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19일 21시 39분
        이탈리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옛날에 겪었던 그 똑같은 일을 겪었다

                                  - 2002년 6월 20일

                                    sport-express.ru/art.shtml?52163

질문: 쉐브첸꼬, 지난 화요일에 흥분된 이탈리아 선수들이 대전 구장을 떠나면서 느꼈을 감정을 잘 이해하고 있겠지요?

쉐브첸꼬: 지난 1997년에 끼예프에서 크로아티아와 벌인 두 번째 중요한 경기가 끝난 다음 우리 우크라이나 대표 선수들이 느낀 그런 감정이겠지요. 우리 팀은 벌써 1:0으로 앞서고 있었고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한 골을 더 넣었지요. 오프사이드에 조금도 걸리지 않았는데 골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계속된 경기가 보여준 것처럼, 주심은 우리가 프랑스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죽여 버렸지요. 이와 비슷한 일을 러시아 대표팀도 소피아에서 겪었는데, 그 경기는 월드컵으로 가는 조별 예선을 결정하는 것이었구요. 차이가 있다면 러시아는 1위 자리를 차지하면서 파리로 가는 티켓을 거머쥘 수도 있었지요. 하지만 단 한 사람, 만일 내가 틀리지 않는다면, 체코에서 온 사람이 그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가능성을 빼앗아 갔지요.

질문: 오, 이것은 끔찍한 불공정 행위입니다. 물론 온 러시아가 분노했지요. 지금 수백만 이탈리아 사람들 사이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

쉐브첸꼬: 그들은 실망했고 분개하고 있습니다. 자기 나라 대표팀이 떨어졌습니다. 이런 결과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Corriere dello Sera 신문은 오늘 이렇게 썼습니다. 하지만 이 기사를 읽지 않았더라도 성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전체 이탈리아 사람들이 얼마나 슬퍼하고 한숨 쉬고 있을지 나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인들은 자기들 대표팀의 그런 패배를 가슴으로 깊이 받아들여서 모두가 어제 있었던 축구의 비극(tragedy of the football)을 아파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대통령 카를로 참피가 “우리 이탈리아 사람들한테서 공정한 승리를 훔쳤다”고 얘기한 것은 헛소리(недаром가 아니지요. 예 하나만 들지요. 토티는 단지 뛰어난 선수일 뿐만 아니라 현명한(разумный) 사람입니다. 그는 투쟁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경기가 어떻게 흐르고 있는가를 잊지 않는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주심을 선동하여(provocate)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것은 멍청하고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다만 한국 수비수의 밀착 마크에 걸려 페널티 지역에서 넘어졌을 뿐이지요.

질문: 지난 한국-이탈리아 경기로 다시 돌아간다면, 이런 것을 묻고 싶군요. 트라파토니가 경기 하루 전에 인자기 대신에 델 피에로가 처음부터 뛰게 될 거라고 발표한 것은 쓸데없는 짓이 아니었는지요? 그렇게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자기가 가진 카드를 보여줬어야 할까요?

쉐브첸꼬: 내 밀란팀 동료 인자기가 한국과 벌인 경기에 나오지 않은 것은 저한테도 유감입니다. 한국 팀이 도박으로 나왔을 때, 인자기나 다른 공격수는 실제로 이탈리아 팀의 역습을 더 날카롭게 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그때 홈팀 선수들 중에서는 단지 한 명의 프로페셔널, 만일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수비수와 공격수 다섯 명만이 뛰고 있었지요. 이탈리아팀이 조금 더 공격성을 띠고 상대팀 골문으로 향했다면, 익숙하지 않은 자리에서 뛰던 한국 선수들은 그냥 정신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경기 전에 경험 많은 히딩크가 아마도 몇 가지 전술 대안을 마련했던 모양입니다. 인자기가 비에리와 함께 뛰었거나 이탈리아 최고의 폭격기 바로 뒤에서 델 피에로가 움직였다면 말입니다. 히딩크와 같은 전문가를 덮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았을 테지요(러시아어 원문에는 오타가 있는 듯합니다. “가능하지 않다”고 씌어져 있군요).

질문: 아마 당신이 맞겠지요. 심지어 히딩크는 레알 마드리드에서부터 잘 알고 있는 속도가 조금 느린 수비수 파누치를 고려하여 설기현 선수가 뛰는 왼쪽 윙 공격에 많은 액센트를 준 것 같더군요. 말이 나온 김에 말인데요, 결승골을 넣은 안정환 선수는 지난 시즌에 임대 선수로 페루자에서 뛰었지요.

쉐브첸꼬: 재미있는 질문인데, 그가 세리에 A에서 몇 경기나 뛰었지요?

질문: 15. 한 골 넣었지요.

쉐브첸꼬: 자, 비교해 보십시오. 지난 시즌에 이탈리아 대표 선수들은 어떤 수준에서 몇 경기를 뛰었는가. 그러면 많은 것이 분명해질 것입니다.

질문: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에 당신은 여러 차례 얘기했지요. 이탈리아에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서 트라파토니에게는 선택의 폭이 대단히 넓다.

쉐브첸꼬: 또 하나, 부상이나 경고와 같은 것을 고려했을 때 선수들 손실을 될 수 있는 대로 줄이면서 조별 예선을 통과하는 팀에게 행운이 갈 거라고 말한 것도 기억한다면 말입니다. 이탈리아 팀한테는 이런 행운도 저런 행운도 따라주지 않았지요. 당연하게도, 부상을 당한 네스타와 경고 두 장으로 한국팀과 가진 경기에 출장하지 못한 카나바로가 빠진 공백은 이탈리아 수비의 안정성에 많은 영향을 주었지요.

질문: 당신의 휴가가 끝나고 밀란 선수들이 다시 모이면, 골키퍼 아비야티, 수비수 말디니, 미들필더 가투소, 공격수 인자기 들과 함께 대전 경기장에서 일어난 일을 두고 얘기할 기회가 있겠지요.

쉐브첸꼬: 그들은 아마도 전체 이탈리아의 검은 화요일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나 자신이 이 주제를 가지고 얘기를 시작하는 것은 새로 생긴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сыпать соль на свежие раны)과 같습니다. 나한테는 그런 재주가 없습니다.
Profile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Lv.61 / 188,930p

걱정말라구

 

댓글 2 건
프로필 이미지
춤추는알레
2005-12-19
유베팬으로써 이 인터뷰 전체를 가지고 왈가왈부 하기엔 조금 난감한 부분이 없지않아 있네요. 쉐바는 어쨋든 제3자의 입장에서 인터뷰를 한 것이고..
프로필 이미지
2005-12-20
3자 입장에서만 얘기를 했을뿐인데.. 한국 사람들이 너무 민감
게 반응하는 것 아닌가..하네요...
15경기에 1골 이것은 이글을 쓴 작가가 한 말인데..
혹시 여기서 오해를 하지 않았을까요??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2023/24 시즌 일정(36R까지+코파결승) [2] title: 2006 이탈리아 골키퍼휘바투메이플 23.08.03 11347
공지 유베당사 디스코드 서버에 초대합니다 [16] 운영진 22.11.27 6566
화제글 유벤투스 - 고품질 미드필더 [9]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12 565
화제글 허허 [6] 명예이탈리.. 24.05.13 404
화제글 질문이요 [3] 호박곰 24.05.12 378
화제글 이기는걸 까먹었나?? [3] title: 19-20 홈 디발라볼돌리다백.. 24.05.13 291
화제글 칼라피오리, 세랴 최고의 퍼포먼스 지수 [2]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24.05.12 497
171292 일반 스탭진 모십니다용. +수정 8월5일 [13]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3 8409
171291 일반 유베 관련 사진 올려주세요~ [22]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4 11684
171290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 Alessandro Del Piero [106] 춤추는알레 05.08.06 10904
171289 일반 이건 대체 뭐시긴... [7]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7 8376
171288 일반 칸나바로 인터뷰 [1]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7 6642
171287 일반 TIM컵 밀란 : 유베 [1]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7 7862
171286 사진 [사진] 유베 캠프에 도착한 비에이라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7 3744
171285 일반 [팀소개]유벤투스의 모든것!!!!!!!!!!! [8] 춤추는알레 05.08.07 8385
171284 ☆☆ 마우로 카모라네시 Mauro Camoranesi [47] 그리피스 05.08.07 10731
171283 일반 [영상] 프리시즌 벤피카전 2골 [8] 그리피스 05.08.07 4520
171282 일반 [잡담] 감동! 라이TV로 본 경기! [8] 유벤티나 05.08.07 8071
171281 ☆☆☆ 다비드 트레제게 David Trezeguet [42] 춤추는알레 05.08.08 10384
171280 일반 근데 로마전은 [1]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9 6410
171279 일반 작년에 단체사진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9 4421
171278 일반 [동영상] 04/05 유베 vs 레지나 델피에로 하이... [3] title: 19-20 팔라스 콜라보아드레날린 05.08.09 3318
171277 일반 델피에로 스페셜 [3] 그리피스 05.08.09 8403
171276 일반 카펠로, 로마전 투톱은 알렉스 & 즐라탄이다. [6] No.10 DelP.. 05.08.09 7580
171275 일반 로마의 선수영입 처분 철회.. 그래서 [3] Pavel_Fore.. 05.08.09 7484
171274 일반 [Official] "프랑스의 부름을 거절할 수 없다" [5] 유벤티나 05.08.10 8205
171273 [후라유베] 공식매거진 "HURRA' JUVE" 소개 [3] 유벤티나 05.08.10 2872
출석체크
아이콘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