 켄을 투입함으로써 아약스에게 날개를 달아줬습니다.
오히려 이기고 싶었기에 켄이 아닌 벤탄쿠르를 투입해 미드필드 라인을 강화했어야만 합니다.
호날두가 코너킥에서 뜬금포 헤더골을 넣었듯이 호날두를 보유하고 있다면 언제든 그런 골이 나올 수가 있다는 믿음을 가졌어야죠.
정말 두고두고 아쉬운 선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어려움을 겪을 피아니치 롤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해봐야 할 시기입니다.
레알처럼 전문 수미(그나마 잔)에게 그 역할을 맡기고 피아니치는 모드리치처럼 쓰는 것도 충분치는 않지만 한 방법일 겁니다.
다음 시즌엔 이 모든 점들이 개선되어 꼭 우승할 수 있기를..
p.s 키엘리니, 코스타, 만주키치 부상에 디발라까지.. 진짜 유베의 힘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분통이 터집니다..
추천해주신 분들
올 시즌은 호날두가 와서인지 대체로 전환 안 하고 유지하는구나 싶었는데
저랑 반대로 보셨네요 흠
그것까지 다 쓰면 글이 아니라 책이 되기 때문에 자제했습니다..ㅋㅋ 유베가 AT와의 1차전에서 박살나기 전까지 주 포메이션으로 활용했던 4312를 보면 대체로 수비시엔 호날두 만주키치 디발라가 전방에 머물고 쓰리미들로 수비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왜냐 세리에니까요. 가끔 유베가 너무 점유율을 잃고 수비적으로 불안해보일 때 만주키치가 부랴부랴 내려가서 두줄수비를 형성해주었죠. 그렇게 해도 세리에에선 통했기 때문에 그 전술 그대로 AT와의 1차전까지 끌고 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90분 내내 쓰리미들로 수비한 결과 AT가 후반 60분경 노골적으로 측면공격을 강화하면서 유베의 쓰리미들을 좌우로 굴렸고 결국 박살이 났죠. 그 이후 알레그리는 지역수비가담을 하기엔 아직 부족한 디발라를 제외하고 베르나를 선발라인업에 넣으면서 수비시엔 베르나가 오른쪽 측면을 맡게 하면서 442 플랫형으로 바꿨습니다. 물론 리그에선 352 전술을 꽤 썼어서 그렇게 경기한 것은 정말 얼마 안되지만요. 님께서 말씀하신 부분도 맞습니다. 다만 글에는 설명 없이 무조건 442로 전환된다고만 하니 의문을 가지실만 했죠.
올 시즌은 433 수비시는 3미들 유지 3백일 땐 5백수비 이런 식이어서 좀 바뀌었구나 싶었거든요
그래서 본문이 조금 이해가 안 갔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