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1일 17시 04분

호날두가 전성기에서 내려오면서

호날두가 없는 게 더 나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죠.

1516 시즌 초에 베일이 날아다니고 호날두가 부진하면서 홈팬들조차 호날두에게 야유를 보내던 시기가 있었는데

박찬하 의원이 경기 중에 이제는 호날두가 없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언급을 하더군요.(평소에 좋아하던 분인데 이 땐 좀 욕했던..ㅎㅎ)

해외 칼럼들을 찾아보면 무수히 많았고, 팬들의 의견 또한 적지 않았어요.

 

그 이유인즉슨, 호날두는 더이상 윙어도 아니며 원톱도 아니라 활용하기가 힘들다는 관점이었어요.

왼쪽 측면에 두자니 예년같은 돌파를 못하고, 수비를 안 하니 왼쪽 측면 수비가 허술해지죠.

원톱에 두자니 포스트 플레이가 안 되고 볼터치 미스가 잦아서 볼을 자주 잃고 존재감이 확 없어져요.

더군다나 본인이 왼쪽 측면을 좋아해서 계속 전방을 비우는 상황이 나오구요.

 

이렇게 되다보니 호날두를 활용하기 위해선

4231 같은 전술은 사용하지 못하고 왼쪽 중미가 호날두 대신 윙플레이와 측면 수비 커버를 해주는 433 - 442 하이브리드 전술이나

아니면 아예 442 4312 같은 투톱 시스템에서나 호날두를 활용할 수 있게 됐죠.

그렇다보니 팬이나 칼럼가들이 레알의 풍부한 미드필더들이 호날두로 인해 희생당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젠 베일이 호날두보다 잘하는 것 같은데

호날두 때문에 베일이 수비적으로 희생을 당하니 차라리 호날두가 없는 게 낫지 않느냐는 의견까지 나온거죠.

베일 입장에선 433의 오른쪽 윙어로 나오면 수비시엔 442로 전환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내려가야 해서 수비 커버 범위가 넓어지고

호날두가 프리롤로 뛰기에 공격시 활동영역이 다소 오른쪽 측면으로 국한되는 점에 불만을 품었죠.

(같은 이유로 베일과 같은 처지였던 네이마르가 이런 롤로 뛰어선 최고가 될 수 없겠다는 판단하에 파리로 떠났습니다.)

 

베일 입장에선   '내가 더 잘하는데...왜 나만 희생해야하나..' 이런 느낌..?

이 때부터 베일이 호날두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느낌이 들더군요.

한 때는 동경했던 우상과도 같은 스타선수였지만 이제는 자신의 앞길을 방해하는 경쟁자로 의식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이 시기에 호날두가 없으면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더군요.

전방 파괴력은 좀 줄어들지 몰라도 베일을 더 앞선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수비시엔 442가 아닌 451로 전환해서

더 탄탄하게 수비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하지만 지단은 호날두를 리더로 정했고 호날두를 끝까지 밀어줬죠.

베일이 멀쩡한 상태일 때도 호날두를 제대로 살리려면 벤제마가 투톱 파트너로 나오는 게 낫다는 판단하에

베일을 벤치에 두는 시간도 많았습니다.

 

결국 호날두가 레알에 있는 한 호날두가 없는 레알이 더 나을지에 대해선 실험불가였죠.

근데 이제서야 올시즌 상황을 통해 확실해졌네요.

 

제가 여태까지 호날두가 있으면 팀동료들이 어떤 희생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적었는데요.

팀동료들이 그런 희생을 해주면서까지 호날두를 살리는 게 결과적으로 이득이라는 게 밝혀지고 있는 순간이 아닌가 싶어요.

 

지난 5년간의 챔스를 보면

누가 에이스인지 분간이 안되는 무지막지한 압박과 밸런스를 갖춘 1213 뮌헨을 제외하곤

필드플레이어 10명 전원이 누구도 서로를 위해 희생하지 않고 밸런스 있게 자기영역을 잘 커버해주고 역할에 충실하는

축구를 했던 팀들은 오히려 무너지고

레알,바르사처럼 호날두, 메시를 나머지 선수들이 희생해가며 밀어주는 축구가 더 성공했습니다.

그만큼 특히 호날두의 역량이 엄청났죠.

 

이제야 정확한 답이 나온 것 같아 속이 시원하네요. 호날두를 보유했으면 팀이 호날두를 위해 뛰는 게 더 강합니다.

호날두가 전방으로 가겠다면 다른 선수가 호날두 뒤를 커버해주고 호날두가 측면으로 가겠다면 다른 선수가 중앙을 커버해줘야 합니다.

 

아직 호날두의 결정력이 다 올라오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지난 제노아전에서도 호날두의 오프더볼 움직임은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레알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항상 호날두의 환상적인 움직임이 먼저 선행이 되고

그제서야 그 움직임을 본 동료들이 패스를 넣는 식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건 호날두가 동료를 떠먹여주는 거라고 봅니다.

한준희 위원은 이렇게 표현하더군요.

이제는 어떻게 움직이면 골을 넣겠다를 아예 통달한 선수 같다고..

 

물론 올시즌은 메시 12골 5도움, 호날두 5골 4도움으로 많이 뒤쳐져 있지만

호날두의 진짜 시즌 시작은 이제부터라고 봅니다.

 

전 댓글이나 이전 글에서는 호날두보다는 다른 동료들의 칭찬만 해왔으니

다른 동료들의 활약은 무시하고 호날두만 칭찬하는 거 같이 보였다면 죄송하지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ㅎㅎ

 

올시즌 유베의 챔스 우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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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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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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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쿵 저러쿵 해도 한 시즌에 4~50골 넣는 선수면 맞춰 주면서라도 쓰는게 맞죠

큰 경기에서도 강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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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1

큰 경기에 강한 게 정말 큰 거 같아요.. 100골 이상을 넣으면서도 토너먼트와 조별리그에서 득점을 1대1 비율로 하는 선수가 어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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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1
호날두때문에 챔스에서 몇번이나 떨어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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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1

14년도 무렵 무릅쪽에 큰 부상을 당하고 나서 과거와 같은 볼을 달고 가져가는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줄어들고 필드에서의 활동 영역도 어느정도 한정되고... 아마도 악의적으로 호날두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제외한다면, 베일과 같이 여전히 생생하고 가끔 잘할 땐 호날두 못지 않아보이는 선수가 대신하는게 레알 마드리드한테 더 큰 이득일 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어찌보면 이해가 되는 점도 있죠.

 

하지면 결과론적이지만 최근 2년전부터 - 전반기 부진, 후반기 맹활약 - 이런 패턴으로 레알 마드리드가 리그 1회 챔스 3회 우승하는데 호날두가 가장 큰 기여를 한건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 지단 감독이 끝까지 호날두를 선택하고 밀어준건 최선의 선택이 되었다고 봅니다.   

 

경기장 안에는 결국 11명만이 뛸 수 있기 때문에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가 있다면 특히 그것이 득점과 관련성이 높은 선수라면 더더욱 다른 선수로는 대체 불가하다고 생각합니다. A급 선수가 아무리 많아도 결국 S급 선수 하나 가진 팀을 이기기가 쉽지 않죠. 필드에는 12명 13명 14명이 아닌 오직 11명이 들어가게 되고 결국 1자리에 얼마나 고급 기량의 선수가 포진하느냐가 그 팀의 기본 퀄리티를 보장하기 때문입니다. 

 

호날두의 기용은 그런 점에서 볼 때 큰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벤투스에서도 호날두를 배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조합을 짜오고 어떤 전략을 쓸 것인지... 호날두를 어떻게 이용해서 유벤투스가 최선의 결과를 얻어낼지가 매우 중요할 거라고 봅니다. 전반기 동안 알레그리 감독과 스텝진들이 최선의 답안지를 찾게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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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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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죠. 그 누구도 아니고 솔직히 몰빵해야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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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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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세계최고 선수이고 세계 역대급선수인데 밀어줘야죠

 

그리고 이제 메시랑 날두 비교는 무의미하죠. 왜냐 리그가 다르니깐요

라리가는 하위권팀이 바르샤라고 텐백하고 레알이라고 텐백하고 절대안그러죠.

세랴는 유베상대로 대부분의팀이 텐백이고 라리가보다 수비전술적으로 훨씬 뛰어나죠.

다른부분은 라리가가 우위인 부분이 많지만요. 성향상 완전 다른리그에서 뛰고있기에

직접적인 비교는 이젠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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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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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호날두 몰빵에 의문을 갖는다면 지금의 레알을 보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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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1
레알 “ 우리는 하나가 됐다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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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1
큰경기에서 활약도가 남다른데 당연히 날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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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메날두는 진짜 현역이라 과소평가 엄청 당하는듯 ㅋㅋㅋ 나중에 몇십년 지나면 얼마나 대단한 평가를 받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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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호날두는 그냥 기분 맞춰주기만 하면 최고의 컨디션 보여주는 선수 같아요
클럽에서 연봉 젤 많이 주고 레전드 대우해주며 분위기 뛰워주면 골을 무쟈게 잘 넣어줘요
확실히 기분파 같죠
페레즈는 그거 해주기 싫어서 자기 존심세우며 팔아치웠죠
그결과로 레알은 하나가 됐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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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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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안풀리는 경기,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충분히 동의하고 같은 의견입니다만 리그 전체적인 싸이클로 볼때 리그 모든경기에서 저번시즌 레알처럼 호날두를 쓰는게 맞는가에 대해선 의문입니다. 그런데 요즘경기들 보면 알감독이 호날두에게 레알때와는 다른 움직임을 원하는것처럼 보이고 호날두도 잘 수행하고있고 전체적으로 만족하고있습니다. (요즘 수비가담 연계 같은거 보면 그간 신체능력이 떨어져서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고 있었단 느낌이 확 들더군요) 다른분들은 어떠실지 몰라도 전 호날두의 골수보단 지금처럼 경기력에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 더 마음에드네요 여기에 언제 넣어줄지 모르는 위협감도 갖고있는 선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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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아직 손발맞춰가는 단계임에도 거의 한경기당 1공격포인트인데 후반기되면 얼마나 미쳐날뛸지 감도 안잡힙니다. 우리형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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