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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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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유벤투스는 수비수들의 힘으로 지금까지 버텨 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그들의 능력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리그 최저실점을 자랑하는 방어력과 안정적인 빌드업 능력으로, 시원한 공격은 펼치지 못할지언정 '지는 경기'는 하지 않으며 승리를 쌓아가고 있었죠.
하지만 계속 순항할 것 처럼 보였던 그들은 제노아라는 암초에 부딪혀 좌초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경기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세 골을 헌납했고, 자랑하던 빌드업 능력도 전방압박에 무용지물이 된 경기였죠. 이 경기로 대다수의 유벤티노들은 제대로 뿔 났습니다.
물론 제노아전 대패의 원인을 오로지 수비진의 잘못으로 전가하거나, 그들의 실력저하로 치부할 순 없을 것 입니다. 먼저, 그들은 급조된 트리오였으며, 수비진들은 시즌 내내 미드필더들의 수비가담 부족으로 상대방의 공격을 고스란히 받아내는데 이골이 난 상태였으니까요.
그리고 팬들이 뿔 난 이유 또한 단지 '수비진이 대량 실점해서' 라거나 '제노아에게 대패해서' 가 아닌, '그동안의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못해서' 입니다. 이번 경기는 단지 불 붙은 심지에 기름을 부은 사건이었을 뿐 이구요.
그렇다면 이번 시즌 경기력이 좋지 못한 원인은 무엇에 있을까요. 저는 크게 세 가지로 간추려
- 주력 선수들의 부상이탈
- 미드필더들의 볼 전개 능력 부족
- 전술 변화를 꾀해야 함에도 과감하지 않은 감독의 성향 및 빈약한 스쿼드
라 보고 있습니다. 각 항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주력 선수들의 부상이탈로 베스트 일레븐을 꾸리고 있지 못합니다. 후방과 측면, 그리고 전방을 오가며 공격전개의 중추 역할을 했던 디발라와 '파이터' 키엘리니는 공-수에서 가장 없어서는 안될 자원들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들이 없자 공격전개는 더욱 단순해졌고, 세트피스 실점율이 굉장히 늘었죠. 중원의 설계자 역할을 맡는 마르키시오의 부재는, 그와 함께 맞물려 움직여야 했던 피야니치와 케디라를 전방으로 고립시키게 만들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부상과는 인연이 없을 것만 같았던 보누치와 바르잘리마저 필드를 떠나니, 백쓰리에 의존하던 유벤투스는 더욱 어려워지게 되었습니다.
둘째, 미드필더들이 볼을 전개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보입니다. 미드필더들의 볼 전개 능력이란, 말 그대로 볼을 가진 상태에서 공격의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최초 압박에서 벗어나는 볼 컨트롤 능력, 드리블을 통해 더 나은 선택지를 만들어내는 능력 등으로, 이에있어 핀 포인트 로빙패스에 능하지만 짧게 썰어들어가거나 압박에 벗어나는데 어려움을 표출하는 피야니치, 드리블 돌파에 자신이 없는 케디라는 '경기를 풀어나가는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수비수들의 롱패스 숫자가 늘고, 단조로운 측면 공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거죠.
셋째, 선수단의 변화, 부상 이탈에 따른 전술 변화의 시기에도 과감성이 부족한 감독과 이를 뒷받침해줄 수 없는 빈약한 스쿼드입니다. 알레그리 감독님은 '레지스타' 마르키시오의 장기 이탈과 '에이스' 노릇을 해줘야 할 선수-포그바와 피야니치-의 스타일 차이를 인지하고 팀을 변화시켰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백쓰리의 안정감에 취해 어떤 전술적 변화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죠. 이는 다소 단조로운 선수단의 조합도 한 몫 하고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반댓발 윙어'는 피야차 한 명 뿐이고, 백포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트레콰르티스타 유형의 선수는 현재로선 찾아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 세가지 문제점은 결국 유벤투스의 심볼과도 같은 '3-5-2' 포메이션에서부터 기인합니다. '2'에 위치한 디발라는 공격과 미드필더간의 앵커, '5'의 중앙에 위치한 마르키시오는 미드필더와 수비진간의 앵커 역할을 하는 핵심자원들인데, 이들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이들을 '대체할 자원이 없음에도' 알레그리 감독님은 3-5-2 포메이션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후방의 '3'의 힘을 믿고 말이죠. 줄지은 부상으로 이제는 백쓰리의 힘에도 의존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구요.
덧붙여, '5'에 위치한 미드필더들의 스타일도 몇 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쉴세없이 뛰며 박스와 박스를 오가던 선수들에서 신체적 접촉보다는 지능적인 플레이를 추구하는 선수들로 말이죠. 과연 그들을 가지고 3-5-2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까요? 콘테의 3-5-2와 알레그리의 3-5-2 전형에서의 전술 변화는 얼만큼 있었죠?
철도가 분기기를 중심으로 두갈래 길로 나뉘는 것 처럼, 열심히 달리던 유벤투스호 앞에는 갈림길이 놓여있습니다. 3-5-2 전형을 유지할 수 있었던 뼈대인 수비진이 노쇄화하고,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던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들이 이탈한 가운데, 쭉 뻗은 선로를 택한다면 그들을 대체할 몇몇의 선수의 수급이 필요할 것이며, 다른 방향의 선로를 택할 시 값비싼 윙어나 창조적인 미드필더를 물색해야 하겠죠. 더 이상 백쓰리를 고수하지 않을 확률도 크겠죠.
물론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본다면, 마르키시오가-더 이상 이탈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중심을 잡아주고, 복귀한 디발라가 공격을 이끌며 수비진의 복귀까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죠. 여전히 메짤라들의 중원 장악능력, 고령화된 수비진의 잦은 부상이탈 등의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만, 스쿠데토를 차지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원망은 스쿠데토 뿐이 아니죠. 부폰의 두 손에 마땅히 들려있어야 할 그것, 그것을 위해 이 두 갈래 길의 선택은 너무나도 중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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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그리도 여기서 더 높은 곳으로 가려면
자기 스타일을 부술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선수를 자기가 짜놓은 전술대로 이끌어 갈 것이 아니라
선수가 가장 잘 뛸 수 있는 위치에 가져다 놓는게 중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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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봤습니다. 최근에 집회 참여다 뭐다 대자보 붙이고 돌아댕기느라 유베 경기를 자주 챙겨볼 여건이 안되서 울투라님 정리글은 항상 도움이 되네요.
개인적으로 시즌 전부터 올해 유베가 대권을 노리려면 무조건 피야차가 터져주고 디발라가 메시처럼 우측 프리롤로 자리잡으면서
433 체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해야 한다고 봤는데, 풀백들을 3백의 스토퍼로 기용하는 식으로 점점 3백→4백으로의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하던 상황에서
디발라, 피야차가 동시에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면서 3백이 붕괴된 상황에서 433을 테스트조차 해볼 수 없게된 것이 참 아쉽습니다.
포그바 이적으로 인한 궁극적인 중원의 기동성, 전진성 저하, 경직된 선수구성 등을 감안하더라도 B+BBC가 건재한 동안은 안정된 수비진과
전 시즌 2, 3위팀 에이스들까지 데려오면서 리그내 어떤 팀을 만나도 스쿼드 힘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전체적인 스쿼드의 질과 뎁스를 바탕으로 리그는 굳이 변화를 시도하지 않더라도 무난히 6연패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꼬여도 이렇게 꼬일수가 있나 싶네요. BBC의 두 축이 한꺼번에 붕괴해버리고 남은 하나도 간당간당하니...
확실히 나이가 있는 선수들에겐 시즌 전 유로, 코파로 인한 피로누적이 치명적이였네요. 보누치는 부상 전에도 경기 중에 몸상태 이상 호소한게 한두번이 아니였고
갑빠옹도 유로 치르고 와서 A매치 브레이크 때도 못쉬고 계속 3일 연짱으로 뛰는데도 정정하셔서 기이할 노릇이였는데 결국 퍼지셨으니...
근본적인 클래스의 하락은 아니라고 보기에 바르잘리나 키엘리니, 알베스나 시즌 끝나고 푹 쉬면서 몸관리 잘하면
앞으로도 2~3시즌은 더 뛸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확실히 관리는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려면 4백으로의 변화는 필연적이겠죠.
그래서 루가니가 5번째 수비수가 아닌 내년이면 적어도 3~4위라고 보고 있고, 그래서 아마 보누치, 루가니를 제외하고, 노련미가 있는 즉전 대체자 수비수를 물색하는게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전력에 따른 변화도 다른관점에서 보면, 익숙해야할 포지션에서도 불안하지만, 여기서 변화를 준다는건 더 익숙하지 자리에서 지금도 불안한 선수들이 멘붕이 오지 않을까해요. 보는 저희도 아는 불안함이 본인들이 전혀 모르는건 아닐터이고, 능력이 떨어지는건 본인이 그러고 싶어하는건 아닐테니까요. 그래서 아마 그나마 익숙함에 더 기대고 있는게 아닐까합니다. 예전부터 352전술에 대해 상대팀이 몰라서 계속당했던것이 아니었던것처럼 완전 새로운 팬을 짜는게 아닌 이상 가장 덜 손해보는 뱅법을 택하고 있는듯해요. 나름 유지는 잘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일단 부상자 얼른 복귀후에, 본판을 다 손댈순 없어도, 수비 1과 공격수 1 미들 1정도는 필요하고, 있어도 최소2시즌 보여준게 없는 선수는 보내야할듯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선수 좋아하지만, 보내드려야 할듯합니다)
출알못이었어요ㅡ
말씀대로 이제 팀의 체질이 변화한만큼 전술의 변화도 필요한 것 아닌가 보여지네요. 겨울이적시장이 되면 어느정도 입맛에 맞는 자원을 구해올 수 있겠지만 이번 12월달동안까지는 잇몸으로 버텨야하니 가용인원내에서 쓸 수 있는 최상의 포메이션과 경기력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확실히 활동량이 되고 수비적으로 보탬이 되는 선수가 있어야 피아니치도 사는군요!