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10일 03시 53분

 

 

릴레이 칼럼 -파비오 칸나바로-

 

>인터행은 필연이었다

 

친애하는 '월드사커 다이제스트' 의 독자여러분,

이번호부터 저, 파비오 칸나바로와, 아주리의 팀메이트인 알렉산드로 네스타가

교대로 릴레이 칼럼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비장의 카드 네스타를 포함해, 즐거운 칼럼을 보내드릴 생긱이니, 잘 부탁합니다.

뭐, 이번회는 처음이니 조금 진지하게 가볼까나?

 

아시다시피, 전 7년간 살아 익숙하고 친근한 파르마에 작별을 고하고,

이번시즌부터 인터에서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이적하는 것은 내 경력중에서 이것이 두번째.

뭐 프로 축구선수로서는 적은 편이죠.

 

사실 이 직업은 매년같이 이적을 반복하다가

쌓아온 경력을 날려버리는 입장에 처하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내 친구중에도 그런 선수는 많이 있어요.

이적이라는 것은 사는 집을 옮기고,

새로운 팀메이트, 감독, 서포터와의 관계를 쌓는...

간단히 말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 자신을 던지는 것이니까,

빈번하게 팀을 옮기게 되면, 여러가지 의미에서 힘들어요.

 

내 경우는 파르마란 차분한 환경에서 22살부터 29살까지의 7년간을 보내고,

부담감에도 노출되지 않고, 초조해하지 않고 플레이하면서

한사람의 프로선수로서 성숙할 수 있었습니다.

이건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해요.

 

인터로의 이적은 7년전에, 태어나고 자란 나폴리에서 파르마로 옮겼을 때와는

모든면에서 상황이 다릅니다.

당시, 나는 아직 22살의 애송이였고, 희망에 불타고 있었지만,

플레이어로서는 미숙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나폴리에서 3년간 플레이하고 그 나름대로의 실적은 남기고 있었지만,

정말 풋내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적처의 파르마는 막 성장하고 있는 젊은 클럽으로,

승리에 대한 의욕이 가득 넘쳐 흐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폴리같은 대도시와는 달라서 주위로부터의 부담감은 적었고,

나와같은 젊은 선수가 성장하는 것을 따뜻하게

그리고 끈기있게 지켜봐주는 환경이었습니다.

 

확실히 나폴리를 떠나는 것은 괴로웠지만,

클럽이 재정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있다는 것도,

나를 매각하면 거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자신의 경력상에 있어서 커다란 발걸음으로 삼자고,

고향을 떠날 각오를 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은 다릅니다.

29살의 실적있는 플레이어, 게다가 아주리의 주장이란 입장에서

인터와 같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빅 클럽으로 옮긴것이니까,

주위의 기대와 부담감, 또한 내 자신이 짊어지지 않으면 안되는 책임의 무게도,

전번과는 절대 비교할 수 없습니다.

물론, 지금의 내 자신의 입장에서 본다면 당연한 일이기는 하지만요.

 

솔직히 말하면, 파르마에서 오랜기간 플레이 해 오면서,

근래 1~2년간은 슬슬

다음 단계로 나가야만 하는 시기가 왔다란 마음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마침 같은 타이밍으로 파르마도 클럽으로서의 규모와 목표를 수정하고,

연봉이 높은 선수를 방출하고 젊은 선수 중심의 팀을 만든다는 방향성을 내세웠습니다.

아마 그 팀은 이후 3~4년이 지나면 스쿠데토 쟁탈전에 들어갈 레벨에 도달하겠죠.

하지만, 나는 곧장 타이틀을 따낼 수 있는 팀에서 플레이하고 싶었습니다.

즉, 인터에의 이적은 어떤 의미에서는 필연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밀라노의 새 보금자리는 거리 한가운데

 

모두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작년시즌도 이적이야기는 있었습니다.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일컬어졌던 것이 로마였고,

나도 남몰래 그런 기분이 되어있었습니다.

고향 나폴리에 아주 가깝다는 점에서 대환영이었거든요.

하지만 결국 그 이야기는 실현되지 못했고, 나는 지금 이렇게 밀라노에 있는겁니다.

 

인터에의 이적은 나에게 있어서 새로운 동기부여를 부과하는 커다란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큰 무대에서 나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단 기분도 계속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인터는 이상적인 이적처의 하나였습니다.

나폴리로부터는 더더욱 멀어져버렸지만,

밀라노는 매력적인 대도시이고, 산시로도 최고의 스타디움입니다.

그리고, 훌륭한 서포터도 있습니다.

내 선택에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만족하고 있어요.

 

나폴리는 많은 사람들로 넘쳐나는 혼돈의 도시였지만,

밀라노는 그런 부분에선 꽤 서로 닮은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남부 사람들은 밀라노라고 하면,

춥고 항상 안개에 싸여있는 음울한 거리라던가,

쌀쌀맞고 거드름피워서 꼴도보기 싫은 무리들이 많다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 와서보니까 그런 선입견과는 전혀 달라서 놀랐어요.

사람들의 왕래는 밤 늦게까지 끊이지 않고,

레스토랑과 클럽도 많이 있어서 즐거움에는 부족한 점이 없습니다.

파르마란 시골동네에서 7년간이나 살아온 탓인지,

솔직히 말해서 나도 가족들도

슬슬 대도시의 왁자지껄한 생활이 그리워지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도 이번 이적은 크게 만족합니다.

 

모처럼이니까 새 보금자리도 스피가 거리란 곳에,

(고급 브랜드 샵이 늘어선 밀라노에서 가장 세련된 거리)

거기서도 한가운데로 정했습니다.

대도시의 클럽에서 플레이하고 있으니까,

그 대도시의 공기를 마시며 살고 싶었어요.

일부러 교외로 이사가면 아깝잖아요.

나는 도시아이로 자랐어서 거리 중심에서 사는 것이 성격에 맞습니다.

 

그렇다곤해도, 지금은 주에 2번이나 시합이 있으니까,

나 자신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피네티나(인터 연습장)나

원정지 호텔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 밀라노 거리의 매력을 설명할 정도까진 되지 못했어요.

겨우 네비게이터없이 거리를 드라이브 할 수 있게 된 정도일까나.

하지만 부인과 두명의 아이는 벌써 밀라노에서의 생활을 만끽하고 있는듯해요.

 

>아주리의 주장으로서

 

인터란 클럽은 좋은 의미로 예상을 뒤엎어주었습니다.

클럽 외 사람의 귀에 들어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소문뿐만은 아니니까요.

임원끼리 서로의 승진을 훼방놓고 있다던가, 팀 내에 파벌싸움이 있다던가...

하지만 실제 그 일원이 되어보니 들었던 이야기와는 전혀 상황이 달랐습니다.

조직은 잘 정비되어 있고, 역할분담도 완벽.

우리 선수들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트레이닝과 게임에 집중할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이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팀에 녹아들어가는 데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비에리, 디비아조, 마테라치 등 아주리 팀메이트를 비롯,

파르마에서 함께 플레이했던 크레스포, 알메이다, 콘세이상도 있었으니까요.

특히 디비아조나 마테라치와는,

서로 어린 아이들이 있다는 공통점도 있어서

오프에서는 가족도 몽땅 함께 만나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쿠페르 감독은 내향적인 성격이지만, 지도자로서의 역량은 확실합니다.

항상 우리들을 꼼꼼히 관찰하고 있고,

연습에서 확실한 성과를 올리면 반드시 시합에 내보내줍니다.

하지만 설마 갑자기 우측 사이드백을 시킬줄은 생각은 못했지만요...

 

이 팀에서는 스쿠데토와 빅 이어를 따낼만큼의 힘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두 작년 시즌의 분함을 바탕으로,

올해야말로! 라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도, 감독의 요구를 확실히 다 하고,

마지막에는 커다란 기쁨이 기다리고 있다고 믿고,

어느 포지션에서나 최선을 다하는 것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터란 환경이 지금까지의 팀과 다른 것은,

같은 도시에 밀란이라는 강력한 라이벌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길에서 밀라니스타를 만나면,

 

"들어갈 팀을 잘못 안거 아니야?"

"파란색과 검은색 유니폼은 안어울려"

 

라고 자주 놀림을 당합니다.

뭐, 진정한 라이벌 관계를 실감할 수 있는 것은 더비 때겠지만,

지금부터 그 날을 기대하고 있겠어요.

 

밀란에 관해서 말하면, 현시점에서의 축구 질에서 판단하면,

그들은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에서도 넘버 원이 아닐까나.

다만 인터라고 해서 지진 않아요.

이 팀은 전통적으로 아름다운 축구보다도 강한 축구,

스펙터클보다도 결과를 중시해 왔습니다.

그건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어요.

간단히 말하면 컨셉 그 자체가 밀란과는 다릅니다.

인터는 곤란한 상황에 놓일 수록 저력을 발휘하는 팀이지만,

과연 밀란은 어떨까요?

지금은 바람을 등에 업고 순조롭게 달리고 있어서 좋지만,

일단 중도에서 비틀거리기 시작했을 때,

그들이 어떻게 반발하는가, 그것이 볼거리겠죠.

 

어째, 사실은 아주리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이제 공간이 없으니까 이 이야기는 다음호로 미뤄둡시다.

다만 하나정도 언급해두고 싶은 것은,

10월 12일에 나폴리에서 치뤄진 유고슬라비아전(유로예선)의 일입니다.

 

나에게 있어서 아주리 주장으로서 상 파올로(나폴리홈)에 돌아간다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계속 가슴에 품고있던 꿈이었습니다.

어쨌든 나는 그 스타디움의 주변에서 볼을 차며 자랐으니까요.

나폴리의 육성부에 있을때는 볼보이를 하면서

상 파올로에서 활약하는 마라도나의 모습을 언제나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나폴리의 일원으로서, 나폴리의 사람들에게

많은 타이틀을 바치고 싶었지만, 그것은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주리의 주장으로서

그 마라도나가 있었던 나폴리의 황금시대를 방불케하는 듯한

관람객 만원의 상파울로에 선다는 것은 그것과 같은 정도의 훌륭한 경험이었습니다.

그 후에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스탠드에서 보고있던 친척과 친구들 중에는

너무기뻐서 눈물을 흘린 사람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은, 그 대 관중에게 승리를 선물하지 못한 것 정도일까요?

(결과는 1대1)

 

이 정도로 하고, 다음의 내 칼럼을 기대해주세요!!

그리고 다음호를 담당할 알렉산드로도 잘 부탁...이라고 말할리는 없죠~

그러니까 그녀석은 지금 숙적인 밀란에서 플레이하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면 바로 3개월 전엔,

내가 밀란으로, 알렉산드로가 인터로, 란 이적 시나리오도 있었습니다.

그것이 지금은 정반대. 정말, 인생이란 신기하군요~

 

정말 인생이란 모를일..-_-//

로마로 왔어야 했어..T-T

망할센시..T-T

 

월드사커다이제스트 11월21일 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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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Lv.61 / 188,169p

걱정말라구

 

댓글 6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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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알레
2005-11-10
헤이지님의 마지막 말ㅎㅎ
어쨋든 결론은 파비오군은 유베란 클럽에서 그렇게나 따내고 싶었던 스쿠뎃토를 따냈잖아? 그니까 된거야^^
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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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0
아.....외국어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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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0
든든한 아주리 캡틴 파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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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2
사람들의 왕래는 밤 늦게까지 끊이지 않고,레스토랑과 클럽도 많이 있어서 즐거움에는 부족한 점이 없습니다. -_-;;;;

밀라노 is also 시골동네...!
Seoul is 매력적인 대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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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3
유벤티나님 너무 오랜만이세효~
VR Le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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