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7일 08시 43분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한 팀이었던 유벤투스가 하이버리에서 열린 챔피언스 리그 8강 아스날과의 1차전에서 맥없이 2:0으로 패하고 말았다.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2시즌 연속 우승을 앞두고 있는 유벤투스가 왜 이렇게 무기력하게 무너진 것일까? 아스날과의 1차전은 유벤투스의 약점이 모두 드러난 경기라고 할 수 있다.

단조로운 공격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네드베드지만 그도 나이는 부인할 수 없어 03/04 시즌을 기점으로 다소 하락세를 걷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유벤투스는 04/05 시즌을 앞두고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깜짝 영입했고 이후 이브라히모비치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유벤투스의 공격은 이브라히모비치의 발에서 시작 되었다. 공격에 창의성이 떨어지는 유벤투스는 그동안 이브라히모비치의 '마법'같은 발재간과 공간 창출로 공격을 풀어나갔다.

문제는 이브라히모비치가 '2년차 징크스'를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록 올 시즌 도움을 많이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골수가 현저히 줄었고, 이에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특별 훈련을 받았음에도 이 점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브라히모비치가 공을 끄는 시간이 더 많아지면서 패스 타이밍까지 놓치며 공격의 흐름을 끊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번 아스날전에서도 이브라히모비치가 공격을 풀어가지 못하면서 자연스레 다비드 트레제게는 공 잡는 횟수조차 얼마 되지 않았다.

경기가 안 풀린다 싶으면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를 이브라히모비치 대신 교체투입하고, 양쪽 측면 미드필더로는 네드베드와 마우로 카모라네시가 선발로 내세우면서 후반 아드리안 무투를 이들 중 한 선수와 교체해 경기에 변화를 주는 것이 유벤투스의 승리 방정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델 피에로, 네드베드가 부상과 경고 누적으로 출장할 수 없어 유벤투스의 공격 옵션은 한정되어 있었다.

카펠로의 선수 기용 패착

이번 경기에서 변함없이 무투는 네드베드를 대신해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무투는 올 시즌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되고 있지만 원래 포워드 성향의 선수이기에 카펠로 감독은 무투의 수비력이 걱정되었는지 잠브로타를 왼쪽 풀백으로 기용, 무투를 보좌해주는 역할을 맡겼다.

비록 제비나가 올 시즌 잦은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공격 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수비에 치중하는 스타일의 선수이기에 카펠로는 제비나를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실패였음이 입증되었다. 제비나는 티에리 앙리, 호세 레예스에게 농락을 당했고 종료 직전에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하고 말았다. 제비나가 만족스러운 수비 능력도 보여주지 못했을 뿐더러 공격가담이 적은 선수이다보니 카모라네시가 홀로 우측 측면 공격을 맡아야했고 따라서 이렇다할 공격이 이뤄지질 못했다.

아마도 카펠로 감독이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의 수비 능력을 믿었다면 굳이 좌우 풀백으로 잠브로타, 제비나를 기용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결국 카펠로는 2-0이 된뒤 공격 방향의 다양화를 위해 키엘리니를 후반 교체투입했지만 이미 경기의 추는 아스날로 기울었을 때였다.

에메르손-비에이라 라인의 한계

에메르손의 파트너 부재에 시달리던 유벤투스는 아스날로부터 파트릭 비에이라를 영입해서 에메르손-비에이라라는 막강한 중원 라인을 구축했다. 두 선수는 모두 공수 양면에 걸쳐 뛰어나며 다소 서로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이지만 에메르손은 좀더 수비에, 그리고 비에이라는 좀더 공격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였고 경기 도중 이들의 역할은 수시로 바꿨다.

이들의 중원 장악을 바탕으로 이브라히모비치, 그리고 양쪽 측면의 미드필더들이 공격을 풀어나가며 이들이 만들어 준 공간을 에메르손, 비에이라가 종종 침투해들어가 상대방 수비수들을 위협하는 것이 유벤투스 공격의 형식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에메르손-비에이라 중원 라인이 할 수 있는 공격의 전부이다. 더욱이 최근 비에이라는 다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

두 선수 모두 전형적인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플레이메이커가 아닐 뿐더러 뛰어난 중거리슛 성공률이 낮은 편이기에 상대방 수비수들을 끌어모으는데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런 방식은 리그에서 통할지는 몰라도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문제가 따른다. 최근 유벤투스가 어느 정도의 공격력과 위력적인 중거리슛, 그리고 측면에서도 좋은 움직임을 지닌 스티븐 제라드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루머가 나돌고 있는 것도 이점과 무관하지 않다.

수비 라인의 불안

제 아무리 이탈리아 골키퍼의 대를 잇는 지안루이지 부폰이라 해도 수비가 불안하면 골을 먹을 수밖에 없는 노릇. 과거 파르마 시절부터 유명했던 파비오 칸나바로, 릴리앙 튀랑 콤비가 지금은 유벤투스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어느덧 이들도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는 노장 선수들에 접어들었다. 특히, 튀랑은 지난 시즌부터 종종 불안한 공 처리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올 시즌 리그에서 유벤투스의 실점이 매우 적지만 이것은 상대적으로 세리에 A에서 빠른 역습에 능한 팀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비에이라가 말했듯이 세리에 A에서 아스날과 가장 비슷한 유형의 팀, 밀란을 상대로 유벤투스는 다소 무기력하게 3:1로 패했고 그것이 올 시즌 유벤투스가 리그에서 거둔 유일한 1패였다. 유벤투스는 빠른 공격을 펼치는 브레멘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고, 이번 아스날전에서도 튀랑이 앙리의 스피드에 밀리면서 자연스레 칸나바로도 흔들렸다.

물론 로베르토 코바치를 영입함으로써 지난 시즌 약점으로 지적되던 중앙 수비의 백업 부재를 보강하긴 했지만 여전히 중앙 수비의 보강은 필요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오른쪽 풀백의 보강도 필요하다. 카펠로가 잠브로타를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하지 않을 경우 중앙 미드필더 출신의 마누엘레 블라시, 그리고 왼발 잡이인 페데리코 발자레티를 오른쪽 풀백에 투입할 정도로 확실한 오른쪽 풀백이 없는 상황이다.


- 사커라인 구자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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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피_알렉스 Lv.7 / 781p
댓글 3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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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7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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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알레
2006-04-07
둥둥둥~
제가 쩝~때 올렸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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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8
진짜요 -_-?;;;;

몰랏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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