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9일 21시 01분

 

 

릴레이 칼럼 -파비오 칸나바로-

 

>설욕의 염원과 분한 마음이 하나로

 

일본 독자 여러분, 오랫만입니다.

이번 칼럼은 2개월만에 나, 칸나바로가 보내드립니다.

아시다시피 인터는 요 근래 안정된 싸움을 보여주고 있고, 선두경쟁을 다투고 있습니다.

문제는 밀란과 유베도 같은 페이스로 따라와서

좀처럼 단독(질주)으로 빠져나올 수가 없다는 점이에요.

(20라운드 종료시점에서 인터는 단독선두, 3포인트차로 밀란과 유베가 2위를 차지하고 있음)

 

그렇다고는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컨디션.

그 점으로 말할 것 같으면 윈터브레이크를 낀 요 2달 정도의 인터는

팀의 토대를 정말 확실히 다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개막 후 몇개월은, 쿠페르 감독에게 있어서도,

우리 선수들에게 있어서도 시행착오의 시기였습니다.

특히 수비에 관해서는 4백으로 갈지, 3백으로 갈지

라인의 구성조차 전혀 불투명했었어요.

 

센터에 마테라치와 코르도바를 놓고,

내가 오른쪽 사이드로 들어가는 4백도 시험해보고,

오른쪽부터 코르도바, 마테라치, 나를 놓는 3백으로 해보기도 하고...

하지만 지금은 간신히 4백으로 자리잡혀 안정감도 늘어났습니다.

나도 센터에서 플레이할 수 있게 되고나서

실은 조금 안심하고 있어요.

 

이 팀은 작년부터 4-4-2 시스템으로 싸워왔으니까,

새롭게 3백을 도입하게 되면, 역시 익숙해지는데 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버립니다.

인터같이 항상 승리를 의무로 부여받는 팀은,

시즌이 (일단) 시작하면 시운전같은 건 할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4백으로 돌린 것은 올바른 견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4백으로 싸우면 우리 센터백은 상대 포워드와 2대2 관계가 됩니다.

그만큼 한 사람 한 사람의 책임은 무거워지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그 상황이 꽤 마음에 들어요.

어느 한 쪽 선수를 주로 주목하면서,

항상 또 한 명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 어려운 상황이 높은 집중력을 끌어내고,

결과적으로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어요.

여러분들도 경험하지 않았나요?

사람은 누구나 궁지에 몰렸을 때 쪽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을.

 

팀의 토대가 확실히 다져졌다는 것은

특별하게 조직이나 전술면 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정신적 면에 있어서도 말할 수 있는 거에요.

실제, 초반부와 지금의 팀을 비교해서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항상 자랑스럽게 싸우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초반부는 팀으로서 아직 기초가 다져지지 않았던 것도 있고,

괴로운 시합도, 내용적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시합도 많았습니다.

다만 그래도 착실하게 승점을 쌓아올리는 도중에 서서히 자신감이 싹트기 시작했어요.

인터에는 작년 시즌 막판에 스쿠뎃토를 놓쳐버린 분한 마음이

정말 강한 설욕의 염원이 되어 자리잡고 있어요.

그것이 이 신념과 하나가 되어 커다란 추진력을 낳고 있는 겁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인터에는 팀으로서의 단결,

즉 강한 결속감이 있다는 거에요.

 

솔직히 말해서 외부에서 보던 당시에는

이 팀은 어쩐지 내분이 많은 것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항상 신문에 트러블 가쉽이 올라오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이적이 결정되었을 때에는 그 나름대로의 각오를 단단히 했었던 겁니다.

 

그런데 실제 입단해보니, 팀의 규율은 정말 확실히 잡혀 있었어요.

때로는 사소한 트러블도 일어나지만 그것도 금새 수습되어버립니다.

일전과 같이 (분쟁의)불씨가 꺼지지 않고 계속 타들어가는 식의 경우는 없어요.

 

내가 가장 만족하고 있는 것은, 인터란 클럽이

젊은 선수에서부터 모라티 회장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내걸고 싸우고 있다는 점입니다.

클럽과 팀, 모두가 스쿠뎃토, 그리고 빅 이어를 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를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움직이고 있어요.

 

>라커룸에서의 도를 지나치는 장난

 

이적전에는 라커룸에서도 옥신각신하는 분위기지 않을까라고 의심했었지만,

그런 것은 전혀 없었습니다.

라커룸이란 것은 우리 축구선수들에게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장소입니다.

시합을 하는 것은 1주일 간 한 번이나, 많아야 2번이지만,

라커룸은 매일 팀 메이트와 함께 긴 시간을 보내는 장소이니까요.

외부 사람은 절대 들어올 수 없다는 점에서 자주 '성역' 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실제, 외부 세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거기에서는 일어나고 있어요.

 

단순한 세간 이야기로 시작해서,

온갖 농담과 도를 지나치는 장난, 가벼운 장난, 사소한 의논,

심지어는 치고박기 일보직전까지 가는 싸움까지,

우리들에게는 일상의 모든 것이 가득 차 있는 장소입니다.

라커룸이야말로 칼치오 세계의 중심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인터의 라커룸에는 스스로 선두에 서서 리더쉽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캡핀 사네티는 물론, 보보, 그리고 나 자신도 그 중의 한명이라고 생각해요.

주전으로서 많은 경험을 쌓아온 이상,

그것을 젊은 선수들에게 전해 주는 것은 의무라고 생각하고,

주변으로부터도 그것을 기대받고 있습니다.

 

분위기 메이커라고 할까, 농담이나 장난을 좋아해서,

뭔가 소란을 일으키는 사람은 지지(디비아죠)와 사네티, 그리고 마테라치 정도일까나.

물론 나도 꽤 참가하는 쪽이긴 하지만요.

 

최근 유행하고 있는 것은 우리들이 '아르티코로(신문기사)' 라고 부르는 놀이입니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스포츠)지 같은 신문에

팀의 누군가를 비판하는 기사가 실려있거나, 시합에서의 평점이 아주 낮거나 하면

그 선수 쪽에 가서 인터뷰하는 흉내를 내요.

 

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쨌든 상대방이 싫어할 질문만 하는 것.

"최근 당신덕에 팀이 적어도 3포인트 정도는 손해를 봤습니다만, 책임감을 느낍니까?" 라던가,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은 ***씨(어떤 연예인 이름)와의

루머가 나돌고 있기 때문은 아닙니까?" 라던가...

뭐, 이런 건 시작에 불과하고 여기서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심한 질문도 자꾸 던져서 (상대방을) 화나게 만드는 것.

 

당하는 쪽은 참을 수 없지만, 주위 사람은 대폭소.

나도 몇번이나 희생자가 된 적이 있지만, 진짜 열받아요.

그래도 모두 어른이니까, 마지막엔 웃으면서 끝납니다.

 

다만 내 경우는, 장난의 표적이 되는 경우보다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할까.

벗어 놓은 속옷을 가위로 갈기갈기 잘라놓거나, 신발 안에 맛사지용 젤을 짜넣거나...

그런 어린애 같은 장난으로 분위기를 밝게 하는 거에요.

 

물론 라커룸에서의 사건은 즐거운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때로는 큰소리를 내며 맞붙는 말싸움이나,

서로 치고박기 직전의 싸움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들도 인간이니까 충돌이 일어난다고 해서 절대 이상한 일이 아니고,

오히려 그런 쪽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계속 가슴 속에 담아두고 있는 것보다,

깔끔하게 털어놓고 확실히 하는 편이 훨씬 건설적이에요.

그런 때는 싸움이 되곤 하기도 하지만,

마음속의 응어리를 해소하는 데에는 그게 최선의 방법이니까요.

 

>심판이 미스를 범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요즘의 이탈리아에서는 심판 판정미스가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건 늘상 있는 일 아니냐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번 문제는 조금 상황이 달라요.

커다란 판정 미스를 범한 심판이 수개월간의 근신처분을 받았습니다.

나는 그런 방식에 의문을 느끼지 않을 수 없어요.

 

심판도 인간입니다.

미스를 범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걸 하나하나 처분하는 건 역시 이상해요.

예를 들어 내가 시합에서 자살골을 넣어버렸다고 합시다.

그것이 명확하게 내 미스였다고 하더라도,

클럽이 나에게 처분을 내리는 일은 있을 수 없어요.

 

이런 전례를 만들어버리면, 심판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심해져서,

그들은 항상 미스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버립니다.

미스를 두려워하는 선수가 실수하는 것처럼,

심판도 정말, 본래의 (옳은) 판정을 할 수 없게 되어버리지 않을까라고, 난 생각해요.

 

실제, 유베, 밀란, 인터 같은 빅클럽끼리 얽히는 시합에서는

심판에게는 정말 커다란 부담감이 가해집니다.

단 하나의 미스로 이탈리아의 언론이 몇 칠씩이나 소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현실에서 그들이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설령 그것이 무의식적이라고 할지라도,

예를 들어 페루자나 레지나의 파울-특히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의-을 판가름 하는 것보다,

유베나 밀란의 파울에 휘슬을 부는 것이 절대적으로 용기가 필요할 겁니다.

 

실제 나폴리나 파르마에 소속되어 있던 당시에는,

그런 식으로 결과적으로 불리한 판정을 받은 경험이 몇 번인가 있었어요.

그래 그래, 그건 아마 2년전(파르마 소속당시),

시즌 종반 유베전에서 내가 헤딩으로 넣었던 골이 취소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시합 후 당시 팀 메이트였던 튀랑이 이렇게 말했던 걸 지금도 확실히 기억하고 있어요.

 

"파비오, 우리들이 아무리해도 우승할 수 없는 이유를, 오늘 알았어."

 

나는 심판이 의도적으로 어떤 팀에 유리한 판정을 한다란 것은 믿지 않아요.

다만 미스를 범할때마다 처분을 내리면 그들은 그걸 두려워해

더더욱 공정한 판정을 할 수 없게 되리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면 튀랑같은 생각을 품는 선수도 늘지 않을까 해서, 걱정입니다.

 

 

 

P.S 저런 장난들을 하고 논단 말입니까..-_-;;

(하긴 전에 오베르마스의 문손잡이 치약발라놓기도 참..쿨럭)

 

P.S 심판도 정말 괴로운 직종이죠..^-^;;

 

월드사커다이제스트 3월6일 헤이지~

(휴우 대충 이 호는 끝낸거 같군요..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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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Lv.61 / 188,805p

걱정말라구

 

댓글 6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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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0
칸나바로..정말 대단한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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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0
확실히 강팀 vs 약팀에서 오심나오면 대개 약팀이 피해보는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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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1
ㅋㅋ 장난이 생각보다 굉장히 유차하다는
선수들 재미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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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1
저번에 왜 칸나바로 약물복용하는 장난하다가 언론에서 걸고 넘어진 사건 있었는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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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1
칸나바로 얼굴만큼 귀여운선수 같은 느낌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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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알레
2005-12-12
튀랑의 저 한마디는 왠지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어쨋거나 라커룸에서 스트레스 풀어야죠^^ 선수들에 있어선 가장 편한 장소ㅋ 성역이란 표현이 정말 적절하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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