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5일 01시 26분

알레그리는 클럽의 잘못된(?) 판단에 희생당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는 잘못된 판단이란 호날두를 영입하고 이과인을 내보낸 클럽의 결정을 말합니다.

 

호날두는 지난 3년간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선수였습니다.

연계가 좋은 벤제마와 투톱으로 뛰며 중앙 지역에서 마음껏 찬스를 잡을 수 있었고

자신의 오프더볼 움직임에 맞춰 크로스와 패스를 넣어줄 최상급의 풀백과 미드필더들이 받쳐줬죠.

유베도 여러차례 경험해봐서 알겠지만 그런 환경에서의 호날두는 막을 수가 없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현재 유벤투스는 그런 호날두의 스타일을 맞춰줄 수 있는 스쿼드가 아닙니다.

유벤투스 보드진은 4231 시스템에서 호날두가 이과인 자리를 자연스럽게 대체해주길 바라면서, 호날두가 투톱에서만 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습니다. 호날두는 원톱에 절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선수며 오히려 이과인 같은 9번 선수가 파트너로 있어야 날아다니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과인은 보내버린채 호날두로 인해 낭비될 2선 자원들만 잔뜩 남겼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잠깐 말씀드리면

 

호날두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조건은

 

1. 442, 4312, 352 등 투톱 시스템  

 

2. 9번 스트라이커 유형의 파트너

 

이렇게 크게 두 가지 입니다.

 

딱 봐도 2선 자원들은 그다지 필요하지가 않습니다.

더욱이 디발라까지 활용하기 위해 4312가 메인으로 잡힌 지금은 기존 2선 자원인 코스타, 베르나르데스키, 콰드라도(부상) 등이 완벽히 후보로 전락했죠. (다 있으면야 좋지만 이과인을 보낼 정도로 재정이 안 좋다면 그 중 한 명 정도는 정리하는 게 맞았다고 봅니다.)

그나마 442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2선 자원들을 더 활용할 수 있겠지만, 기존 에이스급인 디발라를 활용하기 위해서 4312를 메인으로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4312도 문제인 게 메인임에도  만주키치가 부상 당하면 쓸 수조차 없는 전술이고, 디발라가 미드필더스러운 공미가 아니라 포워드스러운 공미라 수비시에 제대로 수비가담을 해주지 못해 두줄수비 형성에 차질이 생긴다는 점 또한 문제입니다. 디발라는 직전시즌에도 수비시 이과인과 더불어 전방에 머물며 지역수비가담을 하지 않았던터라 올시즌 4312 에서 뛰면서도 지난 시즌과 비슷한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그래서 상대의 순간적인 역습 상태에선 유베의 미드필더진이 단 세 명만이 버티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그나마 시간을 끌어주면 만주키치가 부랴부랴 내려가주는데 정말 비효율적입니다.

만주키치는 호날두의 부담을 줄어주려 전방에 위치하는 것인데 만주키치가 사이드에 수비하러 가있다보니 호날두는 고립되고

만주키치는 금방 지쳐버리죠..

 

이 부분에 대해선 알레그리가 최근 디발라를 오른쪽 측면에 머물게 하는 시간을 늘려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지만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이렇게 주절주절 말하는 게 결국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거냐면 '스쿼드의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호날두도, 디발라도 뺄 수가 없는 선수입니다. 그 둘은 넣어야겠고, 호날두랑 디발라랑 투톱이 안 맞으니 만주키치도 넣어야겠고,

그렇게 되면 수비력이 부족한 디발라를 공미로 배치해야 하는데 영 수비가 불안하고 공격재능도 죽일 수밖에 없고, 가뜩이나 약한 중원 자원들을 세 명이나 기용해야 하고.. 등등 알레그리는 어떤 감독이 왔어도 해결해내기 힘든 문제들에 직면한 상황입니다.

 

만약 보드진이 코스타, 베르나르데스키, 콰드라도 중 한 두 명을 정리해 이과인을 남기고, 코바치치 같이 전진이 가능하고 빠른 중앙 미드필더 한 명만 사줬더라도 지금의 유베는 훨씬 더 강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알레그리의 잘못이 없다는 건 아닙니다.

세부공격전술이 없다는 점. 베나티아와의 관계를 망친 점. 케디라를 중용하는 점 등

팬으로서 불만을 가질만한 사항들도 있다는 건 저도 인정하고 저도 그 부분들은 싫습니다.

 

다만, 지금 벌어져있는 문제들을 잘 해결해 제대로 된 조합을 짜는 것만도 벅찰거라고 봐서 안타까운 마음에 쓰는 글입니다.

호날두 영입으로 인한 시행착오들을 모두 알레그리의 책임이 되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리고 혹시 또 아나요. 우승시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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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알레그리 Lv.28 / 9,243p
댓글 11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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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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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지금 알레그리가 호날두 활용법을 모르는것도있지만

경기력문제는 호날두가 없던 지난시즌부터 나왔던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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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5

알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 시즌까진 챔스결승까지 갔었던 4231 전술을 맘껏 활용할 수가 있었습니다. 즉, 본인 입맛대로 지휘를 할 수 있는 환경이었죠. 차라리 자를거면 지난 시즌에 자르는 게 더 합리적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호날두 영입과 더불어 스쿼드의 불균형이 생겨 어떤 감독이 와도 쉽게 좋은 경기력을 보이기 힘들거라는 생각입니다. 콘테? 지단? 그 둘도 지금의 스쿼드론 힘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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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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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재의 스쿼드가 기형적인건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알레그리의 보수적이고 아주 단호한 선수기용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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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5
2선자원들 정리해야 한다는거 동감이요. 저중에 한두명은 정리해도 될것같아요...너무 겹치고 비효율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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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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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금 만주키치 대신 이과인 있었으면 호날두도 죽고 이과인도 죽었을 것 같아요. 호날두가 원톱으로서는 비효율적이란걸 알기 때문에 만주키치를 남긴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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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5

전 개인적으로 이과인과 호날두는 환상의 투톱 조합이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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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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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 말씀하신거에 저도 공감되서 덧붙혀서 얘기하자면 과거 레알시절 날두 과인 투톱은 좋았어요 근데 그 당시엔 역습이였어요 무리뉴시절 레알은 역습이 기본베이스였고 그 빠른역습때 벌려주고 같이뛰어주는 이과인이 파트너였죠 하지만 상대가 박스를 세워두면 여지없이 이과인은 묻혀버렸어요 그래서 큰 경기에 강하다는 벤제마 라는 말이 나온거고 이과인이 팅겨나온 결정적인 이유였죠 지금 이과인을 남겨놓았다면 역습에 빠른템표였다면 훨씬 날카로웠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팀 현재 베이스는 역습은 1도 안되는 상황인데 과거보다 민첩성과 온더볼이 죽은 이과인을 투톱으로 세우면 디비 날두 투톱처럼 박스안 플레이어는 없을거고 결국 호날두 이과인 둘다 죽게 될거라 봐요 그리고 이과인 이적안시켰다면 더코나 베르나 디비 이 3명중 한명이 나갔을거라 봅니다 이과인과 호날두 투톱은 역습상성에 잘맞을뿐 공간이좁고 지공플레이에서는 별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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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5

맞는 말씀이시지만, 그 때와 지금은 또 다르다고 생각해서요. 그 때는 호날두가 2선에서 침투하는 윙어였지만, 지금은 보다 더 최전방 공격수 스타일로 변했고 이과인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그 때보단 지금 둘 다 역습 성향이 많이 죽었거든요. 연계는 더 좋아졌고요. 그래서 괜찮은 조합이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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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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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금 미드진구성은 결국 감독 입맛대로 구성된거라
미드진 보강했더라도 비슷한유형의 선수 데려왔을듯
날두영입전에도 유력하게 링크났던 선수들보면
크리스탄테,펠레그리니,엠레찬같은 선수들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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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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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호날두에 영입자체는 실패라곤 보진 않는데 이것때문에 알레그리가 힘들다는건 좀 ...

호날두 오기전부터 밀사 엠레찬 등과 링크난 유벤투스 아닌가요? 유벤투스보드진이 로만첼시구단주나 페레즈레알회장처럼 선수영입과 선발여부에 개입하고 강요하는것도 아니고 현재 선수단이 이렇게 된건 알레그리 책임도 있는데 말이죠 그동안 결과로 인해 묻혀있었을뿐 호날두로 인해 기대치가 올라가면서 묻혀있던 문제점이 하나둘 나타나는거라 봅니다.

현재 선수단을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알감독은 고기음식중 돼지고기같은 특정유형만 영입하려 한다는거죠 찾아보면 소고기 오리고기 닭고기 칠면조 등등 많은데 멀티기능성 유툴과 신장조건이 좋아야하고 신체적인 하드웨어를 우선시한다는점 이게 다 공통적인 현상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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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5

비유 재밌네요 ㅋㅋ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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